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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우울증 / 심리상담

지오다노 · o*******

친한 분 아드님이 원래도 멘탈이 약했어.
고등학생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거든.
엄마 아빠도 사이가 좋으시고, 외동이지만 강압적인 부모가 아니야. 칭찬도 잘 하시는 편이고!
(오히려 공부 안해도 세상엔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시는.. 그래서 기타/자전거 등 취미생활 지원도 잘 해주시는 편.)

근데 아이는 조금 외부의 인정이나 제3자의 시선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래. (이전 심리상담에서도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했대.)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 같은데 소극적인 성향이라 쉽진 않았던 것 같아. 본인은 본인 교우 관계가 마음에 안든다는 얘길 했었대. 사춘기 아이들이 뭐 다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학교에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 친구가 삶을 중단하는 행위까지 고려를 했던 것 같더라구..

생각보다 상황이 안좋은 것 같은데, 주변에 알리긴 좀 어려워서 혹시 10대 시절에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심리인지, 어떤 게 도움이 되는지 의견줄 수 있을까?

이 친구는 당연히 정신과에서 도움을 받아볼 것이지만, 가까운 주변사람으로서 이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 게 얘에게 도움이 될까. 내가 가진 행복을 뚝 떼서 나눠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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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대한의사협회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댓글 8

쿠팡풀필먼트서비스 · 운*****

상담받고 나서 결과에따라 전문가가 말하는데로 하는게 좋을것같아요.
상태가 동일하다고 해야하는일까지 동일한건 아니니까
난 이래서 괜찮아 졌어 듣고 한 행동이 이 친구한테는 악영향일 수 도 있습니다.

지오다노 · o******* 작성자

의견 너무 감사합니다. 당연히 전문가가 알려주시는대로 진행하겠지만, 저는 또 직계 가족 까지는 아니라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뭔가 지금 그 친구의 심리상태가 너무 걱정되고 마음이 아파서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자 이런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청소년기에 어떤 생각들이 이런 플로우로 넘어가는건지 ㅠㅠ 아이들이 다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네요..

새회사 · g***

워낙 케바케 사바사라 다른 사람 경험담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진심으로 아이를 걱정 하시는 것 같아, 청소년기 저의 이야기를 적어볼게요
제가 말을 줄여서 적는 재주가 없어 글이 좀 깁니다
스압이 된 점 미리 사과 드립니다

저는 소시적 돌 지나고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자랐습니다.
그래서 10살에 귀국하기 까지 한국어를 거의 못했고, 사실 한국인이란 자각도 크게 없었죠
일본 현지 친구들은 대체로 착했는데, 어쩌다 한두명은 제가 외국인이라고 시비를 걸긴 했네요, 열받지만 딱히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0살이 되고, 한국 귀국이 결정되어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시기는 안좋았네요, 당시 일본 내각은 고이즈미 총리 시기였고, 한참 극우 행보를 보인 탓에 반일감정도 있었을 때니까요
근데 담임선생님은 매일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항일운동 역사와 일제의 악행을 날을 세워 아이들에게 가르치셨어요
솔직히 다른 반에서도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을 만큼 정말로 자주 얘기를 하셨었네요
공교롭게도 저는 한국어를 아직 거의 못하던 시기였고, 학우들은 그런 저를 일본놈이라고 부르면서 수 년간 지독하게 괴롭혔습니다
선생님들도 저를 안좋아 하시긴 마찬가지였네요
저랑은 말이 안통한다고 부모님 불러오라고, 애들 보는 앞에서 저한테 직접 집에 전화해서 부모님 오시게 하라고 시키고 그랬으니..

일본에서는 어쩌다 한두명이 가끔 시비를 건 정도는데
정작 우리나라로 돌아오니 어쩌다 한두명 빼고 모두가 저를 왜놈이라고 따돌렸던 그 시기를 겪으니
어디가 제 조국인지, 제가 한국인이 맞긴 한건지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참 제 나라와 사람들이 싫어졌고, 세상이 원망스럽더라구요
당연히 교우관계도 점점 안좋아졌구요
고등학생이 되고 먼 동네로 이사를 가면서,
저의 과거를 철저히 감추는 방법으로 귀국 이후의 트라우마를 지우려고 했고, 덕분에 고등학교 생활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로,
저의 과거를 긁어 부스럼이라 생각하고 철저히 숨겼네요
근데 군에 입대하기 전, 친구와 둘이 술먹으면서 과거를 털어 놓으니,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남들은 가지지 못한 대단한 경험과 능력을 가졌으면서, 왜 그런 병신들 때문에 너의 장점을 지우고 살아? 떳떳해져라!"

이 별거 아닌 사소한 말 한마디가 잠겨있던 제 마음을 풀어줬습니다
처음으로 누군가 이방인 취급을 받던 제 편이 되어준 느낌이...
새롭고 좋더라구요
그 이후로 자신감도 생기고,
일본 베이스라는 제 장점도 적극 활용하면서, 실무에서도 잘 써먹었어요, 이게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주었죠
지난 시절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이 사라졌냐고 묻는다면, 절대로 그러진 못합니다만.. 그래도 발목 잡혀 살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선 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겨내는 데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에 서사가 쓸데없이 상당히 길었습니다만..
제가 하고픈 말은,
결국 이겨내는 계기는 살면서 스스로 자연스레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당시 도움을 주려던 어른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그 당시 저에게는 인간관계에 대한 부모님의 조언 등
어른들의 모든 이야기가 하등 도움이 안됐습니다.
반일감정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만든 결과니까요
어른의 눈과 상식은, 정석일진 몰라도 정답일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계기에 친구의 별거 아닌 말 한마디에서 답을 찾은 것처럼, 지인 꼬꼬마 친구분도 분명 스스로 깨닫게 되는 계기가 있을 거에요.

도움이 딱히 되지는 않을 것 같은 이야기지만
이렇게 이겨내고 살아온 사람도 있더라..
정도의 지나가는 사연으로 참고 하십사 하고
글 남기고 갑니다

스압이라 죄송합니다

지오다노 · o******* 작성자

아니에요! 작은 화면으로 이렇게까지 정성스레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의도치는 않더라도 어른들이 만들어둔 환경에 아이들이 고생이구나 싶기도 하구요.. 저도 사실 제 경험을 돌이켜보았을 때, 결국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와 삶에 대한 가치관은 누군가의 말 보다는 스스로 겪은 경험에 의해 생겼던 것 같은데, 당장 이 친구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 급해지더라구요.

제가 갑자기 나서서 어떤 얘기를 해준다거나, 행동을 한다고 상황이 나아지기 보다는 오히려 반감이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다만 적어도 그 친구의 생각을 이해하는게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서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어요. 저도 이 친구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라면서 옆에서 잘 기다려줘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무원 · 블***

외동에 칭찬잘했다=혼 별로 안 나고 주목만 받고 자람 근데 자기가 주목 못 받거나 비난을 받을 경우 견딜 수 있는 역치값 낮음 본인 성격이 인싸할 깜냥은 안됨 근데 욕심은 있음 니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없다고 봄 환자는 약 먹어야 되고 세상에 니가 항상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걸 받아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봄

지오다노 · o******* 작성자

맞아요. 이게 참 예상치 못했던 복병이더라구요. 무한한 사랑을 주면 되면 바른 길로 가는 건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ㅠㅠ 형제가 있으면 그 안에서 또 사회화가 되고, 자기가 살 길을 살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저는 받아들였던 것 같은데 그게 너무 힘든가봐요. 그 전에 상담 선생님도 오히려 부모님의 칭찬이 약간의 부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하시고.. 아이 하나 키우기가 정말 큰 일이네요.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면 얼마든 할것이고 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이 아이가 더이상 나쁜 옵션은 고려하지 않도록 주변 어른들이 많이 지켜봐줘야겠지요! 의견 감사합니다.

새회사 · l********

경계성인격장애 진단받았을때 내가 그랬던거같은데, 사실 난의사가아니니까 크게 말은못하겠지만 관계가끊어질때 세상이무너지는거같고 찢어지게 힘든거면 상담한번받아봐, 주변에서 그게 큰일이 아니라는걸 인식시키는게 중요해 10대는 특히 교우관계가 자기 세상이기도하거든. 도움될지 모르겠는데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도 읽어봐 아드님 심리파악이나 치료에 실마리가 되지않을까 싶네 난 지금 중요한시기라고 생각해 성인되어서도 난 반평생 남신경쓰면서 날망가뜨린게 너무 후회되거든. 잘나아지길 바랄게!

지오다노 · o******* 작성자

뭔가 말씀 해주신 내용과 비슷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 10대를 뒤돌아봐도, 그 작은 사회속에서 교우관계가 전부이긴 했지요. 미움받을 용기 책 추천도 고맙습니다. ㅠㅠ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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