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는 비트코인을 만들 때 결제가 가능한 전자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을 꿈꿨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한 블록에 많은 트랜잭션을 담아 확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블록 사이즈를 늘려가는 것을 지향했다.

이러한 "빅블록" 이슈 때문에 비트코인 내부에서는 빅블록을 지향하는 비트코인캐시 진영과 그보다는 채굴자의 탈중앙성을 중시하는 비트코인 진영간의 분쟁이 지속되었고 하드포크로 말미암아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로 나뉘게 된다.

사토시가 원하던 모습에 가까운 건 사실 비트코인캐시이고 실제로 그 당시에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캐시가 비트코인을 대체할 것이라 예측했다. 지금 사람들은 비웃겠지만, 당시에는 비트코인캐시가 비트코인 시총의 40%를 따라잡았었다.

비탈릭 부테린도 당시에는 비트코인 캐시를 지지했으나 최근에는 철회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극도의 친개발자파인 비탈릭이 비트코인캐시의 코어 개발자들이 채굴자와 갈등 끝에 이캐시로 포크해서 나간 것을 보고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비탈릭이 지지했을 만큼 비캐가 망한 잡코는 아니라는 말.

아무튼 빅블록의 논쟁에서 중요한 것은 사토시가 그걸 원했고 이를 구현해나가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캐시라는 점이다(물론 비트코인SV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시장은 비트코인을 선택했다.

문제는 4년마다 반감기가 오면서 비트코인의 보상이 줄어들 게 되는데, 여기에서 다시 빅블록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채굴장비가 극도로 효율화되거나 라이트닝네트워크 등과 같은 것이 극도로 발전하지 않는 이상 현재 채굴자 네트워크를 유지라도 하기 위해서는 알다시피 비트코인의 가격은 반감기마다 올라줘야 된다

근데 이미 몸집이 너무 커져버렸고, 4년에 2배씩 가격 상승을 바라보는 게 그렇게 당연한 일은 아니게 됐다. 그럼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때 비트코인은 어떻게 해야할까?

블록 사이즈를 키우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이 사토시의 비전을 부정하면서까지 빅블록 진영을 비트코인캐시로 내쫓은 정당성이 매우 훼손되게 된다.

비트코인은 사실 그렇게 채굴자의 탈중앙성이 높지도 않다. 시즌 1때에 비하여 노드가 50% 정도 더 많아졌을 뿐이고, 여전히 소수의 중국계 채굴풀들이 과점하고 있는 형태이다.

비트코인이 반드시 근본이고 반드시 상승한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비트코인캐시가 지금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