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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군인들이 헤어지는 방법

서울9호선운영 · l*********
작성일2018.10.23. 조회수2,831 댓글10

#이야기

보통의 남자들은 20대 초반에 군대에 간다.
군대에서의 2년은 보통 핮창 피가 끓어오르고 혈기왕성한 시기와 맞물린다.
그렇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현역군인들의 고민중 하나는 바로 연애였다.

사회에 두고 온 애인이 보고싶다거나, 걱정이되고 또 애인생각에 힘든 군생활을 버텨내는 힘이 될수도있고 반대로 아니면 더 힘든 군생활을 겪게 될수있다.

물론 나는 입대전 애인따윈없었기에 그런 쓸데없는 감정소모없이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입대할 수 있었다.
그랬다...
그랬었지......
도대체 왜 그랬을까......대체....

아무튼 나는 군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 대다수가 입대전 사귀던 여자친구가있었다

사실 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일이란 쉬운일이 아니다.
한창 놀고싶고 꽃다운 나이인 20대 초반에게 2년이란 시간은 남자나 여자나 짧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제대할때까지 기다리고 결혼까지한 사람도 봤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에불과했다.

이별은 상병이되기도전에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군대는 온갖사람이 다 모이고 그래서 헤어짐에 대처하는 자세도 각자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울고불고 난리가나기도 하거나 며칠동안 끙끙 앓는 이도 있었다.
반면 아무일도 없다는듯 훌훌털어내는 이도있었다.

나는 위병 조장을 오래했었다.
항상 주말이면 면회를오는자들로 위병소는 북적였다.
가족, 친구가 오지만 대부분 남친을 보러온 여자친구들이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보이지얺던것들이 보이는 눈을가지게되었다.
면회하는 모습을보면 저커플이 얼마나 갈지 보이기 시작한것이다.
보통 표정을 보면 알수있었다.
과연 저여자가 정말로 보고싶어온것인지 아니면 억지로 등떠밀려온것인지....

어떤 커플은 만나자마자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서 면회시간이 끝날때까지 떨어질 생각을 하지않고 면회가 끝나갈때가온다면 지구가 망하기라도 하는것처럼 안타까운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거나
어떤 커플은 과연 저들이 연인인건지 아니면 수감된 의뢰인을 만나러 온 변호사인지 헷갈리는 커플도있었다.
보통 흥미진진한쪽은 후자였다.

의외로 면회장에서 싸우는 커플이 많았는데 한번은 면회온지 한시간도 지나지않아 남자 싸대가를 날리고 씩씩거리며 위병소를 나가는 여자를 본적이있다.
그 날은 이상하게도 근무서는내내 기분이 너무나도 상쾌했다.

보통 가장헤어질때가 일이등병시기였다.
이별의 방법이 제각각이었는데 가장흔한건 편지나 전화
그것역시 표정을 보면 알수있었다.
보통 일이병은 항상 얼굴이 어리버리, 초초, 긴장, 힘듬이 만연해있다.
군생활에 적응도 안되고 훈련은 힘들고 고참은 무섭고하니 표정에 뭔가 알수없는 쭈구리의 행기거 느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 일이병의 생기가도는 시간은 일과 후 전화기로달려가거나 편지를쓰고 있을때였다.

항상 전화를 하고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내무실로 들어오다 얼굴에 그늘이 가득진채 생기없이 들어오면 아...까였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편지또한 마찬가지였다.
가끔 상황실에서 편지를주면 내무실이 떠나갈 정도로 관등성명을 외치며 훈련이나 근무때는 보지못한 신속 정확 빠른 동작으로 편지를받고, 받은편지를 읽고 또읽으며 웃던 이병이 갑자기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거나 깊은 한숨을내쉬고 편지대신 차압딱지라도 들은거마냥 안절부절 못하면 아...차였구너 라고 직감할 수 있었다.

그 외 휴가나가서 차이거나 면회에서 차이는경우도 종종 있었다.

해탈한 상병장은 별로 신경안썻지만 일이병들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안그래도 고달픈 일아병인데 거기에 충격까지 더해지면 심한경우 극단적 선택으로 갈 수 았기때문이다.
그냥 옆에서 다독이고 위로외엔 방법이없었더.
다행이 그런 후임은 없었지만 위험한 경우는 몇번있었다.
어느 한가한 주말 오후 내무실에 누워 TV를 보고있는데 인사계원이 편지를 들고 내무실로왔다
후임들의 표정이 밝아지며 편지를 읽는데 한 후임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편지를 다읽은 후임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XXX병장님 전화 한통화만 하고와도 되겠습니까??

그려 댕겨와

뭔가 찝찝함에 후임 하나를 같이 보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그 후임은 질질끌려오다시피 다른 이들의 손에 붙잡혀 내무실로 들어왔다.

뭐야??뭔일이야???!!

다른 후임의 말을 들어보니 휴게실에서 전화를 하던녀석이 갑자기 소리지르고 욕하면서 난리를 피웠다는것이다
이미 후임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었고 녀석은 정신나간것처럼 울면서 나가야해!나가야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 후임을 진정시키고있는디 갑자기 녀석이 붙잡고 잌ㅅ던 손을 뿌리치고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갔다.

야야!!!! 쫓아가!!!!!!!

우리는 후임을 쫓아가 아래로갔고 녀석은 휴게실 문을 걸아 잠근채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있었다.
우리는 휴게실 문 창문으로 녀석을 불렀다.

야! 이 미친xx야! 너 뭐하는거야!?

그 후임은 전화기만 붙잡고 나가야한다고 반복할뿐이었다.
어이가 없었고

야!그럼 인사과 가서 신청을하던가 거기서 전화텅 붙잦고 뭐하게
미친xx!
니가 네오야!!누가 전송해주냐?? 빨리 안튀어 나와??

결국 매트릭스로의 탈출을 시도한 네오이병은 스미스일병들에게 진압당했고 주말의 소동은 마무리가되었다.

가끔 이렇게 헤어지고나서 어떻게 해서든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는 이도 있었다.
성공확률은 극히 희박했지만 기적처럼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상병 정기휴가때 차인 후임이 있었는데 포기하지않고 끈덕지게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전화하고 편지했다
결국 그 후임은 헤어진 여자친구와 다시 만났는데 그때부터 부대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소문이 퍼지고 나를 찾는 이가 많아지기시작했는데
사실 후임의 부탁으로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신 써준적이있었고 다시 만나는 시기와 내가 써준 편지를 보낸시기가 맞물려 그 편지로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렸단 소문이 퍼졌다.
그때부터 x병장이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더라, 용하다더라, 집나간 며느리 x병자의 편지를 읽고 돌아왔다란 헛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매일같이 선임은 물론 후임들까지 나를찾아와 애인에게 보낼편지를 부탁했고 나중엔 로비를하는이도 생겨났다.
그럴때 마다 나는 때 아닌 프로파일러로 전향을 해야했다.

이름

김xx입니다

나이

열아홉입니다.

열아홉? 열아홉???!!!!이런 상노무쉬기

어디서만났는데??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하라는 회개는 안하고 연애나....뭐가 문제야

공부해야한다고 그만 만나자고해서....

오케이 가봐 다음

장사는 호황이었고 관물대는 각종 물건들로 가득이었다 하지만 한철장사일뿐 우연으로일어난일이기에 다른이들은 잘될리 없었다.
여기저기 불만자들이 속출했지만 나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잃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유독 나를 따르던 후임이었는데 평소에도 친하지만 거의 매일 찾아왔기에 귀찮게 만들던 후임이었다

x뱀 나 편지한장만 쫌 부탁드리지말입니다.

넌 손없냐 아니면 진짜 편지못쓰는 몸으로 만들어줄까??

아아 글지말고 이따 냉동살테니까~~

오키오키 알았어

심지어 그 후임은 옮겨적지도않고 그대로 보내던 후임..
그날밤 편지를 쓰다 문득 내가 왜 이짓을 하고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이제는 마땅하 쓸말도 생각나지않던차에 그 만해야겠다는 생각이들었고 나는 거침없이 적어 내려갔다.
다음날 후임을 찾아가 다시물었다

내용 봤지?

아 그거 계원에게 보내달라고 줬슴다

.........너....그거 안읽었어???

안읽어봤는데???

이런 미친.....

그 편지 내용은 나는 여기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뜨고 새로운 사람을 여기서 만났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 그러니 너도 새로운 남자 만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였다

나는 행정반으로 뛰어갔고 다행이 아직 편지는 보내지기 전이었다.
겨우 후임의 커밍아웃은 막았지만 모두의 신뢰는 잃게되었다.

댓글 10

캐논쎄미콘덕터엔지니어링코리아 · t*****

안읽었지만 열심히 내린 보람을 느끼기 위해 댓글을 남기고 간다.
2018.10.23. 존나길어

SK텔레콤 · 오******

부럽다 괜히 읽었어

NH투자증권 · s*****

잘썼다
물론 읽진 않앗다

한국토지주택공사 · l*********

이걸 모바일로 쓴걸 리스펙한다
(읽진않음)

새회사 · ¡*****

재밌닽ㅋㅌㅌㅋㅋ

전북은행 · 좋*******

선생님, 요즘은 필력이 떨어지셔서 재연재도 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특집 편성이지요?? 무튼 글은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댓글로 반응 올리겠습니다

스타트업 · I********

흠...다읽긴했어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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