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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사 경험담 (2)

변호사 · l*********
작성일2022.12.17. 조회수2,385 댓글11

이어서 쓰는 글

https://www.teamblind.com/kr/post/6efdo06M

우선 미리 밝혀 둘 점은, 여기 쓰는 글이 내 경험을 100% 옮길 수는 없다는 사실임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정사를 통해 만난 분의 프라이버시와 회사의 평판을 최대한 커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에 덧붙여 내 프라이버시도 지켜야 하기 때문임.

각설하고...

오늘은 결정사 이용 과정에서 듣고 느낀 점을 다소 두서없이 얘기해 볼까 함.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 일부 나오더라도, 글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부디 양해해 주기 바람.

1. 상담 매니저와 매칭 매니저의 분리라는 문제점

쉽게 말해서, 내가 결정사에서 상담을 진행한 직원과, 내게 여성분 프로필을 전달하고 만남을 주선하는 직원이 다르다.

상담은 직접 회사에 찾아가서 장시간에 걸쳐 매니저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후로는 별도로 매칭만을 담당하는 분과 메신저로 진행을 하는 방식이다.

이해는 가지만, 나로서는 상당히 불만이었다. 물론 상담 매니저가 나와의 상담 결과를 정리해서 매칭 매니저에게 전달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 상담한 사람의 나에 대한 이해도와 정리된 데이터를 읽어 본 사람의 나에 대한 이해도는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수사검사와 공판검사의 차이"라고 하면 우리 업계 사람들은 바로 알아먹을듯)

그래서 매칭매니저가 초기에 전달해 주는 여성분들의 프로필은 내가 상담 과정에서 부탁드렸던 분들과 꽤 차이가 났다. 별 수 없이 거절을 할 때마다 매칭매니저에게 어떤 점이 아쉬운지에 대해 다시 설명을 해야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직접 대면하고 설명하는 것에 비해 전달이 잘 안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중간에 매칭 매니저가 회사를 그만 두어서 교체된 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최악의 경험이었다. 공들여 축적시켜드렸던 "문자로는 전할 수 없는 나에 관한 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정사를 탈퇴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2. 결정사 사이의 네트워킹(?)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기는 한데, 듀O 같은 대규모 업체와는 달리 이른바 "노블사" 사이에는 프로필의 공유가 있는 것 같다.

추측의 근거는 다음 세 가지다.

a. 프로필의 형식이 갑자기 달라진다.
프로필 전달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이 줄 때는 한꺼번에 여러 개를 주다가, 안 줄때는 두어달 정도 뜸할 때도 있다. 아무튼 가입하고 처음에 전달 받은 프로필 상의 개인 신상의 항목은 대체로 내가 회사에 제공했던 항목과 일치했다. 그런데 한동안 프로필 전달이 뜸하다가 갑자기 프로필을 주기 시작했는데, 그 때 받은 프로필은 신상 정보의 항목이 달랐고, 무엇보다 양식이 달랐다. 그런 식으로 한동안 프로필 전달이 뜸하다가 다시 프로필 전달이 개시되면 다시 항목과 양식이 달라졌다. 이따금 다시 처음의 항목과 양식으로 된 프로필이 전달되기도 했는데, 이건 아마도 자사의 신규 회원의 프로필이었던 것 같다.

b. 드물게, 동일한 프로필을 중복으로 받을 때가 있었다.
쉽게 말해, 1년 전에 소개 받아서 한 번 만났던 분의 프로필을 다시 받은 적이 있었다. 이때도 양식이 좀 달랐다.

c. 인재 풀의 문제
앞서 글에서 살짝 비쳤듯이, 나는 정말이지 우연하게 결정사에 가입하게 된 것이었다. 여기 가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결정사라고 하면 듀O 밖에 몰랐을 정도로 이 쪽 세계에는 어두웠다. 이런 업체는 대체로 공공연히 광고를 하지 않고 알음알이로 소개 받아서 영업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인재 풀이 넉넉할 리가 없다. 그래서 프로필을 공유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3. 프로필 사진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로필 사진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서 업체에 제공하여야 할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사무실에 찾아 온 지인이 내가 일하는 모습을 폰카로 찍은 사진들 중에 하나를 골라서 업체에 제공했다. 물론 나는 포샵질 따위는 하지도 않았고 할 줄도 모른다. 그래서 사진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내 얼굴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사진이다. 그래서 그런가, 적어도 첫 만남에서 내 얼굴을 보고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는 분은 한 분도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잘생겼다는 뜻은 물론 아니고, 적어도 프로필 사진보다도 못생기지는 않았단 뜻).

그런데 여성 쪽 프로필 사진은... 정말 천차만별 중구난방이었다. 대체로 실물과는 괴리가 있고, 개중에는 '동일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물과 다른 사진도 있었다.

뭐, 이해는 간다. 프로필 전달 단계에서 리젝트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예쁘게 나온(혹은 예쁘게 편집한) 사진을 업체에 전달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실물을 봤을 때 프로필 상의 사진과 너무 괴리가 크면 만나자마자 불쾌감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런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최대한 예의있게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자괴감마저 들더라...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중에는 프로필 사진과 비슷하기만 해도 첫 대면에서 호감도가 급상승하는 느낌이었다.

4. 후기 관리
내 경우에는 소개를 받아서 만나면, 설령 상대방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서 대화를 이어 나갔고, 거의 대부분 한두 번은 더 만났고, 그럴 때면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서 서비스를 해 주었다. 예를 들어, 약속시간이나 장소도 상대방이 최대한 편하도록 잡아 주었고, 데이트 비용도 일체 다 부담했다. 그리고 정리할 때는 항상 '참 좋은 분이신데, 저하고는 취향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 너무 아쉽네요...'라는 식으로 끝을 맺었다.

물론 나도 돈이 남아도는 사람이 아니고, 한가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도 그렇게 한 이유는 "후기 관리"를 위해서였다. 소개를 받으면 매칭매니저가 '상대방 여성분이 어떠시던가요?'라는 식으로 묻는데, 이건 뒤집어 말하면 그 여성분에게도 매니저가 '상대방 남성분이 어떠시던가요?'라고 물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게 일종의 후기 역할을 하는데, 내 경우에는 이게 굉장히 좋다. 이건 추측이 아니고, 상대방 여성분에게서 몇 번 들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다. 즉, 여성분 쪽에서 '사실은 프로필 보고 좀 망설였는데, 매니저가 실제로 만나 보면 너무 좋은 분이라고 너무 푸쉬를 해서 나오게 되었어요'라는 식의 말을 종종 듣곤 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내 프로필이 그렇게 별로였나...)

5. 한번 쯤은 서비스...
내 경우에는 프로필을 받으면 대략 5건에 4건 정도는 거절을 한다. 물론, 내가 잘나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내가 재혼이 그다지 급하지 않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어서 그렇다. 프로필 상으로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만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그렇게 거절을 하다 보면 때로는 몇 달 동안 계속 거절하는 일도 생기는데, 그러면 매니저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메신저 너머로까지 느껴질 때가 있어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면 나도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는 프로필을 받고도 만남의 자리에 나가곤 했는데, 물론 잘 될 리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후기관리(?)를 위한 성의를 표하면 틀림 없이 다음번에는 꽤 좋은 프로필을 받곤 했다. 얘기를 들어 보면, 매니저가 상대방 여성분에게 앞서 말한 "푸쉬"를 꽤 한 것이 느껴졌다. 뭐, 고마움의 표시를 한 것일지도.

#결정사 #결정사경험담 #재혼 #돌싱

댓글 11

인천국제공항공사 · i*********

좋은분 만나시길 바랄게요ㅎㅎ

변호사 · l********* 작성자

첫 댓글이 아름다운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i*********

저도 결정사 생각중인데 잘읽었어요!

변호사 · l********* 작성자

아... 그러시다면 행간도 유심히 읽으시길 바랄게요^^

작성일2022.12.17.

서울특별시교육청 · D*****

저는 늦은 나이에 결정사 지금 하고 있는데 3번 거절 당하고 만나지도 못하니 이게 만나 싶고..이걸로 만나기 너무 힘들거 같아서 환불 고민중이에여..저도 큰 회사 결정사는 아니어서…변호사님 좋은 분 만나시길 바랄게여!글 감사합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사람 사이의 만남이라는게 역시 운대가 맞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느긋하게 마음 먹으시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거라 믿습니다.

작성일2022.12.17.

서울특별시교육청 · D*****

네,맞아요!사람 만나는 것도 운이라는 생각 많이 드네여!조금 더 여유있게 기다려보겠습니다!

NH농협 · z*****

이건 좀 다른얘긴데,
십년전쯤에 결정사 가입을 하고
몇번 매칭을 하다 결국은 다른 경로로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횟수 무제한인 곳이라 결혼한다고 얘기도 해뒀는데..
요즘들어 계속 전화가 오네요.
결정사라고 뜨는지라 올때마다 수신거부 눌렀는데
이젠 차단이라도 해야 할듯요 ㅋㅋ

변호사 · l********* 작성자

아... 님의 프로필이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서 돌려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작성일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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