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썸·연애

결정사 경험담 (4)

변호사 · l*********
작성일2022.12.21. 조회수2,416 댓글21

이어서 쓰는 글입니다.

https://www.teamblind.com/kr/post/결정사-경험담-3-ANNVhWVm

심심 파적으로 쓴 글에 의외로 호응이 있어서 좀 놀랬습니다.

특히, 대화신청을 해서 소감을 밝히신다거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어지간한 경우에는 대답을 해 드립니다.

하지만... 딱 한가지는 예외

제가 가입한 결정사는 묻지 마세요.
아직 저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추천합니까?

는 비겁한 변명이고, 경쟁자 늘릴 일 있습니까?

아무튼 종종 결정사와 직접 관련 없어도 온・오프라인(내 글을 지인에게도 보여줌)으로 들어 온 질문이나 요청사항과 관련하여서도 글을 써 볼까 하는데, 이번 주제는 ‘나이 차이’입니다.

이번에도 공지 들어갑니다.

1.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임. 특히 "결정사 경험담 (1)"에 적은 나의 성향을 전제로 한 것임
2.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적은 부분이 있을 수 있음. 만난 분들의 사생활은 소중하니까.
3.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 나올 수 있음(이 아니라, 이번엔 진짜로 나옴...) - 가능하면 품위 있게 쓰고 싶지만, 그러면 별로 내용 없는 글이 될 수 밖에 없어서 부득이 썼으니 양해 바람. 나 그런 사람 아님.

여기에 추가하면,
4. 이번 글은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기 때문에, 일반성이 떨어질 수 있음. 이 글에서 말하는 ‘이혼남’은 암묵적으로 전문직 돌싱을 기준으로 함
나도 이혼 소송을 1년에 3~4건 정도 하는데, 소위 ‘이혼 전문 변호사’는 아니기 때문에, 의뢰인은 주로 지인 또는 지인의 지인. 그러다 보니 의뢰인들도 전문직이나, 기업 임원급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 대신, 이혼 소송 전에 긴 상담의 시간을 가지며 ,그 과정에서 이혼에 이르게 된 경위를 상세히 들을 수 있어서 케이스 스터디로서는 나름 가치가 있을 것임.

본론 들어갑니다.

1. 이혼남은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후술하겠지만, 이혼남은 확실히 초혼남에 비해 나이차가 나는 여성을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왜냐하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쓰긴 하는데, 제발 욕은 하지 말아 주세요), 어폐가 있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40대가 재혼을 한다면 설령 띠동갑을 만나도 30대이다. 30대면, 이미 어린 여자는 아니다. 40대 남자가 생각하는 ‘어린 여자’는 20대를 말하는데 그 연령대를 재혼 상대로 생각하는 40대는 거의 없다.

2. 이혼남은 초혼남에 비해 나이차가 나는 여성을 선호한다?

이게 정확한 표현이다. 이건 경험적으로도 맞는 말이지만, 통계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이 가능하다. 간단히 최근의 통계를 인용해 둔다(통계청 3월 17일 발표 “2021년 혼인 이혼 통계”).
https://kostat.go.kr/portal/korea/kor_nw/1/1/index.board?bmode=read&aSeq=417326

이 통계에서 눈길이 가는 몇 가지 팩트를 뽑으면, 2021년 기준 초혼 남녀의 연령 차이는 2.3세인데 비해 재혼 남녀의 연령 차이는 4.2세로 거의 두 배에 가깝다.

3. 왜 이혼남은 나이차가 나는 여성을 원하는가?

다시 위 통계에서 추출한 자료 하나를 더 보자.

1991년 기준 가장 이혼이 많은 연령대는 30~39세 (전체의 50%)였지만, 2021년 기준 가장 이혼이 많은 연령대는 45~54세 (전체의 29.5%)이다. 참고로 2021년도 기준 30~39세의 이혼은 그 절반인 17.4%에 불과하다.

요컨대, 과거에 비해 이혼하는 연령대가 높아졌고, 당연히 이혼 전 결혼 생활 기간도 더 길어졌다.

그게 나이 차이와 무슨 관계냐고 할텐데... 지금부터는 내가 이혼 소송 상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그에 대한 해석이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반론은 아닐 수 있다).

일단 전문직 남성이나, 기업체의 임원으로 승승장구하는 케이스를 기준으로 보면, 4~50대가 되면 사회적으로 안정되고, 직장에서는 상당한 권위를 누리게 된다.

그런데 집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그런 권위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권위는커녕 잔소리를 해 대기 일쑤이고, 극단적으로는 (의뢰인의 표현을 빌면) 남편을 무시하고 맞먹으려 든다. 이러니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껴서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여담으로... 이런 의뢰인이 변호사 입장에서는 참 힘들다. ‘배우자의 부정행위’같이 눈에 확 드러나는 사유가 아니라서 이혼 판결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 왜 4~50대 전문직 남성이 자신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성을 원하는지(아울러 상대 여성이 전문직인 경우를 왜 꺼리는지) 그 원인의 일단을 추측해 볼 수 있다.

4. 그게 그거 아니냐?
“어린 여자”라는 표현이나, “나이차가 나는 여성”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 것 같은데, 다르다. 욕먹을 각오를 또 하고 쓰자면, 한마디로 4~50대 이혼남이 원하는 것은 ‘어린애 같은 여자’가 아니라 ‘여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여성’이라는 뜻이다.

이 차이를 이해 못하면, 결정사에서 ‘나이가 깡패’라는 말만 믿고 있다가 커플링에 실패하는 여성회원이 생기는 것이다.

내 경우에도 결정사에서 좀 심하게 나이차이가 나는 여성분의 프로필을 받은 적이 있는데(여기 적기가 민망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나이 차이였음...), 너무 심하게 나이차이가 나서 프로필 받자마자 거절했는데, 매칭매니저가 ‘만나 보면 너무 너무 착한 분이에요. 이분이 변호사님 프로필 보고 너무 관심있어 해서 그러는데, 꼭 좀 만나 보세요’ 라며 하도 푸쉬를 해서 만났다가 식겁했다.

만나 보니, 착한 분 맞긴 맞았다. 묻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결혼을 했고, 애를 낳고, 이혼까지 했는지 줄줄줄 얘기하는데, 머릿속이 정말 맑은 분 같았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머릿속에 든 생각이 ‘하... 그냥 딸 키우는 기분이 들 것 같다’였으니, 당연히 잘 될 리가 없었다.

5. 이게 다냐?

물론 위에서 적은 내용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좀 더 젊은 여성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성적으로 더 매력적인 여성을 원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여성들도 다 알고 있는 것이라 내가 굳이 쓸 필요가 없을 뿐이다.

#결정사 #결정사경험담 #재혼 #돌싱

댓글 21

성북구청 · i*****

요약: 자신보다 어린 여자 좋아함

약사 · 식********

감사합니다

NH농협은행 · 이*****

요약 : 재혼남은 어느정도 나이차 나서 본인의 사회적 권위를 인정해줄 수 있는, 여성스러운 여성을 좋아한다

작성일2022.12.21.

변호사 · l********* 작성자

남성이 젊은 여성을 원한다는 것은 굳이 글로 쓸 필요가 없겠지요. 제가 굳이 길게 쓴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고 그 한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작성일2022.12.21.

LG화학 · !*********

결정사.. 나도 심각한 고민하고 있어요ㅜㅜ

변호사 · l********* 작성자

도움은 됩니다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맞아요.

(바람직한지 여부는 논외로 하고) 남자들은 인정욕구가 강한데, 집에서 그걸 채워주지 않으면 힘들어하죠.

작성일2022.12.21.

새회사 · v*****

그런데 권위 강조하고 배우자한테 맞먹으려 든다는 워딩을 쓰는 사람은 재이혼 상담도 많이 옴.
순한 여자라고 동등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게 아닌데 가정에서까지 자꾸 서열 정해서 대접받고 싶어하니.. 그런 사람은 그냥 직급과 갑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혼자 사는게 맞는거죠

변호사 · l********* 작성자

맞아요. 저도 그 워딩 듣고 식겁했어요.

쓰는 단어 자체가 그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죠.

작성일2022.12.21.

새회사 · W********

그런데 3번 항목에서 인용하신 30대 이혼율이 낮아진 통계는 초혼 연령이 높아진 것도 영향이 있어서 결혼 유지 기간이 90년대보다 길어졌다는 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그 아래 내용은 전부 공감이 되긴합니다. ^^

변호사 · l********* 작성자

아.... 심심파적으로 쓴 글이 논문같이 될까봐 제가 인용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실제 통계 자료를 보면, 과거에는 조기에 이혼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혼율이 급속히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조기 이혼율이 낮아지고 중장기 이혼율이 높아진 것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작성일2022.12.21.

새회사 · W********

아하! 인용 안하신 부분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나보네요!! 제가 들어가서 볼 걸 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성일2022.12.21.

새회사 · J*****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인연 꼭 만나시길!

변호사 · l********* 작성자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니크 · 고****

저희 아버지가 흙수저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본인 능력만으로 중견기업 사장(월급 사장)직급까지 올라가셨던분인데 어머니한테 심한 잔소리 듣는거 보면 확실히 공감갑니다 ㅋㅋㅋㅋㅋ 대한민국 남자들 힘들어요 진짜

변호사 · l********* 작성자

아버님의 경우는 아니겠습니다만, 밖에서는 호랑이 같은 분들도, 집에서는 쥐잡듯이 잡히는 경우도 왕왕 있더군요. ㅋ

작성일2022.12.21.

서울특별시 · S*****

형님 변호사라그런지 글 너무 잘쓰시고.. 잼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이혼절차밟는중인데 큰힘을받고갑니다..

천일제지 · p*******

권위는 커녕 잔소리를 해대기 일쑤이고 남편을 무시하고 맞먹으려 든다니 ㅋㅋㅋㅋㅋ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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