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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인데 오늘 진짜 마음 울렁울렁함..

공무원 · i********
작성일2022.10.17. 조회수199K 댓글2,176

우리반 여자아이 중에 발표를 절대 안 하는 아이가 있는데, 오늘 구술평가라 모든 학생 돌아가며 쓴 내용 발표를 해야했어.

얘가 일어나서 아무말도 안하고 못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괜찮다고 틀려도 된다 이미 잘 썼으니 그대로 읽기만 하면 된다. 선생님이 그냥 발표 안했다고 0점 주면 끝날 일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00이가 앞으로도 자기 자신을 믿고 좀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기회를 주는거다. 다른 친구들도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봐라 작게 읽어도 괜찮다 했거든?

결국 자기 순서 때 못하고, 아이들 다 끝나고 두번째 기회에는 눈물 뚝 흘리고, 마지막 세번째 기회에 읽기 시작했어.(도저히 못하겠으면 안 해도 괜찮다고 얘기했는데 끝까지 해보겠다고 해서 너무 기특했어...)

근데 그 와중에 반 아이들이 종이에 00이 힘내라 할 수 있다 이런 종이 그 친구한테 보여주고, 평소엔 시끄럽던 아이들이 조용히 숨소리도 안 나게 기다려주고, 그 친구가 발표하자마자 너무 잘했다고 멋지다고 박수 가득 쳐주는 모습이 너무 몽글몽글 보기좋더라...

수업 끝나고 칭찬해줄땐 애가 워낙 낯가리는 애라 별 반응없고 부끄러워하더라구. 그러고나서 집에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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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어 말할수 있게 되었어요..갑자기 저도 말 안나오고 긴장 했는데 선생님이 꾹 기다려주시고 애들도 많이 응원해줘서 점수를 받을수 있게 되었어요..선생님 말씀 때문에 눈물이 갑자기 나왔어요..선생님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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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그 아이에게 메시지가 와있어서... 마음이 울렁울렁 교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뿌듯하고 그렇더라 ~~

그냥 따뜻한 기억 나누고싶어서 올려봐~~
따뜻한 댓글 고마워 모두모두 행복하자!🤍

댓글 2,176

한국SMC · 사*****

초딩때 방학숙제로 열심히 독후감을 썻는데 너가 쓴글일일 없다며 최하점준 ㅅ 쓰레기 선생기억나네...

변호사 · i*****

선생님도 멋지지만 같은반 애들도 기특하네요ㅜㅜ

새회사 · 흰**

나 선택적 함구증일때랑 비슷한 증상이네 나는 발표도 안하고 애들이랑 말도 한번 안섞었었어 ... 발표는 이상하게 항상 나를 시켰는데 내가 전번에 말을 안해도 시키고 딱히 혼내진 않는데 선생이 오기로 반복해서 시키는 느낌이었어서 나는 그게 좋은기억은 아냐 ㅋㅋ다른애들도 쟤 말못해요. 이러고.. 적어놓은 상황은 되게 이상적이고 좋은 상황이네... 나처럼 안컸음 좋겠다 저애는

삼성디스플레이 · 이*********

인류애 떨어져서 다시한번 읽으러 옴...충전 완료!

한국수력원자력 · k******

계속된 육아로 흑화된 마음을 정화하고 갑니다 😀

대한항공 · r****

눈물납니다... 그 아이의 기억속에 오래오래 남을거에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새회사 · 땡**

어제 생선님이
자기가 생선님이된것이
교육자가 수학여행비를 대신내줬는데
그걸 제자가 알고 상처받을까봐
걱정한 다른 ebs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수강생들한테 자기한테 선생님자를
쓰지말라고 했다는 유퀴즈 장면이 생각남

한전KDN · !*********

절망편 : 왜 우리애 발표 못하겠다는데 억지로 시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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