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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1편 (Feat. 나의 시간을 우습게 생각했던 교내 창업단체)

새회사 · h*********
작성일2022.01.05. 조회수1,074 댓글2

[짧은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영어 강사를 오래하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디지털노마드로 살고 있어요. 제가 곧 책을 내려는 계획이 있어서 거의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주로 일을 하지만 블라인드를 알게된 후 한국의 최신직장문화를 알 수있고 수다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제 글이 직장인, 특히 2030 관련 내용이라서 블라인드에서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까 해서 올립니다. 예쁘게 읽어주세요 :)

[나의 시간을 우습게 생각했던 교내 창업단체]

나는 19살 때 영어 강사일을 시작했다. 나는 외국어특기자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해서 수능을 준비 할 필요가 없었고 대신 아침에 학교 갈 때 사복과 메이크업을 준비해서 학교 수업시간이 끝나면 화장실에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내 수업에 갔다. 나는 내 색깔을 입혀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영어 강사 일이 정말 좋았다. 학생들은 나를 좋아해줬고 그 다음엔 영어를 좋아하게 됬다. 강사 일을 좋아해서 자주 할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잘하게 되서 좋은 페이를 받을 수 있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였다. 내가 재학하던 학교의 경영학과 동아리에서 영어 학원(?)같은 비니지스를 만들었다. 거기에 선생님을 모집한다는 교내 게시판에서 읽었고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인터뷰 장소는 무려 우리집에서 왕복 3시간이 걸리는 연대 앞이였다. 토요일 아침 10시로 잡은 인터뷰에 마춰서 나가기 위해 주말치고는 이른 아침에 버스를 타러 나왔다. 주말이라서 배차간격을 유념해 여유롭게 출발했다. 인터뷰에 늦을 수는 없다. 고생한만큼 인터뷰는 괜찮게 진행됬고 인터뷰가 끝나고 짧게 피드백을 주셨다. 자기 단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모두 갖췄고 재밌으셔서 자기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알려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다음 날, 나는 탈락 소식을 들었다. 우연히 나는 그 단체의 starting member 중 한명이 내가 개인적인 스캔들이 있는 사람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혹시 나는 그 일 때문에 떨어졌을까?그랬으면 왜 진작부터 서류에서 거르지 않고 인터뷰를 하자고 했을까?

인터뷰를 잡을 때 받았던 번호로 연락을 해서 물었다. 인터뷰 피드백이 너무 좋았는데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채점 기준이 있다면 세세하게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공유 해달라고 부탁했다. 어쩌구 저쩌구 설명을 하는데 참 지어내는 느낌이 많이 났다. '아 그 스캔들 때문이구나...'

그 당시에는 수업이 아쉽지 않은 상황이였다. 웨이팅 리스트에서 나의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도 있었고 강의를 하던 회사 몇군데에서도 수업을 늘리자는 제안을 하셨다. 그래도 나와 나이가 비슷한 대학생들과 수업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이 인터뷰를 신청했다. 처음부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았으면 지원도 안했을 것이다.

나는 나의 의구심을 공유하면서 이 부분에 대하여 내가 납득할 만한, 내가 선생님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가볍게 거절당했다. 이런 식으로 나를 평가할 것이였다면 처음부터 인터뷰 약속을 잡지 않았으면 된다. 내 입장에서는 그 쪽 단체에서의 Miscommunication(?)으로 인해서 내 시간을 낭비한 꼴이 된 것이다. 그 시간에 나는 다른 수업을 잡았을 수도 있고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하며 나의 가족과 주말 브런치를 즐겼을 수도 있다.

인간은 참 나쁜 것들을 빨리 배운다. 아동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안정적이고 말썽을 부리지 않는(Well-behaving) 아기들과 칭얼칭얼대고 떼쓰는 성향이 높은 아기들(Misbehaving)아기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정시간이상 상호작용을 하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떼쟁이 아기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기들의 모습을 배울 만도 한데 그 반대로 안정적인 애기들이 떼쟁이가 된다고 한다. 물론 자세히 따지고보면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이 있겠지만, 갑자기 이 연구가 떠오는 이유는 분명히 이 인터뷰, 채용(?) 비스무리한 절차를 진행하는 측도 대학생이고 허술하거나 어이없는 채용과정에 분노한 적이 있을텐데 입장이 바뀌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연히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 수업중에서도 제일 비싼 수업의 시급 10만원을 적용해서 40만원을 청구했다. 3시간의 왕복 교통시간과 1시간의 인터뷰 시간. 100번 양보해서 그 인터뷰를 위해서 준비한 1시간, 인터뷰 전에 긴장을 풀기 위해 사마신 커피 1잔 가격은 포함하지 않았다. 또 한 번 가볍게 거절하셔서 그럼 그냥 학교 측에 문의하겠다고 했다. 정말 그 스캔들 때문이였는지 아니면 허술하게라도 적어놓은 채용방식과 기준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에 제보를 하겠다고 하자 바로 이야기가 진행됬다. 이번에는 여러 번 전화를 하셔서 가격을 좀 낮춰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래서 나는 "아, 제가 이 외에도 낭비된 시간과 금액은 포함하지 않아서 그건 어렵겠어요. 4시간에 대한 배상만 해주시면 됩니다."

물론, 나는 이 사람들과 싸우느냐고 또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내 친구 몇 몇은 '시간낭비하면서 뭘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내가 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자의로 투자하고 소비한 시간이다. '기분 나쁘지만 내가 참자'하면 내 시간에 대한 존중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고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다. 먹여살려야하는 처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이 아프신 부모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에게는 젋음과 시간이 있고 딱히 잃을 것도 별로 없는 지금, 이런 지금도 나를 위해서 싸우지 못하면 나는 평생 나를 위해서 싸우지 못할 것 같았다. 여러 차례 전화가 오갔고 결국 나는 돈을 받아냈다.


................다음편 [외국회사 채용문화와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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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1편 (Feat. 나의 시간을 우습게 생각했던 교내 창업단체)

댓글 2

스타트업 · 살********

시간도 그렇고 구직자 신상정보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문화도 문제 특히 중소기업들 레퍼런스체크 동의도 안받고 이곳저곳 캐물어보고댕기더라 ㅋㅋ 바닥좁은곳은 본인귀에 그거 다들어가는데 모르나?

새회사 · h********* 작성자

레퍼런스체크라는 단어만 들여오고 거기에 맞는 수준은 안들여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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