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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3편 (Feat. 어느날 날아온 한국회사의 이직제안)

새회사 · h*********
작성일2022.01.06. 조회수2,324 댓글6

[짧은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영어 강사를 오래하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개발자로 일하며 디지털노마드로 살고 있어요. 제가 곧 책을 내려는 계획이 있어서 거의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주로 일을 하지만 블라인드를 알게된 후 한국의 최신직장문화를 알 수있고 수다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제 글이 직장인, 특히 2030 관련 내용이라서 블라인드에서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까 해서 올립니다. 예쁘게 읽어주세요 :)

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3편 (Feat. 어느날 날아온 한국회사의 이직제안)

[뜨거운 채용시장]

세상에는 정말 대단한 엔지니어가 많다. 내가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들에는 빠짐없이 정말 똑똑하고 배울점이 많은 엔지니어가 최소 1명은 있었다. 특히 큰 회사를 다닐 때는 나와 함께 매일 일하는 동료말고도 다른 팀에 있는 엔지니어들 중에는 입이 떡 벌어지게 똑똑한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대단한 엔지니어는 아니다. 이런 나도 아마존, 트위터, 애플과 인터뷰를하고 연봉 협상을 한다. 지금 테크계의 채용시장은 정말 핫하다. 주로 링크드인 메시지와 나의 비지니스 메일 계정을 통해서 포지션을 제안한다. 특히 6개월 전부터는 들어오는 포지션 제안, 인터뷰 제안의 양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평균 연봉수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있다. 사실 테크 기업들은 전례없는 성장을 하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서 원격근무가 기본이 되면서 여러 시장에서 노동자를 데려 오려는 경쟁이 뜨겁다.

[즐거웠던 인터뷰]

어제 인터뷰를 진행한 MDR 이라는 회사는 유럽의 큰 로펌인데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을 하는 클라이언트들이 많아지면서 자체적으로 인하우스 테크 회사를 만들었다. 이번 회사와 인터뷰 일정을 조정하는 헨드헌터가 굉장히 무례했고 회사에 대한 소개가 엉망이라서 인터뷰 자체를 별로 진행하고 싶지않았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크고 주변 동료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은지라 적어도 한번은 팀원들을 만나고 내가 직접 판단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Head of Delivery, Head of Engineering 그리고 Head of People이 들어왔다. 팀원들은 정말 absolutely fantastic했다. Head of Delievery는 전반적인 회사 소개와 클라이언트들의 특성 등을 설명해줬고 Head of Engineering은 이번에 필요한 인력이 들어가게 될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특히, 나의 심리학 전공 배경과 사용자 경험 UX 관련 이력이 자신 회사와 클라이언트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회사는 내가 앞으로 배우고 싶은 언어나 기술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유연한 개발환경을 제공하며 원한다면 어떤 주는 4일을 일하고 어떤 주는 6일을 일하던 아니면 쭉 3일만 일하던, 나의 요구 사항에 마춰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다음 단계인 기술 면접 일정을 잡기 전, 서로 기대수준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연봉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나에게 기대하는 연봉을 물었고 바로 전 인터뷰를 진행했던 회사 대비 15% 더 높게 불렀다. 이것마저도 3초의 고민 후 받아드려져 기술면접을 진행하게 됬다.

[어느날 날아온 한국회사의 포지션 제안]

크리스마스 직후, 어떤 한국 회사에서 포지션을 제안했다. 한국의 커리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연락하셨다. 나는 그래도 어떤 회사인지, 만약 내가 오퍼를 받게된다면 어떤 일을 하기될지에 대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바로 기술면접으로 넘어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리서치를 했고 회사 규모도 괜찮고 테크 스택도 내 경력과 잘 맞아서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기술 과제가 도착한 날, 나는 과제에 대한 상세설명과 요구사항을 적어놓은 것을 보고 적잔히 당황했다. 기본 과제가 있고 일반 과제(필수과제+선택과제)가 있었다. 기본 과제는 기본을 보자는 것 같았고 중요한 것은 일반 과제에 포함된 내용인 것 같았는데 그 안에서도 필수적으로 구현해야하는 필수과제와 선택과제의 형식으로 나눠져있었다. 과제는 내가 직접 Github 프로젝트를 만들고 회사 측 관계자를 초대해서 코드를 보는 방식이였다.

[예의가 없는 기술과제]

내가 당황한 이유 중 첫째는, 과제가 지나치게 길었다. 기본과제 플러스 일반과제에 안에 나열된 필수과제만 한다고해도 최소 4시간은 걸릴 것 같았고 (물론 선택사항인) 선택 과제를 두세개만 추가한다고 해도 몇시간을 훌쩍 쓰게될 과제였다. 둘째, 인터뷰의 퀄리티가 너무 낮았다. 기본과제는 일단 해당 회사에서 만든 게 아니라 인터뷰 자료를 모아둔 이미 유명한 Github 프로젝트였다. 물론 많은 회사들이 이런 자료를 많이 참조한다. 하지만 인터뷰 자체에 다른 이의 프로젝트를 복사, 붙여넣기 하지는 않는다. 셋째, 인터뷰용 프로젝트 자체가 없고 따라서 개발환경 셋업이 전혀 되있지않다. 즉, 지원자가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Webpack, Babel, React, Redux, Typescript, SEO, Linting 등 수 없는 패키지와 툴을 설치하고 조정한 후에야 정작 코드를 만들수 있다.

나는 저번 글에서 설명한 3-1 기술과제든, 3-2 실시간 페어프로그래밍이던 60분 이상 시간을 써야하는 인터뷰는 진행하지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런 과제나 인터뷰는 명백히 내 시간을 하찮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 (준비도 없고 지원자의 시간도 전혀 고려하지않는)엉망의 인터뷰를 통과해도 그런 회사를 다니면 기분이 상하는 일이 많다. 왜냐면 회사 및 회사 관계자는 날 그저 노예라고 생각하기때문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인터뷰 진행 절차와 과제 설명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중학생이 된 줄 알았다. "오전 11시까지 제출 필수", "과제 채점 후 통과할 경우 기술 면접 진행" 등 의 단어를 읽으면서 내 표정은 정말 이랬다. "음......"

이 회사는 자기회사가 어떤 회사고 내가 여기서 일하면 어떤 점이 좋은 지에 대하여 1도 설명하지 않았다. 자기 회사가 멋진회사고 큰 투자금을 받은 회사라는 링크를 몇 개 첨부한것이 전부이다. 그래서 그게 나, 개인이 이 회사의 직원이 된다면 얻어갈 수 있는 이점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다. 물론 선택하신 단어만봐도 느껴진다. 지금은 내가 이 회사의 직원이 아닌데도 이 정도인데 내가 '잡은 물고기'가 되면 어떨지 뻔하다. 연봉 수준도 지금 뜨거운 개발자 채용시장을 고려하면 이제 돌이되는 우리 오빠 딸의 코딱지 수준인데, 적은 돈에 노예가 되라는 초대장 같이 느껴졌다.

[Thanks But No Thanks]

내가 60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면접은 진행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전달해드리니 답장이 왔다. 기술면접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답장해주셨다. 내가 제출하는 과제를 '채점하고 통과하면' 그 때 기술면접이 진행된다고 하셨다. "그럼 지금은 과제는 기술면접이 아니라는거야? 나 지금 공무원시험 응시하는 거야?" 사실 그 분의 답장에서는 당황? 어처구니없음? 이 느껴졌다. 이런 구직자는 처음이신가봐요....어처구니 없으신가요?

그래, 물론 한국과 외국회사의 단어 사용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포지션을 제안하고 내가 본인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를 면접보고 있는 것이다. 너의 입장에서는 내가 맘에 듬을 표현했고 이제는 나도 너의 회사가 나의 시간을 쓸만한 곳인가 알아보는 중이다. 엔지니어로서 내가 배울점이 있는 곳인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내 커리어 성장 방향에 맞는지, 어떤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등 내 입장에서는 회사의 여러가지를 평가하는 면접이다. 심지어 이번 경우는 "아이고 너무 일하고 싶은회사야!"하면서 내가 지원한게 아니고 나에게 회사가 포지션을 제안한 것이다.

[흙수저든 금수저든 하루는 24시간이다]

나는 이런 회사에서 정성을 다하며 일할 수 없다. 그들의 제품을 열성을 다해 개발할 수 없고 그들의 사용자을 위해서 역시사지하며 진심을 다해 고민할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은 내 시간을 하찮게 취급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의 하루도 부자의 하루도 24시간이다. 나는 대단한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시간을 더욱 더 지혜롭게 써야한다.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도달할 수 있으며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돈은 국경이 없다]

...다음 편에서 봐요!

> 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1편 (Feat. 나의 시간을 우습게 생각했던 교내 창업단체)
https://blog.naver.com/jamonytomate/222612503014
> 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2편 (Feat. 외국회사 채용문화와 절차)
https://blog.naver.com/jamonytomate/222613342972

재밌는 글들이 살고 있는 블로그에 놀러세요 :-O
https://blog.naver.com/jamonyto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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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의 시간을 하찮게 생각하는 채용문화에 대하여 3편 (Feat. 어느날 날아온 한국회사의 이직제안) 음....

댓글 6

한국산업기술진흥원 · k******

좋은 사상이내 근데 영문번역체 가독성 고쳐바..

새회사 · h********* 작성자

한국말이 좀 서툴러.. ㅎ.. 좋은 피드백 고마웡.. 내 문체라고 이해해줭..

작성일2022.01.06.

새회사 · 안*******

댓글 이미지

새회사 · h********* 작성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 재밌다 이겈ㅋㅋㅋㅋㅋ 이런거 어디서찾아?? 참고로 내글에 그런거는 Absolutely fantastic 밖에없쨔냐 ㅎ.. 너무 멋진? 대단히 굉장한? 이걸뭐라고 하지..

작성일2022.01.06.

NH농협은행 · 장********

정말 유능해보였다

새회사 · q*****

요즘 기업에서 먼저 포지션 제안 줬으면서 면접에서 지원동기 물어보는거 노어이.. 소개팅 나갔는데 왜 나왔냐고 물어보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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