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대 중후반...아니 후반찍은 아재인데
부동산과 관련된 기억을 돌아보면
버블세븐 붕괴 시절에 동네 복덕방의 흉흉한 분위기가
전역증에 피도안마른 어린시절인데도 기억이 납니다
분당 아파트 평당가가 1500 1600하던 시절이네요
그때 이제 부동산은 끝났다고 했습니다

제가 부동산투자를 합격자마통 영끌갭투로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압구정은 어나더월드였지만
개포동정도는 어떻게 잘 짱구를 굴리면 해볼만했습니다
물론 그때도 너 하우스푸어된다
개도 포기한동네를 왜 돈주고 사냐
너 은행에게 자살당한다고 잔잔한 BGM이 깔렸구요

영천시장 건너 빨간벽돌집이랑
서부역 뒷동네 중림동 언덕배기가
각각 미분양나서 이제 부동산투자 끝났다 할때도
이제는 주식과 예금 펀드(?)의 시대라고 엄청 나발을 불었구요

뭐 18년 이후 스토리들은 다 아시니 생략하겠는데
불과 1년전만해도 역전세로 또 망한다 느그들 한강간다고
사람들이 각각 입을 모아 한마디씩 했었습니다.

버블세븐 작살나던 10년도에는
압구정같은 최상급지 뺴고 다망한다 했고

제가 마통으로 깔작대던 14년도에는
서초 강남 역삼 대치 말고는 다 망한다고 헀고

17년도에 강북 대어들 줄줄이 미분양날떄
역시 영동(강남) 바짝 붙어야 한다고 했고

20년 21년 광기의 시기엔
마용성까지는 괜찮다고 그러다가
요샌 서울 중급지면 된다 하네요

불과 10년이 지나는 시간동안
사람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다,
어나더레벨이다,
ㅇㅇ는 인정이지~
라고 말하는 선이
압구정에서 마용성 또는 그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단순히 뭐 집 못사서 벼락거지되고
이런 말초적인 얘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굵어지고
고르지 않았던 과거의 선택지는 켜켜히 쌓이는데
본인의 깜냥으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선이
시나브로 하방으로 내려온다는게 문제입니다

이 과거의 '가지 않았던 길'들은
무수한 WHAT-IF를 남깁니다
마치 본인이 그당시 시장을 직관했고
다만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자위하게 합니다
사실은 그냥 맵핵키고 옛날경기 다시보기하는건데요.

이전에 아무것도 없던 사람이 감히 강남을 못노렸다면
지금 아무것도 없는사람은 감히 마용성을 못노립니다
인생의 최대 노력으로 얻을수 있는 보상의 기준선이
서서히 아래로 흘러내려오고 있는거죠

아직 도전하지 않은 사람이 시간에 밀려
밀려나는 인생이란게 이런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완벽한 기회를 노려 퍼펙트 게임으로 승리하는것은
영화나 만화에만 있는 일이거나
소수의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일인것 같습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은 연이 없겠지요
대부분 자위를 정교하게 하는 방법만 개발하다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