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십중반 간호사야.
경력이 이리저리 꼬이다가 서른 초반부터 작은병원들 옮겨다니면서 간호과장, 간호부장 하고있어.

보통은 작은데들은 일하다보면 내가 실무총괄이 되는 경우가많다보니, 내가 타부서 막아주고 부서 근무환경이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해주고, 나는 일단 직원들 연봉도 먼저 올리려고 해주다보니 나는 비교적 어린나이에 부장으로 와도 대부분 한달정도안에 부서직원들한테는 인정을 곧잘 받았었어. 사실 그동안은 나보다 어리거나, 많아야 사십초반인 간호사들이랑 일했어서, 내 나이가 문제가 됐던 적은 없었어.

근데 이번에 이직한 곳은 진짜 엄마또래 아줌마들 가득가득한 곳이거든..
일단 후.. 거의 다 독수리타법에 컴퓨터 업무 잘 못하는 분들도 많아서 .. 어쩔수없이 몇분은 보내드리고 새로 어린애들로 뽑고하고는 있는데.. 이건 그냥 어쩔수없구나하고 나도 체념하고 잘 안건드리는데

나이 있으신 분들은 진짜 고집도 쌔고, 시키면 시킨대로 절대 안하고 .. 내가 솔직하게 말해주고 이렇게하자고해도 뒤에서 오히려 내가 준 정보로 자기만 이용해먹으려고하고 .. 뒤에서 자꾸 정치질하려고하고, 새로 뽑으면 텃새부리고 .. 심지어는 나한테 부장님이 어려서 잘모르나본데 그딴 소릴하네 ㅎ

내가 좀 염세적인 편이라, 사람들한테 애초에 기대감이 별로 없어서 실망도 잘 안하고, 그동안은 부서 직원 욕도 잘 안했는데, 여기로 이직한 후에는 ..나이 많으신분들은 .. 풍파를 많이 겪어서인지 .. 오히려 진짜 인성이 왜저렇지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관리자인 내가 이런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비참해지네..

딱 mz인 애들이랑도 해봤지만, 걔네는 미운정이라도 생기거든.. 진짜 일 힘들어도 '아 그래도 내가 이렇게해줘야 밑에 선생님들이 편하게 일하지..'하는 마음으로 근무했었는데... 진짜 오십대 이상 선생님들은 같이 일할수록 혐오감이 들어ㅠ
내가 이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커버치고 일해줄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계속생겨.. 어떡해야할까..
진짜 어린애들 위주로있는 70명 관리할때보다 여기 지금 나이많은 사람 23명 관리하는게 더 힘들다 ㅠ

관리자 시작하고 일년마다 이직하고있거든.
다행히 아직까지는 내가 업계에서는 소문이 좋게나있어서, 퇴사할때마다 나를 찾아주는 곳들이 있는데,
이러다가 이직막히면 끝일까봐 불안하다ㅠ 안정성이 너무없네 .. 대학병원 계속다녔어야 했다고 계속 후회되고 요즘 참 자존감도 낮아지고 힘드네 ..

대나무숲이라길래 한번 질러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