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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소통 담당자 없이 잘 성장한 기업

스타트업 · 한***
작성일2023.03.12. 조회수1,121 댓글8

(채용 공고) http://rebrand.ly/hanbaek-recruit-culture

이었지만 더 '일맛나는 회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백 구성원들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긴밀하게 정렬할 분을 찾습니다.

오늘 글은 "지난 30년간 문화 담당자 없이 잘 성장한 기업" 글의 후속편이기도 합니다. (30년간 시리즈는 이제 그만 우려 먹겠습니다 😅)

(관련 글) https://www.teamblind.com/kr/post/oC25KbBC

0.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말. 들을 때마다 괜한 반항심이 든다. 정말 우리가 태어난 이유가 그저 사랑’받기’ 위한 것인지. 당신은 사랑’받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더 정확하지 않은지. 정확히 사랑받지 못해 괴로워 하는 이들이 이토록 많은데. 진실하지 않은, 그저 듣기 좋은 사탕발림은 아닌지.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같은 류의.

<야간비행>의 리비에르도 노래를 부르다 말고 이렇게 정색하지 않았을까. “이보게 파비엥, 우리에겐 분명 사랑받고 사랑하는 일보다 더 중대한 의무와 과업이 있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네. 한가지 확실한 건 오늘도 난 자네에게 위험한 출발 명령을 내릴 거라는 것이지. 자네가 원하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나을 걸세.”

늘 궁금했다. 대의를 위해 앞서간 사람들. 타인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이들. 그 숭고함의 반대편 끝에 사랑받고 싶어 살인마저 저지르는 인간들까지. 도대체 왜 그랬을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고뇌하고 결단하는 리비에르의 모습에 해묵은 질문을 끄집어내 본다. 생존이 지상 과제인 목구멍 공동체의 대표이지만 결국 그 이상以上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나이기에.

1.
내게 이상理想이란 진선미眞善美에 가능한 가까워 지는 것이다. Good job 보다 해로운 말은 없다고 역설하는 <위플래시>의 플레처 교수와 동의하지 않지만, 업무에 관해선 나도 ‘이게 아닌데(Not quite my tempo)’를 연발하는 그와 다를바 없다. 인정에 목마른 이들에게 상투적인 독려와 감사 이상의 감탄사를 내뱉지 못한다. 영 성에 차질 않으니까.

완벽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밥벌이는 완결이 우선이란 걸 안다. 허나 어설픔은 싫다. 타인의 어설픔도 싫지만, 나 자신과 우리의 어설픔은 참을 수 없이 싫다. 쉬운 자족도 싫다. 치밀함과 치열함을 통해 얻은 정확함이 좋다. 자연스레 ‘일의 버그’도 기똥차게 찾는다. 기본적으로 말보다 글을 선호하는 이유도 같다. 뜯어고칠 수 있으니까 (지금 이 글처럼).

문제는 그런 나의 강박이 과거엔 득이 됐지만 이제는 독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변화를 열망하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이들로 정렬된 조직의 대표가 아니라면 (나와 하는) 일을 회피하고 (내 피드백을) 두려워하는 직원들만 양산하게 된다. 2,30년간 굳어진 습관과 세월을 깨부수고 늘그막에 성장통을 감내할 의지가 남아있는 이상異常한 이들은 극히 소수다.

2.
한백은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묵은 조직이다. 130여명의 구성원 중 30명 이상이 지난 2년 사이에 합류했고, 이는 그 이전 13년 간의 입사자 수와 같다. 공교롭게도 한백을 세울 당시 아버지의 나이와 2019년에 한백의 대표를 맡은 나의 나이가 같다. 올해 회사의 나이도 얼추 비슷한데 직원들도 같이 나이를 먹어서 조직 평균 연령이 어느덧 쉰에 가깝다.

오늘날 한백은 겨울을 나고 있다. 모두가 새파랗게 젊고 두려울 것 없던 1990년대의 봄, 송전 사업으로 번창한 2000년대의 여름과 해외 사업으로 결실을 맺은 2010년대의 가을, 그리고 구성원의 노령화와 더불어 창업자까지 잃었던 2017년 이후의 겨울까지. 내일을 기약하며 잠에 들듯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우린 때로 죽음에 가까워져야만 한다.

변화는 힘들다(hard at first) 그리고 지저분하다(messy in the middle). 특히 노쇠한 조직에선 그야말로 골치아픈 일이자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일이다. 변화를 위한 역치값도 높은데다 이를 견디고 수용할 수 있는 에너지마저 고갈된 상태이니. 아무리 한국인이 미래에 중독된 국민이라도 그쯤 되면 다들 하던대로, 살던대로 살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니 늘 나만 너무 멀리 앞서 가 있다. 신이 이 세계를 일주일 만에 창조할 수 있었던 건 레거시(과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 민중보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김대중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금 이 ‘업’이 정말 내 젊음을 바칠만한 가치가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수시로 가성비를 따지는) 내 안의 ‘나’는 의외로 그렇다고 말한다. 늘 변함없이.

3.
소통의 본질이 뭘까. 한자어 소통疏通은 말 그대로 통한다는 것이다. 그럼 ‘통’이란 무엇인가. 서로에게 열리는 것이다(to open into each other). 무엇을 위한 ‘통’인가? 가장 와닿았던 라틴어 어원은 공동의(com) 의무(munia)다. 함께(com) 변화(mei)를 위해 하나되는(unus) 것이다. 가톨릭의 holy communion 성체 성사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각각의 독립된 주체이면서 하나의 연결된 전체다. 이 명제가 진실이라면 꽤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인류의 번영을 불러온 농업혁명 이후 일평생을 고된 노동에 바친 호모 사피엔스, 공동의 가치를 위해 앞서간 이들과 이들에게 여전히 부채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 정확히 이해받지 못한 인간이 왜 그토록 큰 고통과 분노를 느껴야만 하는지도.

가톨릭이 ‘보편적(universal)’을 뜻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참 근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인간들이 덜 고통스럽길 바란다. 더 많은 인간이 보편적 사랑과 자유를 누리길 바란다. 관계의 차원에서 더 정확히 사랑받고, 개체의 차원에서 더 자유롭길 바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과 지방의 경계를 허무는 일도 궁극적으로 자유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 것이다.

해서 고통받는 한백인부터 정확히 사랑할 수 있는 분을 찾는다. 동료들에게 진실을 정직하게 전달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정확히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분을 찾는다. 이 생에선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의미있다고 믿는 분, 하찮고 못났기 때문에 인간을 더없이 사랑하(려 부단히 애쓰)는 분,

믿음을 통해 허구를 진실로 만들 분을 찾는다.
함께 겨울을 나고, 함께 봄을 맞을 분을.

#소통 #문화 #PR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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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 채용해요: 지난 30년간 문화 담당자 없이 잘 성장한 기업 (인사총무 채용) 이었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일맛나는 회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고, 문화가 밥 먹여준다는 사실을 저와 함께 증명할 분을 찾습니다.오늘 글은 ”지난 30년간 재무 담당자 없이 잘 성장한 기업” 글의 후속편이기도 합니다. 그때 글과 영상을 보고 남겨주신 관심과 비판, 응원 모두 큰 도움 됐습니다.(관련 글)https://www.teamblind.com/kr/post/zqzfdhqu오늘도 글을 올리면서 좀 두렵고 쫄리긴 하지만 😂 아래. teamblind

댓글 8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스타트업 · 한*** 작성자

따뜻한 응원 말씀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주의 시작에 큰 힘이 됩니다. 한걸음 한걸음 가겠습니다.

작성일2023.03.13.

라인플러스 · 줄******

진심인게 느껴져서 지원을 진지하게 잠깐 고민했네요
응원합니다

스타트업 · 한*** 작성자

아내로부터 인권변호사 뽑냐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 마음이 통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합니다.

새회사 · Q*****

글쓴이께서 찐소통 전문가이실듯요~^^

스타트업 · 한*** 작성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력은 하지만 아직 부족함이 많아 소통 담당자의 큰 도움이 필요합니다 🥲

한국일보사 · V*****

신입은 안 뽑으시나요?

스타트업 · 한*** 작성자

중소기업의 역할 중 하나가 저평가된 인재를 발굴해서 더 큰 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신입도 꾸준히 뽑고 있으며, 사무직은 주로 광주 지역의 일경험드림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인턴 과정을 거친 후 정규직 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 i******

대단한 필력이세요. 글쓴이가 궁금해서 회사를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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