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여행·먹방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에릭슨엘지 · x******
작성일2023.07.20. 조회수644 댓글2

7/2

1st day – 2 영화 아바타의 배경 쿠란다에서
사실 나는 오전 일찍 부터 기차를 타고 쿠란다라는 산 속 지역(영화 아바타의 배경이라고 한다.)을 갈 계획이 있었다. 왜냐하면 도착당일만 날씨가 좋았고 내가 있는 동안 비가 온다고 일기예보에 나와있었기 때문에(참고로 케언즈의 7월 날씨는 대부분 맑음이다. 내가 체재한 기간 이외에는 전부 맑음) 비록 밤새 비행기를 타고 왔지만 쉴틈없이 소중한 맑은 날인 도착한 첫째 날에 일정을 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쿠란다로 가는 기차는 오전 중에 두 편 밖에 없기 때문에 막차인 9시 반 기차를 목표로 숙소에서 케언즈 센트럴 역까지 걸어 갔다.넓은 인도가 펼쳐져있고 양 옆으로 상점가들이 있는 풍경인데 역까지 가는 길이 왠지 모르게 수원 인계동, 일산 라페스타가 떠올랐다. 그렇게 풍경을 감상하면서 걷다보니 역에 도착하였고 무사히 기차 티켓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돌아가는 티켓은 기차가 아닌 스카이레일(케이블카) 티켓으로 구매하였다. 기차에 앉은 후 심카드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 하였지만 아마도 호주 주소가 없기 때문에 카드 결제에 실패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냥 데이터 안쓰고 이번 여행을 보내기로 결심하였다. 일단 기차 타는데도 성공했고 창밖에 무한하게 펼쳐진 갈대 밭과 강아지들을 산책시키는 호주 사람들을 보니 드디어 마음이 안정이 되었고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안심이 되었다.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호주 사람들의 여유가 느껴졌다. 기차는 점점 마을을 벗어나 산 속으로 향해 가고 있었고 높은 곳에서 보는 마을과 바다의 풍경만으로 힐링이 되었다.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는 최고였다. 기차 안의 분위기는 엔틱하였다. 100년도 넘은 기차인데 내부도 잘 보존되어 있었다. 내가 탄 칸에는 일본인 직원 분이 있어서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서 편하게 대화도 나누었다. 기차값이 비싸긴 했지만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야마가타와 센다이를 이어주는 센잔선의 풍경 혹은 고야산에 가기 위해 탔던 난카이철도 느낌도 났다. 거대한 폭포들도 지나가는데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여서 달리기도 하였고 쿠란다에 도착하기 전에 배론 폭포역이라는 곳에 잠시 정차해서 사진을 찍거나 산책할 시간을 주기도 한다. 거대한 폭포를 보니 토치기현 닛코시에서 보았던 케곤 폭포가 떠올랐다. 웅장함은 케곤 폭포가 더 나았던거 같기도 하다 케곤 폭포는 엄청 가까운 거리에서 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여기서 본 배론 폭포는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폭포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폭포 구경을 마친 후 다시 기차는 쿠란다로 향했다.
폭포에서 쿠란다역까지는 금방이였다. 쿠란다역에서는 와이파이가 되었기에 역 플랫폼에 테이블 석에 앉아서 폰을 사용하면서 조금 휴식을 취하였다. 쿠란다 역을 벗어나자 어젯 밤부터 제대로 먹지 못하였던 허기가 느껴져서 역 나오나마자 바로 앞에 분위기 좋은 식당이 있었다. 쿠란다호텔이라는 곳이 였으니 아마도 1층은 식당이고 숙박시설일 수도 있다. 처음으로 먹는 호주에서 식사이다. 점원에게 추천받은 비프 버거 22달러인가 주고 시켰다. 호주 물가가 비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일본에서 양 적은 버거와 달리 고기가 제대로 들어 있었고 먹고 나니 든든하였다. 와이파이도 되는 곳이라서 폰도 자유롭게 사용하였다. 그렇게 다시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으로 쿠란다 마을 탐방을 시작하였다. 상점가들이 밀집되어 있고 쇼핑에는 별로 관심이 었기에 그냥 슥 둘러보았다. 그 외에 관광객을 위한 나비 박물관, 새 동물원, 코알라 동물원 같은 시설들이 있는 곳이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경치가 아름다워서 그냥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었다. 조금 특이한 점은 관광객 이외에는 양아치 같아보이는 사람들 비율이 높은 거 같다. 호주 원주민 애들이 맨발로 무리지어서 돌아다니고 있고 흑인 같은 아저씨들이 레게 음악틀어 놓고 춤추고 있다. 그리고 케언즈랑 쿠란다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인줄 모르겠으나 길거리에서 원주민어린이나 어른이 커다란 피리 같은 걸 불고 버스킹한다. 피리라고 표현했지만 피리랑 생김새가 다르고 그 악기에서 이상한 귀신 소리 같은게 난다. 돌아다니다 보니 작은 교회도 있어서 교회 내부도 구경해보았다. 교회에 책장이 있었는데 교회 관련 낡은 서적들이 많이 있었다. 공짜로 가져가도 된다고 적혀있어서 기념 삼아서 영어로 된 얇은 요한복음을 챙겼다. 관광안내소 근처에 와이파이가 되길래 앉을 곳이 없어서 관광안내소 뒷편에 원주민 양아치 애들 무리에 앉아서 쉬고 있으니까 한명이 헬로 라고 말 걸어서 나도 헬로라고 답해주었지만 그 무리 사이에 혼자 앉아있다 보니 내 가방들고 튈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조금 무서웠다. 아무튼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나는 코알라를 보기 위해 호주에 온 목적이 있었기에 코알라가 살고 있는 코알라 동물원으로 갔다. 마침 하루에 한 번 오후 한 시 반에 코알라를 안고 사진을 찍어주는 코스가 있었다. 사진 찍는 비용이 30-40달러 정도였지만 코알라를 안고 사진 찍을 수 있다는 희소성에 주저 없이 사진 찍는 코스를 신청하였다 코알라가든은 넓지 않았다. 10분 컷이면 다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코알라, 캥거루, 악어 등 호주에서는 사는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한시 반이 되자 코알라와 사진 찍는 장소로 갔다. 꽤 많은 사람들이 코알라와의 사진을 신청했었다. 직원 분은 생산 라인의 공장의 작업원처럼 빠른 속도로 한 사람, 한 사람 코알라와의 사진을 처리해나갔다. 직원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랑 희망하는 사람은 자기 폰으로도 사진을 찍어준다. 코알라랑 찍은 커다란 인화된 사진 플러스 데이터화된 사진파일을 받을 수 있다. 비록 비싼 거 같긴 하지만 결과물을 받고 나니 호주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기념품이 된 거 같다. (일본 집에 돌아와서도 실물 사진을 거실에 전시해놓았고, 다른 사진들은 귀찮아서 인스타에 아직 올리지 않았지만 코알라 안고 찍은 사진은 인스타에 업로드 하였다.) 이제 쿠란다에서 주 목적도 달성하였으니 스카이레일 시간인 세시 반까지 시간 떼울 일만 남았다. 디저트 같은 거라도 먹으려고 두리번 거리다가 노년의 남성 두분이 기타 치면서 야외에서 라이브 음악을 하는 술집이 있었다.한 분은 일렉기타치고 한 분은 어쿠스틱 기타 치셨는데 노래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일렉 기타 실력이 장난이 아니셨다. 음악 장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7080느낌의 내 취향의 곡들이었다. 귀신에 홀린 듯 그곳으로 가서 맥주 시켜서 음악감상을 하며 가게 밖 풍경을 보며 호주 맥주를 마셨다. 최상의 날씨, 가슴을 울리는 기타소리, 그림 같은 풍경, 차가운 맥주가 어울려져서 난 이미 호주 현지인이 된 느낌이였다. 술집의 고객들이 관광객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현지인들이 모이는 곳인듯 하였다. 특히, 술집 손님 중에는 뭔가 무서워 보이는 담배피고 문신한 할저씨, 할주머니, 블루칼라 노동자 같은 분이 많았다. 가게 안에 카지노 기계도 있었다.
세 시쯤까지 거기서 시간을 보낸 후, 세시 반에 스카이레일(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혼자 타고 내려갈 수는 없기에 중국서양 혼혈 외모를 한 남성과 순수 중국계 같은 여성 커플, 호주 퍼스에서 여행 온 호주백인 할머니 손녀 이렇게 다섯 명이서 같이 타게 되었다. 올 때 기차에서 본 경치와 달리, 내려올 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도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케이블카의 특이한 점은 중간 중간 경치 좋은 지점 같은 곳에 내리게 해서 숲 속을 걸을 수도 있고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첫 지점에서 내렸을 때 그 중국 커플들은 커플 셀카 찍는다고 뒤쳐져서 나랑 호주 할머니 손녀 셋이서 스카이레일을 타게 되었다. 안그래도 영어 잘 못알아 듣겠는데 호주 발음이기도 해서 알아 듣기 힘들었지만 영어 토킹을 하면서 내려왔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셔서 한국에서 왔고 일본에서 산다고 하니까 할머니 따님 분이 케이 드라마를 너무 좋아한다고 하셔서 다시 한 번 한류 문화의 위대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손녀가 예전에 일본 여행 갔던 썰을 풀었다. 일본에서 탬플 캣(절 고양이)에게 먹이 준 이야기(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 났는데 카나가와현 에노시마나 도쿄 닛뽀리에 있는 고양이인가, 야마가타현 야마데라의 고양이인가, 일본 절에는 사람들을 피하지 않는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일본 전철에서 사람들이 다 자기얼굴을 쳐다봤다는 이야기 등등을 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알고보니 그 손녀 분도 나처럼 쿠란다에서 코알라랑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그래서 서로 코알라랑 찍은 사진을 보며 자랑하였다. 왠지 모를 동질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손녀 분이 얼굴이 작고 말랐는데 팔, 다리가 정말 길었다. 동양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몸을 가지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내릴 때마다 할머니는 피곤하다고 안가셔서 그 손녀랑 산 속을 둘이서 걷는 시간이 있었다. 나만의 망상이라고 생각되지만 왠지 손녀 분이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데 할머니가 힘들다고 관광포인트에서 안내린다고 해서 나 혼자만 내렸고 다시 케이블카를 탑승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에 같이 탔던 중국계 커플과 셋이서 타고 마지막에 내려오게 되었다. 최종종착지에 도착하기 직전에 놀이기구 롤러코스터 같은 거 탈 때 사진 찍히는 것처럼 사진 찍는 기계가 있는데 그렇게 세명이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냥 호주 할머니, 손녀랑 같이 타고 내려와서 사진찍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케이블카에 내리고 나서 다시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5시 반 버스로 예약을 했었는데 물어보니까 그 전에 오는 버스타도 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 5시 반에 버스가 왔다. 한 시간 정도 버스를 기다리는데 나 혼자 남겨진 그 기분이 너무 처량하였다. 쿠란다에서 본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가족 여행객들, 나는 혼자 여기서 뭐하는 것인가라는 외로움이 덮쳐오며 호주의 논밭과 아름다운 하늘 아래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남은 여행 일정도 이런 외로움과 싸워나가야 할 생각을 하니 일본에서의 일상생활이 그리워졌다.

#호주여행 #케언즈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케이블카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맥주 한 잔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배론 폭포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쿠란다로 가는 기차

#4, INFP 30대 남자의 홀로 떠난 호주 케언즈 여행(7/1-7/5) 코알라

댓글 2

비즈플레이 · j*********

호주 그걸루 댕(?) 경유했어(?)

에릭슨엘지 · x****** 작성자

답이 늦었네요 ㅠㅠ나리타-케언즈 직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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