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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너무 싫다

한국철도공사 · I*****
작성일2022.09.12. 조회수6,208 댓글64

회사 동료는 아버지가 차 바꾸면서 겸사겸사 취업 기념으로 아버지가 타시던 차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는 자기 친구 아들이 취업하더니 차를 바꿔줬다고 눈치를 준다.

고등학교때는 학원비가 부담되신다 하여 다 끊고 혼자 ebs 붙들고 수능까지 봤다.

대학교때는 등록금 저렴한 국립대만 지원하였다. 어떻게든 장학금 받아 등록금 냈고 알바해서 생활비 마련했다.

면접학원에서 너무 빡쌔게 가르친다는 친구의 푸념을 듣고 집에와선 혼자 카메라키고 모의면접하며 쌩쑈를 했다.

본가로 전입신고를 하려 했더니 임대주택 살아서 전입신고를 하면 소득기준이 넘어 쫓겨난다며 나가서 살라고 한다.
나 때문에 부모님 쫒겨나는거는 나 역시 원하지 않기에 LH에 물어봤다. LH에서는 재계약할 당시의 소득만 보기때문에 계약 당시에만 없으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처음 한 번은 경고에서 끝나고 2년뒤 재계약 할때도 문제가 된다면 퇴거하는거라고 한다. 우리집 재계약은 알아보니 1년9개월 후 라고 한다. 그 다음 재계약은 3년 9개월 후다.

이러한 사실을 부모님께 말했더니 모르겠고 쫓겨날까봐 두려워서 안되겠다고 한다. 뭐든지 대충대충 하는 이러한 삶의 태도가 참 싫다. 이쯤되면 그냥 내가 싫어서 핑계대는건가 의심이 된다.

그래서 연고지 장점임 우리 회사를 왔지만 예상과 다르게 자취를 해야한다. 자취를 하게 되었다고 동료에게 말하자
"부모님집에서 돈 아껴야지 왜 자취를 하냐"며 말한다. 이유를 말할수가 없었다. 나에게 연고지는 독이었다. 나에게 연고지는 연고만 있지 살 땅, 살 집은 없었다.

나는 지방에 가더라도 무조건 돈 많이주는 회사로 가야만했다. 나란놈 인생, 내 팔자는 워라벨? 그런거 없이 인생을 돈에 갈아넣어야 한다는걸 지금에 와서야 깨달았다. 지금도 다 포기하고 건설사라도 갈까 고민중이다. 이런 고민을 할 때마다 뭔가 참 억울하다.

연애도 하고싶지만 일찌감치 포기했다. 나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나는 할수 없을것 같은일은 할 수 있다고 말한적이 단 한번도 없고 할수 있다고 한 일은 반드시 해 내었다.

나는 내 가족들, 특히 내 아이들이 생긴다면 죽을때까지 책임져 주고 싶다. 부유하게 살게 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처한 처지와는 다르게 기본적인 의식주는 평생 해결해 주고 싶다. 나는 "다 컷으니 나가야지" 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싶지 않다. 아이가 태어나는것은 부모가 선택하는건데 그 책임을 아이에게 돌리는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인가.

그래서 준비를 해야만한다. 중고로 20만원 주고 산 휴대폰을 계속 써야하고 친구와의 술약속은 시간과 돈이 아까워 아쉽지만 자꾸 피해야만 한다. 하루 식비는 만원이 넘어선 안되고 알뜰폰을 써서 한달 휴대폰 요금을 만 원을 넘겨선 안된다. 나는 그래야만 한다.

연애? 소개팅? 다 돈들어가는 것들이다. 차마 못하겠다. 그리고 연애를 하게 되더라도 가난한 남자친구, 구두쇠 남자친구로 여자친구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냥 연애 자체를 하지 말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연애는 참 부담되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만 하다가 언제 연애하고 결혼하나 싶다. 결국 나는 혼자 살아가야할 운명인가 싶다.

노후 대비 하나도 안 되어있는 부모, 신혼집 구할때 지원받는건 상상 할 수도 없는 나의 조건에 실망할 사람에게 벌써부터 미안해진다. 그래서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연애도 결혼도 글른건가 싶다.

그리고 궁금했다. 나는 부모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다. 정말 저렴하게 자랐다. 가성비 좋게 자랐다 . 왜 우리집은 아직도 임대주택을 살까. 좋은집은 바라지도 않고 전입신고 할 집 마저 없을까.

그러던 중 깨달을수 있었다.
오늘도 아버지는 이마트에서 소고기와 소주를 5만원주고 사와서 꾸워드신다. 하루도 거름이 없다. 그리고 어머니께 사드린 새 휴대폰을 빼앗아 본인이 쓰는걸 보고 인간에 대한 혐오를 아버지께 처음 느꼈다.

나는 항상 중고 휴대폰을 쓴다
나도 새 아이폰 쓰고싶다.
나도 아이패드 써보고 싶다.
나도 애플워치 사고싶다.
그런데
살 수는 있지만
살 수가 없더라..


가난이 너무 싫다.
가난이 너무 싫다.
가난이 너무 싫다.
가장 싫은건 점점 부모님이 싫어진다는 것이다.
혐오로 바뀌고 있다.
가족의 사랑마저 어렵게 하는 가난이 너무 싫다.

나의 삶엔 사랑이 없다. 이성에 대한 사랑도, 가족에 대한 사랑도 없다. 아니, 사랑할 수가 없다.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하면 목표와 멀어진다.

하지만 걱정된다. 돈만 많은 늙은 할아버지가 될까봐. 내 꿈은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것이었는데 이제는 뭐가 먼저인지 정말 모르겠다.

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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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회사 · b*****

손절하고ㄱㄱ연락와도 쌩까자 용돈달라거하면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으라고 ㄱㄱ

카카오 · Q*****

내 주변에 남편이 가난한데 사람만 보고 결혼한 사람들 있어 오히려 책임감있고 생활력 강한 모습 보고 끌렸대 분명 좋은 인연 있을거야!

NAVER · i*********

토닥토닥... 열심히 살았어

폴리미래 · 폴***

밑빠진독은 버려 그냥

새회사 · l********

토닥토닥
한평 안쓰럽고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집에 들어가는 돈 너무 많이 쓰지말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길 바래ㅜ
쓰니 성실하고 똑똑해서 투자도 잘 할거야
하늘이 도울거야

부모님 실비 보험 두개는 꼭 준비해놓고
다달이 들어가는 생활비 같은거 있음 최소화 하자
부모 케어는 장거리 마라톤이야 지치면 안돼
본인이 먼저 살아야함

월드비전 · 폴*******

참 똑부러지는 훌륭한 사람 같네요… 글도 잘 쓰시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시고 계시네요. 현실이 더 드라마같을 때가 많더라구요. 사랑만이 전부의 삶에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또 사랑하며 사시기를! 진정 행복한 길을찾아가시기를! 🙏🏻

삼성전자 · 엘***

ㅠㅠ.. 흙수저로써 와닿는다

삼성전자 · i*********

형 남일 같지 않아... 나랑 거의 같은 상황인 듯...

남 가정사에이래라 저래라 안되지만,

아들/딸은 여름에 샌들 한켤레를 살아도 자기가 번 돈을 허투로 쓴다고 ㅈㄹ 하는 인간이

자기는 페러글라이딩, 섹소폰 온갖 취미를 하고

아들/딸 겨우 대학 들어가서 전부 학비는 장학금에 알바로 생활비 벌면

그 돈 뜯어서 자기 해외 여행 가고...

겨우 회사 들어오니 남들은 집을 해준다 차를 해준다 하는데 당당하게 자기가 차를 뽑아서 니가 내라 하고..

나도 이렇게 살다가 가족이 생기고 연을 끊었어.

정말 힘들었는데 다음에 당신을 보는 자리는 당신 장례식장이다, 상주는 해 주마 하고 연을 끊었고

지금은 부인, 내 아들/딸이랑 나름 행복하게 그리도 꿈꾸던 평범한 집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어.

형. 마음 굳게 먹고, 이 세상에서 형보다 중요한 사람은 없어.

형이 행복해 지는데 부모가 걸림돌이라면, 정말로, 연을 끊어.

부모라고, 낳아 줬다고, 형에 대한 모든 권리가 있는건 아니야.

부디 형이 가장 행복해 지는 길을 찾기를 바래.

뷰웍스 · p*****

완전 똑같진 않지만 저도 비슷한 상황이기에 글쓴이 이해됩니다. 저는 가족도 중요한 것은 맞지만 본인이 가장 0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여유가 있어야 가족도 남도 챙길 여유가 있는거죠. 그런 생각 드시는거면 조금 놓으셔도 괜찮습니다. 글쓴님 사고 싶은거 사고 하고 싶은거 하시고 아무리 가족이라도 무리라고 생각되는거는 선 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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