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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우울증 나아질 수 있을까

비공개 · u*****
작성일2023.10.20. 조회수532 댓글18

* 장문주의 노잼주의 인생한탄주의 반말주의 *

교통사고가 나거나 옥상에서 떨어지고 싶은건 아닌데 그냥 조용히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어.

어렸을때 부모님이 늘 맞벌이를 하셨어서 유치원에 다닐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 유치원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거 같아. 부모님이 사이가 좀 안좋으셨고(가정폭력까지는 안감. 고부갈등 및 성격차로 본인 초등학교 졸업할 즈음까지 큰소리 오가면서 항상 싸우셨어. 심하게...) 지금도 좀 투닥거리시긴 한데 관계는 많이 괜찮아지심.

유년기~청소년 시작기? 부모님 서로 간 사이도 나쁘고 집에 돈은 없고 늘 맞벌이를 하셨어서 솔직히 객관적으로 나한테 신경을 많이 못써주셨어. 같이 다니는 친구가 거의 없었던 거 같아. 초등학생 때 은따? 왕따의 경계쯤의 뭔가를 당했는데, 잘 안씻고 친구도 없었어서... 뭐 때리거나 흔적이 남을 정도의 폭력을 당하진 않았는데 어쩌다 살짝 몸이 부딪히거나 그러면 아 스쳤어 이러고 애들끼리 낄낄대면서 몸 터는 정도? 급식 줄 설때 내가 뒤에 있으면 싫어하는 티를 냈어.

같은 반에 지적장애가 있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비슷한 취급을 받았던 거 같네.(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는 지금도 갈길이 멀지만 그때는 더 심했지. 당연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어땠는지 설명하고 싶어서...) 꽤 오래된 기억이라 특정 장면만 기억나는데 계단을 오르다가 떨어지면 학교에 안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초등학생때 생각했던 기억이 나.

중학생 이후 부모님도 사이가 꽤 괜찮아졌어. 나도 어쨌든 클만큼 컸고 수입도 많이 좋아졌거든. 중학생이 되면서 친한 친구도 생겼고.(지금도 종종 연락할 정도) 그 이후로도 물론 친구관계로 가끔 괴로웠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안정적인 것 같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알바를 쭉 해오다가 어린 나이부터 직장에 다니게 되었어. 뭐 집에 큰 빚이 있거나 이런 사유는 아니긴 해. 대학갔으면 부모님이 그래도 등록금은 대주셨을거 같아. 근데 난 어렸을때부터 돈을 빨리 벌고 싶었거든. 예상하건대 대학을 다녔으면 늘 쪼들렸을 거야... 등록금 외에 최저생활비 정도만 받았을듯.

지금 회사는 고졸한테 주는 급여치고 나쁘지 않고 식대지원도 돼. 겉으로 보기에 조건은 괜찮아서 뭐 커뮤니티에 올리면 고졸에 그만큼 해주는데 없다고 거기 어디냐고 퇴사하면 자기 들어간다고 할 정도. 당연히 좋은 직장 다니는 사람은 쳐다도 안봄. 급여가 처우의 일환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외 아무것도 없음. 돈 괜찮게 주는 거 말고 고졸 처우 노답임. 분명히 누군가 댓글에 관련 내용을 달겠지만... 뭐 고졸과 초대졸, 대졸 등 교육받은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근데 연봉 등등의 그러한 차이가 아니라... 진짜 좀 서러울때가 있음. 고졸 직원들은 뭔 말하는지 알거야.

처우부분에서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회사에 소속감이 전혀 안생겨. 여러 사정으로 팀원이 몇 퇴사하고 팀에 사람이 별로 없어. 사람도 몇 없는데 항상 날 빼고 이야기해. 뭐 너는 우리팀이 아니다! 라고 날 대놓고 배제시키는 건 아니고, 업무상의 중요한 이야기를 말하는거지. 당연하지만 뭐 비중이 큰 일을 하는 건 아니야. 내가 듣든 못듣든 일 돌아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라는 걸 알지만, 내가 사무실에서 내 자리에 앉아있는데도 테이블에 앉아서 그들만의 회의를 할때 우울해져.

비슷했던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 다 퇴사하고 동기는 없어. 소문이 느리고 친구도 없지. 그러다 사람들 다 아는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걸 어쩌다 알게되었어. 현타가 좀 세게 오더라. 회사 몇년간 다녔는데 진짜 난 아는게 아무것도 없구나.(여러가지 의미로)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나 그런건 아니지만, 뭐 모두가 아는 기정사실화된 사실을 지금 알게 됐다는게 조금 충격이었달까. 뭐 팀에도 소속감 없고 동기도 친구도 없으니 회사생활은 당연하게도 재미가 없어. 무계획 퇴사는 집에서 너무 고통받을거 같아서 0같아도 그냥 참고 다니는 거지.

또 앞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전혀 안생겨. 뭐 회의때 빼고 말하는거 보면 알겠지만 내 커리어를 생각했을때 지금의 시간이 그렇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계륵 같은 거야. 버리긴 아까운데 앞으로의 미래를 봤을때 남는게 없을거 같아. 이직할때 도움이 될 게 있을까... 이직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직을 못하는 것도 문제잖아? 나는 내가 성장한다는 걸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

회사에 있으면 늘 내가 멍청하고 모자란 거 같아. 종종 말을 하고 뒤돌아서면 내가 그런 말을 왜 했을까? 그냥 말을 하지 말걸. 내가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에 빠지게 돼. 업무상의 이야기든, 일상 이야기든. 정신이 맑을 때 다시 내가 한 말을 되짚어보면 그게 이상한 말이 아닌데도 말이야.

다른사람에게는 멀쩡하게 보이려고 나름 애쓰고 있어. 일을 막 잘하진 않더라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래도 난 늘 부족한 사람 같더라.

어디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유년시절이 문제일까, 청소년기가 문제일까, 회사가 문제일까. 가끔씩 우울감이 조금 심해지는 날이면 진짜 사라지고 싶어. 겉으로 보기에는 내가 괜찮아 보일텐데. 부모님과 사이도 좋고, 친구와도 잘 지내고, 괜찮은 직장에서 좋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일텐데. 어디 아픈데 없이 멀쩡하고 팀원들과도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일텐데. 정작 나는 그냥 조용히 사라지고 싶어. 친구들과 사진 찍기가 싫더라. 어디에 남고 싶지가 않아. 지울 수 있다면 조용히 다 지우고 싶어.

정말 왜 사는지 순수하게 궁금할 때가 있어. 살아가는게 그렇게 가치있는 일인지. 지금이야 그런게 많이 흐려졌지만 결혼하면 무조건 아이를 낳았을 때가 있었잖아. 그냥 그런식으로 태어나게 된 건데 그게 그렇게 가치있는 일이야? 부모님이 최선을 다해 키워주신 건 감사한데(뭐 객관적으로 최고의 부모는 아니지만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셨음.) 낳아주셔서 감사한지는 모르겠다.

다들 각자만의 괴로움이 있겠지?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깊은 아픔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걸 알고, 내가 있는 곳이 어떻게 보면 바닥도 아니지만(북한도 제3세계도 아니니까) 많이 힘드네.

심리상담센터에서 80인가 썼어. 돈을 태워도 나아지는 거 같지가 않았는데. 상담사가 나보고 우울증이라기보다는 무기력증 같대. 우울증 처방 간당간당하게 받을 정도? 원하면 정신과 연결해준다는데 보험에 안좋을거 같아 생각을 안해봤고.(일단 보험은 다 가입o) 지금은 돈 태우는 거 같아서 관둔지 오래됐다.

뭐 가족이나 친구한테 말하면 좋은 말 해주겠지. 근데 같은 업종도 아니고, 각자의 힘듦이 있으니까 진심으로 위로가 와닿은 적이 없더라. 나만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친구는 놀 때는 정말 재밌고 성인이 된 이후로도 인생을 구성하는 하나의 큰 요소지만 힘듦을 나눌 사람은 아닌거 같아. 어차피 공감 못해. 사람은 자신이 겪은 데까지만 공감이 가능한거 같기도 하고, 나라고 뭐 나와 다른 업종의 사람들을 얼마나 이해하나. 싶기도 하고.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낄 때가 있을까. 내가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정말 잘한 일이다. 라고 느낄 수 있을까.

회사가 규모는 큰데 뜯어보면 ㅈㅅ마인드랑 똑같고 존나 좁아서 비공개로 올림. 몸과 정신이 좀 병들었는데 그거 말고도 편집증같은 면이 있어서 글 문맥 문단 신경 많이씀. 글쓰는데 시간 꽤 걸렸네. 글 시작할때는 흑흑 별로 살고 싶지가 않아...다 그만두고 떠나고 싶다... 하... 이러고 적었는데 다 적고나니 평온해진다. 제목이 간헐적 우울증인게 우울우울하다가 급 평온해져. 왜 이러는지는 모름.

다쓰고 나니 굳이 3900원을 써가면서까지 글을 올려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 물론 엊그제 간헐적 우울이 극심해져서 이미 비공개권에 돈을 썼기 때문에 그냥 올리려고. 비공개를 안할 생각은 없다. 회사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냥 중소니까...

마음이 더 진정되면 펑해야지ㅎ

댓글 18

서울특별시교육청 · ʕ*******

너 이녀석 친구가있으시겠다.....?

난 없는데....그러려니하거지냄

비공개 · u***** 작성자

친구있어도 각자 인생사는거지~~ 아무리 친해도 한계가 있잖아. 성격유형같은거 보면 나같은 사람은 넓고 얕지 않은 소수의 깊은 친구들을 뭐시기 써있던데... 소수는 맞거든? 깊이는... 모르겠다

서울특별시교육청 · ʕ*******

오잉 너도인팁이야?

비공개 · u***** 작성자

아니 인티제

아시아나항공 · 감*****

글을 좀 잘쓰는듯

비공개 · u***** 작성자

칭찬 고마워... 사실 회사에서 칭찬 들은적이 거의 없거덩... 그래서 더 마음이 뜨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 너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아시아나항공 · 감*****

원래 사람이 잘살아도 못살아도 외로운 동물인듯. 죽고싶을만큼 우울할때도 있다가 소소하게 행복하기도 하고 그렇지뭐~ 힘내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작성일2023.10.20.

새회사 · i*********

끝까지 다 읽었어. 글 잘 쓴다
나였어도 회사에서 그런 상황이라면 마음이 많이 상했을거같아. 속상했겠다..
나도 왜 사는지 모르겠어. 특히 무기력하고 이유없는 공허감이 들 때에는 더..
요즘 집근처 공원에 우수수 핀 코스모스 사진찍을 때나, 맛있는 걸 먹을 때, 프로필사진 찍으러갈 때, 요리가 꽤 맛있게 만들어졌을 때 그런 별것아닌 게 가끔 정말 좋을 때가 있더라 내 경우는 그런거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려고 하는편같아 종종 비공개로라도 글 써줘! 글 잘 읽히고 재밌다ㅎㅎ

비공개 · u***** 작성자

재밌다니 고마워ㅎㅎ 회사가 진짜 좁아서 차마 회사이름 걸고 글을 쓸 수가 없다. ㅈㅅ의 탈을 쓴 대기업이야...(현대 삼성 그런데 아님 진짜 아님.)

소소한 취미 나도 시도해볼게! 마음이 병들면 주변의 것들이 무감각해지게 되는데 어떻게든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애써야 그런게 좀 덜해지는거 같아. 코스모스 사진 좋다ㅎㅎ

작성일2023.10.20.

새회사 · i*********

ㅎㅎ응원할게!!! 일단 오늘 푸욱 자면서 일주일동안 쌓인 피로 싹 풀어보자!
수고했엉 :D

작성일2023.10.20.

카카오 · q*****

음 형 보니까 형은 참 착한 사람 같네 왜냐하면 남들에게 피해주는 걸 싫어하는 사람으로 느껴지거든..왜냐하면 남들한테 실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난 굉장한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나도 그저 그런 대학교에 그저 그런 기업에 먼저 들어갔어.. 굉장히 보수적이고 꼰대 문화가 자리잡은 곳이었지. 거기서 나는 일부러 외톨이가 됐어. 남들이 누굴 욕하든 말든 난 일부러 관심도 없었고 관심없는 척 했어. 왜냐하면 난 회사에서는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고 퇴근 후에 이직준비를 위해서지.. 그래서 형도 그걸 즐겨보는 건 어떨까?

물론, 인간은 소속감이 안들면 소외감이 들 수 있어.. 그럼에도 형이 평생 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면 그런건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해. 또한, 형을 피하는 사람들을 굳이 억지로 잘 지내려고도 하지마. 세상에 그들보다 좋은 사람들은 넘치고 넘쳐. 형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는 잘해야해.. 나도 혼자서 매일 공부하고 지내다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 그래서 병원가니까 스트레스 관리를 하라고 해서.. 수영 등록하고 마인드키퍼 먹고 틈 날때마다 산책하니까 그나마 좋더라.. 스트레스 관리는 제일 중요하니까 꼭 관리했으면 좋겠어. 건강은 소중하니까..

형은 좋은 사람이야 힘내 :)

비공개 · u***** 작성자

남한테 피해주는거 진짜 싫어하긴 해. 근데 뭐 이타적인 이유는 아니고 타인이 날 싫어하고 혐오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 욕먹는 걸 회피하려고 아등바등하는거 같기도 하구... 뭐 변태가 아닌이상 욕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징ㅋㅋㅋ

워라밸은 괜찮아서 이직 준비하려고... 금투협 사람인은 필수지ㅎㅎㅎ 언젠가 나와 더 잘 맞는 곳을 만날 수 있겠지... 가끔 이직처에 여기 @회사 태그하는 사람들 있는데 말리고 싶다. 작은 회사가 점차 커진거라 마인드가 ㅈㅅ에 머물러 있어

형도 더 좋은 곳, 원하는 곳에서 잘 지낼 수 있길 바랄게. 정성들여 긴 댓글 써줘서 고마워. 새삼스럽게 세상에 참 다정한 사람이 많구나 감사함을 느끼게 되네. 고마워😊

KCC · Y*****

지레짐작으로 넘겨 짚어서 이야기해주자면
부모에게 사랑받지못했었고,
그사랑을 받으려고 누군가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않으려고하는 성향이 생기거나, 누군가를 기쁘게해주고 싶은 마음이 일차적으로 커져.

그 대상이 부모라면,,, 부모에게 사랑받을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중 하나는 좋은 직장이고 안정적인 수입이기도하지. 그게 어느새 내 기준이 되고
인정받지못하면 실패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돼.

어렸을때는 부모님의 인정을 받고싶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정을 받고싶은 대상은 확대되어 부모님뿐만아니라 대중의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생겨.
거창한 인정이 아니라,, 그래도 너정도면 평균이상은 한다라는 평범한 사람이되고싶은 인정,, 하지만 내가 생각할땐 뭔가 평범한가? 나정도면 괜찮나?라는 의심이 들기시작하고 실제론 아무도 신경쓰지않는 나만의 기준속에서 아등바등 올라가려고 노력해.
하지만 그게쉽지않고 나는 실패자라는 생각이 멤돌때가 있어. 그때 우울한감들이 올라오고...

내가 생각했을때 중요한건 힘들겠지만 자신이 누군가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들을 좀 비워내고
평범의기준을 조금씩 낮춰가면서 좋은 짝을 한번 찾아봐. 그리고 그 둘만의 세계를 새롭게 구축해나간다면 남들의시선은 크게중요하지 않은 시점이 올수도있어.

비슷한경험을 겪은 사람이 가까운곳에 있어서
교만스럽게 글쓴이를 판단하고 수많은 해결책중 하나를 제시해봤어 ㅎㅎ

새회사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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