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블라블라

나의 해외 이직 스토리 (엔지니어)

새회사 · f*****
작성일2021.06.29. 조회수3,044 댓글10

안녕

웹에서 눈팅만 하다가 앱으로 가입을 했는데
새벽 두 시에 멀거니 창문밖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들이나 보고 있자니 잠이 안와서 그 동안의 이직 썰을 풀어봄

십여년전 군대마치고 홀로 도불
대학+대학원 공짜로 다님

여긴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인턴(stage)이 의무라.. 보통 인턴->정규직 코스로 많이 가긴 하는데.. 하 프랑스텔레콤(orange) 하나 넣었다가 면접보고 떨어지고 (오픈스택🤬) 그냥 국립과학연구소(CNRS) 산하 학교 교수님 렙에서 맘편하게 함.. 학점은 그럭저럭 받음 (16/20)

그렇게 졸업을 하고.. 면접 서너군데 다녀봤는데.. 뭔 인력사무소 같은 곳에서도 면접 봤었음 (물론 엔지니어 인력사무소) 근데.. 전부 연락 안오고.. 중소기업 같은곳도 봤었는데 결국은 황.

뭐 이렇게 인생 망하나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면접 본 회사에서 날 까먹고 있단 리크루터(도 신입이었음 경력신입 ㅋ)하고 연락이 극적으로 다시 닿아서 결국 계약서에 도장 찍게 됨
연봉 얼마 원하냐고 해서 소박하게 사천만(30K€) 땡겨주세요 했지만 그건 너무 낮다고 알아서 35에 맞춰줌 (한국돈 4.5천?)

> 첫번째 회사 : SI - 프랑스에서 가장 큰 곳 중 하나
> 연봉 35K€ 정규직 파견엔지니어
> 연봉을 13달로 쪼개서 한 달치는 보너스개념으로 전반기에 반 후반기에 반 넣어줌 (6월/12월)
처음에 SI가 뭐하는 곳인지 몰랐다가.. 출근 첫날에 inter-mission (미션과 미션사이에 잉여인력들) 낙오자들과 같이 교육받으면서 아 이곳은 적자생존 알아서 밥값해야 하는 곳이구나 깨달음 (보통 신입들은 수습기간 - période d'essai - 라고 있는데 3달에서 6달.. 그 기간동안 고객사 미션 못찾으면 그냥 fired)
안 짤릴라고 매일 칼출근, 이력서랑 뭔 자기평가 같은걸 겁나게 함.. 영업사원들 (미션 물어다 주는 인간들) 앞에서 뭔 발표도 많이 했고.. 결국 프랑스판 한전(EDF) 자회사의 빅데이터쪽에 시스템 엔지니어로 들어가게 됨
거기서 또 거의 2-3인분.. (뭐 하둡 클라우데라 R 이런거에 연계된 리눅스시스템 + HPC + 빅데이터 프로젝트 디플로이하는 dev/prod env 설치 관리 자동화 등등..) 시키지도 않았는데 딱봐도 아 얘는 그 일 많이하는 헬**출신이구나 할 정도로 일을 함 밤 열한시에 건물 문닫는 경비아저씨 본적도 많음
일을 이렇게 해대니 고객 회사는 좋아죽음 그래서 1년 지날때 쯤 인프라가 커지고 하니까 나를 사수 삼고 아래에 하나 더 붙여준다고 뭔 주니어를 데려왔는데 (물론 우리 SI회사에서 하나 더 - 내가 일잘한다고) 그넘이 완전 노베이스 개막장 무개념이라 급빡쳐서 어느날 밤 몬스터에 업뎃된 이력서를 올려버림. 하.. 올린날 아침 일곱시 오십삼분부터 뻥안치고 전화랑 음성 문자 메일 오십통 넘게 받음 (나중엔 전화기 끔) 우리 매니져가 회사 인사팀 연락받고 (인사팀이 몬스터에서 내 이력서를 봄 😅) 담당매니져가 나에게 면담 요청. 나는 신입 짜르고 월급 올려줄 것을 요구. 신입은 결국 짤렸는데 월급은 9%이상 힘들다고 해서 바로 사직서 (lettre de démission) 날림.. 참고로 여긴 정규직이면 3달전에는 등기로 보내야됨.. 고객사는 날 정규직 채용하고 싶어했으나..채용프로세스가 너무 지지부진해서 박차고 나옴

> 두번째 회사 : 퍼블릭 클라우드 프로바이더 - 유명한 시스템회사의 자회사
> 연봉 38K€ 정규직 no파견
> 전 회사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몰래 1차 면접 봤던 회사가 있었는데.. 어찌어찌 2차(실기면접) 3차(동료면접) 4차(팀장면접) 을 통과하여.. 붙게 됨.. 여긴 태생이 약간 스타트업이라.. 목요일 오후에는 goûté (간식) 시간 금요일 오후에는 롤타임(다들 맥 펼쳐놓고 롤질..) 분위기는 널럴한데 팀이 오퍼레이션 팀이라 뭔 L2L3티켓이 겁나많아서 클라이언트 응대하다가 결국 짜증 폭발. 수습기간에 내가 나간다고 사직서 날림.

> 세번째 회사 : 돌고돌아 다시 SI - 본적은 캐나다 회사
> 연봉 43K€ 정규직 파견엔지니어
> 첫번째 회사 파견때 사귀어 둔 다른 파견동료의 원SI회사. 를 소개받아서 들어옴. 연봉은 좀 오름.
여기서 운명의 거대 유통업체의 미션에 들어옴. 그 전에 이 회사는 디지털쪽은 거의 90% 외주를 주고 있었는데.. 관리빼곤 장점이 하나도 없어서 (예를들어 새로운 feature라든가.. 뭐하나 추가하려면 한세월) 그리고 더 늦기전에 온라인쪽에서 쇼부를 봐야한다는 각오로 돈을 쏟아부어서 흡사 지금의 네쿠당뭐시기마냥 엔지니어들을 쭉쭉 빨아들이고 있었음.. 아무튼 거기에 대부업소(devops) 엔지니어로 들어옴
그렇게 1년을 개빡씨게 또 일하자 (이직때마다 휴가를 돈으로 받아서 휴가도 없이 ㅠㅠ) 고객들에게 인정을 받고.. 동시에 회사 동료들과 친해지자 이 업계가 돌아가는 이치를 이제야 깨닫게 됨.
"아 SI 이 거머리새끼들"
그래 사실 우리는 뭐 앵벌이? 꿀벌이? 이런거 였던거야.
돈통이랑 꿀통 빨아먹는 새끼들은 알고보니 따로 있었음
하루 일하는 일당.. 뭐 비싸다면 비싼데 아무튼 절반 이상은 회사로 낼름. 하고 우리는 쥐꼬리 월급 + 상품권 50€짜리 연말에 한 장.. 안 해 ㅅㅂ

> 네번째 회사 : 내 회사
> 연봉.. 매출에서 월급받고 배당받음
> 세번째 회사 뒤통수 때리고 이직 선언. 원래는 스위스..가고 싶었는데 국적 미리 안바꿔서 fail. 링크드인에서 오퍼 온 다른 회사 정규직 들어갈까 하다가 원래 일하던 고객사(유통회사)에서 자기네 정규직으로 오든가 아니면 프리로라도 일 할 생각 없냐고 해서 ㅇㅋ 하고 법인 차림 그리고 일당은 내가 다 낼름. 일은 아직도 많이 하긴 하는데 새로운 것도 많이 만져보고 해서 재밌음 뭐 언제까지 이 고객 회사에서 일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프리랜서로 당분간은 가야될 각.. 근데 세금 많다 하...

결론...연봉을 올릴려면 1년마다 이직이 답입니다 😂

이렇게 써놓고 보니 길기만 하고 노잼

미안

댓글 10

태광실업 · 척***

열심히 써줘서 고마부어

서울시설공단 · t*****

내가 경험못한거라 너무 재밌고 신기한데 ㅋㅋ

삼성전자 · ꕤ**

엔지니어 나도 해외로 가고싶댜

두원공조 · h*****

읽진 않았지만 일단 와드

새회사 · 🥭*********

와.. 나도 지금 프랑스인데 같이 일하는 회사 프랑스인들이 하는 루트가 딱 이래. 처음 봤을 때는 뭐지.. 했는데 일 잘하는 친구들은 1-2년 안에 쇼부 보고 더 좋은 조건으로 계속 옮기더라고.

그 중에 매니저급 아저씨는 쓰니처럼 1인기업으로 돈 많이 받고 다니시고..ㅎㅎ

공돌이기는 하지만 분야가 아주 달라서 평생 만난일은 없겠구나. 타지에서 항상 몸 건강하시고 행복한일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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