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블라블라

상대적 박탈감

새회사 · 악*****
작성일2019.02.12. 조회수2,775 댓글31

최근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30대로, 나보다 나이들은 비슷하거나 조금 많다.
신발이나 가방같은 아이템에 돈을 엄청 쓰는 것 같고 정말 잘 안다. 나는 좋은 옷 사 봐야 한섬이나 클럽모나코 딱 이 정도. 그 마저도 잘 안 산 다.

신발이나 안경같은 아이템에 백만원 넘게 쓰는 건 내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는 일이라서 위화감이 들었다. 명품가방이었다면 오히려 친숙했을지도 모르겠다.

월급 받는거 반 저금하고 나머지는 쓸거 쓰고 남는거 모아서 해외여행 일년에 한두번정도 간다.
맛있는거 먹으러 가는거 좋아하지만 한 끼에 10만원 넘으면 망설여진다. 그 정도 가격의 식사는 1년에 한두번 이상은 가 본 적 없다.

외제차는 생각도 해 본 적 없다. 부모님이 사 주신 준중형 국산차 얌전히 끌고 다니는데 사실 그 마저도 잘 안 갖고 다닌다. 그런데 다들 외제차만 끌고 다닌다.

이제 막 30대 초반, 또래 대비 돈 적지 않게 받으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외제차에 큰 집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패션 아이템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다.
지금 연봉에 2배 정도 받으면 저렇게 쓰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금수저거나 저축을 안 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렇다면 난 뭘 위해 이렇게 저축하며 지내는거지? 이렇게 모아도 1년에 3천을 못 모으는데.

날 위해 내가 쓰는게 뭐가 있나.. 난 책 많이 사고 공연 많이 가는데 둘 다 많이 해 봤자 1년에 2백도 못 쓴다.
여행 1년에 한두번 가도 1년에 많이 써 봐야 6~7백 쓰는 것 같다.

초년생 때 부터 너무 당연하게 저축을 해 와서, 갑자기 내 근본적인 생활/소비 패턴마저도 의문이 들어버렸다.
우리집은 금수저가 아니라서 저렇게 살려면 저축을 버려야한다. 행복하긴 하겠다 한달에 버는 돈 다 쓰면.

그냥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에 만족하며 사는 삶이었는데 저런 삶도 이렇게나 많구나 싶으니 좀 허무한 생각도 드네. 그래도 난 열심히 저축하는 방법 뿐이니까 그냥 다른 세상 얘기는 듣기만 해야겠다.

비교하면 끝도 없으니 소유보다 존재하는 삶을ㅜㅜ살아야지. 에리히 프롬이나 다시 꺼내 읽어야겠다.

그냥 생전 첨 느껴보는 상대적 박탈감에 쓰는 푸념글..

댓글 31

LG전자 · l********

일년에 책 공연 여행으로 천만원쓰고 부모님이 국산중형차 사줬다 = 최소 동은수저아니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 i********

나도 위로할려다 의아해서 씁

공무원 · !*********

역시 상대적박탈~~

LG전자 · l********

거기다 일년에 삼천을 저축해? 그냥자랑글인데

서울대학교병원 · i******

나도 공감!
힘들지만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거자낭?
그사람들은 그들만의 이유때문에 욜로 또는 주머니 사정대로 쓰는걸 수도 있고...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자. 나도 이게 젤 힘듬

LG CNS · 귀**

10만원 밥 먹는 사람 없고 매년 해외여행가는 사람 흔하지 않아!
쓰니도 충분히 부르주아야

현대로템 · 롸*

부족하지 않은 삶이야.
난 오히려 형이 부러운데?

카카오뱅크 · b*****

잘 살고 있네. 그냥 모으기만 하지말고 부동산이나 해.

서울특별시교육청 · ☆*****

이미 많이 풍족하게 살고 있는데? 다 자기만의 삶이 있지 뭐. 쓰니 부러운 삶 살아도 결국 만족도는 쓰니만큼일걸? 계속 하다보면 그냥 익숙해지고 그냥 그럴거 같은데

국민건강보험공단 · d*********

알차게 잘 살고 있네

새회사 · 악***** 작성자

다들 따뜻한 말 해줘서 고마워 낼부터 다시 힘내서 내 인생을 살게!!!😌❤️❤️

공무원 · !*********

내일은 악플러로!!

새회사 · 악***** 작성자

뮈아내ㅜㅜ난 인정해 나으 찌질한 모습과 괜찮은 모습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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