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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면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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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 10분? 15분? 쯤 늦을듯. 지금 나와서 가는 중. 미안미안.'
이대리의 스마트폰에 M이 보낸 카톡 알림이 떴다.
조금 늦는다는 M의 말에 이대리는 서점에서 더 시간이나 보내다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M에게 천천히 오라고 답장을 보낸뒤 경제/경영 코너를 둘러봤다.
눈을 돌리자마자 가장 위쪽에 진열되어 있는 베스트셀러가 눈에 들어왔는데, 검은색 표지에 황금색 글씨로 제목이 크게 써 있었고, 책 귀퉁이에는 50 살쯤 되어보이는 대머리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웃고 있었다.
머리가 반딱반딱 빛나는 그 남자는 책의 저자인 것 같았는데, 관상만 봐도 돈이 많아보이는 아저씨였기 때문이 이대리는 믿음이 갔다. 대머리는 뭔가 알뜰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패배하지 않는 트레이딩 기법_증권가의 전설이 말해주는 비밀>
'호오.......'
이대리는 이내 책을 집어 목차를 펼쳤다. 시선을 내려가며 찬찬히 읽다 보니, 맨 마지막 11장에서 전체 내용을 마무리하는 구성으로 씌여진 책 같았고, 이대리는 시간이 없었으므로 11장을 바로 펼쳤다. 지금 키티코인을 어떻게 매매할지 참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1장을 천천히 읽다 보니 이대리가 찾던 내용이 나왔다. 주식의 매수와 매도 타이밍에 관한 것이었다.
'........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면서 파는 것을 어려워하지만,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손절입니다.
하지만 막상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매도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본인이 투자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스탑로스 (Stop-loss) 를 위해 자동매매를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본인의 허용 손실율을 초과해서 손실이 나면 주식이 자동으로 팔리도록 설정을 해놓는 것이죠. 이익에도 자동주문을 걸어놓기도 하는데, 갑자기 급등한 주식은 원래 추세 가격대로 돌아오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상승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자동주문을 걸어놓는 것입니다. 초보라면 양 쪽에 모두 주문을 걸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대리가 저번에 유투브에서도 봤던 그 내용이었다. 실제로 저번에 유투브를 보고 자동주문을 걸어놓은 덕에 정찰병으로 보냈던 100만원도 15%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이기에, 이대리는 이게 정말 맞는 말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만약 조과장도 작전에 당한 거라면? 조과장도 그냥 돈이 많은 개미일 뿐인데, 그도 어디 나쁜 놈들에게 속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조과장이 나를 속인 거라면..? 아니다. 조과장님이 그럴리가 없지. 이대리는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어찌됐든 이대리가 가지고 있는 키티코인은 실체도 기술도 없기 때문에 언제 휴지조각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코인이란 생각을 떨쳐낼수가 없었고, 이대리 맘속 깊은 곳엔 항상 키티라는 불안감이 고양이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거기에다 투자한 돈이 얼마인데, 홀랑 다 까먹으면 다시 신입사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이대리는 곧 이사도 가야 했기 때문에, 전세금에 넣으려면 이 돈은 잃어선 안 됐다. 절대로.
그 때, M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야, 나 이제 도착했어. 어디야?"
"어어, 나 그 앞에 교보문고. 지금 나갈게."
"오키. 빨리 나와라. 여기 사람 엄청 많아. 누가 연설하나봐. "
"알겠어~"
이대리는 걸음을 서두르며 M과 만나기로 한 곳으로 향했다. M이 있는 쪽으로 갈수록, M이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내 이대리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어깨를 왼쪽, 오른쪽으로 꺾어가며 이동해야했다.
이대리가 지나가야 하는 서점 앞 광장에서 정치인 한 명이 연단에 올라 한창 연설을 하고 있었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가만히 서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탓에 그 넓은 광장이 꽤나 빽빽했다. 그 속에서 이대리는 수 많은 군중을 해치며 지나가고 있었는데, 눈과 손은 스마트폰에 고정시킨 채였다. 정확히는 코인 거래소 어플에. 조과장 말대로 언제 키티코인이 출발할 지 모르니, 지금 당장 자동매도를 걸어놔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포마드를 반 통은 쓴 것 같이 빳빳한 머리를 한 정치인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말을 이어갔다.
"...... 요새 수 많은 국민들이 주거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
'아 이거 자동주문을 저번에 어디서 걸었더라... 아, 여기 있네.'
"그런 어려움을 해결해드리기 위하여, 이번에 저희 정당이 새로운 주거정책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
'목표 수익률을 몇 %로 해야하지... 저번엔 15%로 하긴 했는데....'
"이번 정책의 요지는 주거비 마련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을 위하여, 나라에서 저렴한 월세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아냐.. 그래도 서울에 집 살 수 있을만한 돈 만들려면, 크게크게 가야지.'
"이번 조치로 현실적으로 주거에 어려운 분들에게 장기 계약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
'30% ? 아니야.. 잘 생각해. 이번 껄로 돈 보태서 신혼집 사야 되잖아. 나도 파혼당할 순 없지.. 으으.. '
"사실, 오늘날 주택가격 급등과 주택시장 교란은 대부분이 투기세력에 의해 발생한 측면이 있습니다. "
'40% ? 사실 그 정도도 진짜 대박이긴 한데.. 그래도 여자친구가 가져오는 것에 비해 좀 적잖아... 이제 전세는 지긋지긋한데... 후... 집 사기 너무 힘들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주택시장의 주거수요를 흡수하고, 투기매물의 감소를 노림으로써 시장의 정상화를 노리겠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월세 주택은 10년 후에 반납하시면 됩니다. "
'그래. 50%로 하자. 그래도 그 정도는 먹어야, 몰래 모은거랑 합쳐서 가져갔을 때 상견례에서 혓바닥이라도 움직일 수 있지. 안 그럼 밥 먹는 동안 강제 묵념이다. '
"여러분, 주택 가격 상승이 근로자의 주된 소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비 이성적인 생각이, 현재 이 상황을 초래한 것입니다..... "
'좋아.. 자동 매도 수익률은 50% 로 설정하고... 손실은 ... 헤헤. 30%로 해야겠다. 50% 잃으면 진짜 한강 물 온도 체크하러 가야 할 수도 있으니까.... '
"....이번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객님의 [매도]주문이 [50%] [수익]에 [전량] 자동예약 처리되었습니다.'
'고객님의 [매도]주문이 [-30%] [손실]에 [전량] 자동예약 처리되었습니다.'
"와아아!!"
연설이 끝났는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그 사이를 비집고 이동하던 이대리는 예약주문을 끝내고 조금 더 이동한 후에야 간신히 인파가 좀 한적한 곳으로 나올 수 있었고, 그제야 조금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주문에 집중하느라 연설 내용은 잘 듣지 못했지만, 집 가격이 어떻고 월세가 어떻고 투기세력이 어떻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대리는 정책이야 어떻게 되었든, 그냥 자신이 몸 누일 집 하나가 필요할 뿐이었다. 너무 멀어서 하루에 출퇴근만 세 시간씩 걸리는 곳만 아니면 되는. 그냥 보통의. 평범한 집. 나름 열심히 살았으니 그 정도는 소소하게 욕심을 내도 된다고 생각했고, 주변의 선배들을 보면 다들 그렇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들어서는 그런 생각이 더 이상 '소소한' 욕심이 아니긴 했지만.
'잠깐만, 나도 집 사서 가격 오르기를 바라긴 하는데.. 그럼 나도 '투기세력'인가? '
그 때 저 앞에서 M이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게 보였고, 이대리는 하던 생각을 멈춰야 했다.
--
"몇 분이셔?"
"아, 저희, 둘이요."
"술은? "
"저희 일단 테라 하나만 주세요. "
"언니, 4번 테이블에 두개 해줘요~"
이대리와 M이 찾은 곳은 메뉴가 하나 밖에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사람 수가 곧 주문이 되는 곳이었다. 식당 안쪽에 바랜 벽은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내부가 좁은 탓에 웃다가 고개를 젖히면 뒷사람과 부딫히기도 하는 곳이었지만, 30년 동안 닭갈비 하나만 팔아서 살아남을 정도로 맛이 좋아서 그런지 언제나 자리는 만석이었다.
이대리와 M은 매장 분위기가 좋거나 요즘 유행하는 음식을 파는 곳을 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구수한 곳이 땡겨서 이런 노포를 찾을 때마다 본인들이 진짜 아저씨가 다 되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저씨 이대리는 등받이 없는 양철 의자에 철푸덕 앉았고, 물컵을 집어 물을 따르며 말했다.
"아, 내일 출근이네. 출근하기 너무 싫다.오늘 집에 가는 길에 누가 차로 아주 살짝만 쳐 줬음 좋겠어. 한 3일 누워서 쉬게.
아님 누가 회사에 누가 폭탄 하나 안 터뜨리나.. 아무도 안 다치고 그냥 하루 폐쇄할 정도로만.. "
그때 다가온 아르바이트 아주머니가 무심하게 생양파와 당근, 고추, 그리고 양파절임을 세팅하고 갔다. M은 물을 마시며 말했다.
"나도... 내일 연차 쓰고 싶다... 지금 쓰면 부장한테 꿀밤 맞겠지....?"
"어.. 음.. 아니야. 때리진 않겠지. 별건 아니고 그냥 미친놈이라고 생각할거야"
"흠... 그 정도면 남는 장사인데...."
M이 아쉬워하던 도중, 아주머니는 큰 무쇠 후라이팬을 들고 다시 돌아와 닭갈비를 세팅했다. 대충 썬 것 같은 양배추와 닭고기, 떡과 고구마 위에 얹어진 빨간 양념과 그 사이 힐끗힐끗 보이는 당면. 사실 들어가는 재료에는 별 거 없는데도 이 집 닭갈비는 매번 맛이 기가 막혔다. 먹어도 먹어도 생각나는 걸 보면, 마약전담반이 와서 성분조사 한 번 해봐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대리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였으니까.
아주머니는 역시 무심하게 불을 키고는, 오늘 하루만 수백번은 말했을 대사를 뱉으며 사라졌다.
"늘러붙지 않게 저어가면서 드세요~"
이대리는 아주머니로부터 주걱을 바통터치받아, 마약볶음 2인분을 젓기 시작했다. 그때, 마약중독자 M이 입을 열었다.
"야. 나 할말있다."
이대리는 평소답지 않게 할말을 미리 말하고 하는 M이 이상했고, 눈은 닭갈비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어. 뭔데."
"나 집 사려고. 곧 계약한다."
이대리는 닭갈비를 젓다 말고 눈이 동그래져서 M을 쳐다봤다.
'야. 너까지 그러면 안 되지. '
'암묵적으로 우리 둘은 무주택 라이프 같이 즐기기로(...) 했잖아.'
'너까지 가면 나는 어떡하니. 가지마 친구야. 응?'
' 이제 집 없는 거 나밖에 없네? 나 진짜 어떡하냐.'
'키티코인 언제 오르지.... '
'아 그런데 맞아. 축하해 줘야지. 축하.'
"아 진짜? 대박이네?!
어디에? 어떻게? 얼마에?"
"다 방법이 있지 임마, 어떻게 했냐면..."
어느새 뒤에서 빨간 치마를 입은 아주머니가 돌아와 무심하게 말했다.
"눌러붙지 않게 저어가면서 드세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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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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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글자 요약 좀 해줘 누가
못읽겠다
목구멍에 이유식으로 만들어 넣어주든가
링거로 놔줘
삼일회계법인 · L******** 작성자
ㅋㅋㅋ 대안을 강구해보겠습니다
현대미포조선 · ㅂ**
트레이딩 블라블라보고 그냥 댓글로 왔는데…
요약좀..
공무원 · |********
뒷내용 넘궁금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