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부동산

(펌글) 대치 동부 센트레빌 재건축 비화

삼정KPMG · !*********
작성일2021.05.31. 조회수3,119 댓글23

인터넷에 재밌는 글이 있어 한번 퍼와봅니다.

청실 78년 입주
은마 79년 입주
대치 주공 고층 3단지 80년 입주

같은 동네에 거의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인데

대치 주공은 2005년 동부센트레빌 재건축 입주
청실은 2015년 래대팰 재건축 입주
은마는 아직 재건축 못함.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듯.. (아래부터는 펌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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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L부장의 책상 위에 부하 직원이 결재 판을 올려 놓았다.

“이게 뭡니까?”
“대치주공 고층 재건축 조합장이 보낸 공문입니다. 8월 30일까지 조합 대여금과 확정 도급가를
처리해 주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 총회를 다시 하겠다고...”
“허... 아무런 물정도 모르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작열하는 7월의 태양이 뜨거운 열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L부장은 등을 돌리고 사무실
유리창 브라인드를 끌어 내렸다.
L부장 책상 옆 회의 테이블 위의 일간지에는 ‘현대건설 부도 위기’라는 경제면 톱기사가 실려 있었다.
삼성은 8월말까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괘씸죄를 물어서 어리석은 조합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생각만 반복할 뿐이었다.

삼성은 독보적인 1위 기업이었다. 1990년대 후반기부터 시작된 삼성의 독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1등’이었다. 2위의 현대건설은 부도설로 신규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3위의 대우건설 또한 워크아웃 상태로 국내에는 대적할만한 기업이 없었다.

삼성건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막대한 수익으로 들어오는 자금을 대여해, 국내 주요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이주비로 풀면서 엄청나게 많은 물량을 수주해 놓았다.
서울 시내 곳곳의 대형 현장들에는 대부분 삼성의 깃발이 꽂혀 있었다.
삼성은 일단 추진 속도가 빠르고 수익이 확실한 조합부터 사업을 개시하였다.

도곡동에는 매봉터널옆 도곡주공 고층아파트 재건축이 삼성래미안 이라는 이름으로 입주를 앞두고
있었고, 타워팰리스 1차가 공사 중이었다.
1995년도에 계약해 놓은 대치주공 고층 재건축 현장은 12층 고층 아파트라 비례율이 제대로 나올지
의문이었고, 조합 추진 속도도 느려 안전 진단만 받아 놓은 상태였다.

더욱이 삼성이 점령해 놓은 재건축 현장에 타 시공사가 ‘출사표’를 던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메이저급 시공사들은 삼성과 콘소시엄 형태로 잠실주공 재건축 등 대형 현장을 공사 중이었고,
삼성의 비위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 9월 대치주공 고층재건축 조합은 국내 도급 순위 20위까지의 시공사에 일일이 대치주공
고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해줄 것을 바라는 공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마감일까지 어느 시공사도 지명원을 내지 않았다.

C조합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삼성에게 길들이기 당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C조합장은 화장실로
가서 수도 꼭지를 틀고 얼굴의 땀을 닦아 내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니 조합 소파 위에 웬 노란봉투가 하나 놓여 있었다. 봉투를 뜯어보니 동부건설에서 발송한 시공사 참여 의향서였다.

“동부 건설이라...”

동부건설은 도급순위 19위의 회사였다. 조합은 삼성이 자신들이 차지한 시공권에 쐐기를 박기 위해
약한 건설사를 들러리 세운 것이려니 하고 생각했다.

2000 년 10월 17일 오후, 가을날의 따스한 햇살이 떨어져 구르는 낙엽 위에 반추 되고 있었다.
대치동 한 교회에서는 대치주공 고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총조합원 551명 중 507명이 참석했다. 시공사 재선정 참여사는 삼성건설과 동부건설 두 군데...
보안업체의 삼엄한 경비 속에 투표가 끝나고 조합장이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238표, 동부건설 269표!”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조합 총회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날 동부건설의 대반란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요소는 양 사가 제시한 공사비와 그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도급제와 확정 지분제 등이었다. 삼성이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302만원, 동부가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252만원이었다.
여기에 삼성은 도급제를, 동부는 확정 지분제를 약속했다.
더욱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대치주공 고층아파트에 도배되다시피 붙어 있던 게시물,
즉, 삼성이 시공중인 인근 매봉터널 옆 도곡주공 고층아파트의 도급가 인상으로 인한
조합원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이었다.

그로부터 4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대치고층 주공아파트는 순조롭게 재건축되어 29층 7개동의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이라는 이름을 달고 도곡역에 우뚝 섰다.
아파트의 꼭대기에는 선명하게 ‘동부센트레빌’의 로고와 브랜드가 달린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으며,
아파트 평당 가격은 삼성의 타워팰리스를 누르고 국내 최고가 아파트 랭킹 2위에 올랐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670번지. 총 대지면적 14,865평, 용적율 297%, 녹지 비율 40%의 타워형
고층 아파트. 45, 53, 60평형의 대형 평수로만 구성된 총 805 세대의 중대형 단지로,
지하 통로로 연결된 도곡역에는 3호선과 분당선 지하철이 연결된다.
모든 평형이 4 Bay이고, 남향 배치이다. 1층은 전부다 필로티로 처리했고,
지상의 마당 전체는 옥외주차장이 없는 다양한 조경의 쾌적한 녹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과 2층은 세대당 3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한 종합운동장만한 크기의 거대한 주차 공간이다.

보통 일반 아파트들이 가지고 있는 24평, 33평 등의 소형 평수가 없고, 고급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시스템들, 즉, 정문에 차량이 통과하면 가구 내로 알려주는 차량 귀가 알림 시스템과 중앙 집진식 청소시스템, 그리고, 전기·수도·가스 등을  중앙관리실에서 자동 검침하는 원격 검침 시스템 등을
모두 갖췄다.

교육 환경은 최고 수준이고 에어컨은 벽걸이식으로 방마다 붙어있는데 천정형이 아니어서
더욱 가정적이다. 중앙 정원과 실개천, 생태 연못도 있고, 보행로에는 고급스러운 잔디 블록을
처리했으며, 옥상도 고급스러운 수목으로 잔디 조경과 어울리게 만들어 놓았다.

타워팰리스를 능가하는 것은 주상 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라는 것이다. 따라서, 넓은 발코니가 있고, 타워팰리스와는 달리 오피스텔이 없다.
타워팰리스의 전용율이 72% 수준인데 비하여 동부센트레빌은 82%가 넘고, 타워팰리스의
평면이 별 모양 또는 상어 지느러미형인데 비하여 동부센트레빌은 직사각형에 가깝다.
정원과 인테리어는 너무 편안하게 되어 있고, 타워팰리스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대치동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민들이 가기 어려운 명문 학교인
대치초등, 대도초등, 대청중을 갈 수 있다.

대치동은 강남 지역 최고의 학군 및 학원 밀집 지역이다. 핵심 8학군인데다가
일대일 학원 강의와 수능 찍기 과외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교육 특구이다.
지난 주말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평당 3천5백만원을 넘어섰다.
이제 평당 4천만원을 향해 속도 빠르게 달려간다. 총 세대수가 805 세대여서
수급 조절이 양호하고, 60평형은 221세대가 전부 조합원 분이어서 가격 담합이 잘 되기 때문이다.

동부센트레빌도 단점은 있다. 29층 아파트로 강이 보이지 않고, 아파트 동이 서로 가리고 있어서
조망이 약하고, 주방이 좁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헬스클럽이 없다는 것이다.

대치 특구, 정통 강남의 1번지,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신분 상승의 일류브랜드,
신강남의 핵심지역을 깔고 앉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국내 초일류기업 삼성에게 결정적인 상처를
남겨주고 조합원에게는 300%의 수익을 안겨 준 역사적인 재건축 아파트. 중견 기업 동부건설이
세운 대치동 오벨리스크가 동부건설의 사세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할지 너무나 궁금하다.

국내 최고의 완벽하고 자만심 강한 조직 삼성. 삼성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에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훌륭한 교훈을 얻었다.


댓글 23

동아ST · 또*******

짤렸어여

삼정KPMG · !********* 작성자

퍼오던 글 짤려서 마저 붙였습니다 ㅋㅋ

삼정KPMG · !********* 작성자

퍼오던 글 짤려서 마저 붙였습니더 ㅋ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삼정KPMG · !********* 작성자

되기만 하면...

SK하이닉스 · ㅂ****

은마는 주변 재개발 되기 전엔 힘들듯... 5천세대 전세는 개포대치도곡 다 털어도 소화못함.. 하물며 은마 살던 사람이 개포까지 움직일까???

삼정KPMG · !********* 작성자

은마는 정부 서울시로부터 강남 재건축 랜드마크(?) 처럼 찍혀있어서 쉽지 않을듯..

작성일2021.05.31.

SK하이닉스 · ㅂ****

ㅇㅇ 그것 외에도 현실적인 부분을 지적한 거임... 안그레도 전세가 높은 대치동에서 전세가 폭등을 불러일으킬 짓을 하긴 쉽지 않을듯...

LG전자 · i*******

은마에서 밀리면 분당가고 더 밀리면 상도나 강동까지 가는거죠

새회사 · 🍩********

재밌게잘읽었오

삼정KPMG · !********* 작성자

재밋게 읽었다니 나도 조아

한온시스템 · 곰**

재미따 영화보는 것 같았음

삼정KPMG · !********* 작성자

꿀잼 ㅇㅈ

DL이앤씨 · I*********

재밌다 ㅋㅋㅋㅋ

삼정KPMG · !********* 작성자

근처에 대림 아크로빌도 있지

한온시스템 · 곰**

또 해줘
우리 거기가 사무실이었어 예전에

삼성전자 · 매*

ㅋㅋ 어릴때 생각나네. 개나리 진달래 철거하기전 풍경

삼정KPMG · !********* 작성자

부장님....

삼성전자 · 매*

저 31살이에요 형님.. 진짜 어릴때요..ㅠ

작성일2021.05.31.

삼정KPMG · !********* 작성자

ㅋㅋㅋ깜딱이야!!! 31살이라니 귀엽군😊

동부건설 · I*********

아직까지 동부건설 자랑임...

LG화학 · 드******

재밌네요! 대치동 살때 동부센트레빌 사는 친구집 놀러가서 너무 좋아가지구 깜짝 놀랐던 기억이 솔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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