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썸·연애

결정사 경험담 (12)

변호사 · l*********
작성일2023.01.24. 조회수1,792 댓글30

이어서 쓰는 글입니다.
https://www.teamblind.com/kr/post/UKLXEKaG?cid

1. ‘결정사 경험담’의 경험담
이번에는 ‘결정사 경험담’을 쓰면서 겪은 일들을 써 볼까 한다.

지난 글의 댓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어지간한 댓글들에는 대댓글을 달고 있다. 댓글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인데, 관심을 가져 주는 분이 있다는 것이 나로서는 그저 고맙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화신청을 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그 중에는 연애 상담을 해 달라는 경우가 제법 있다.

남자분들의 상담 요청에는 정중히 거절하는데,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상담을 해 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상담을 해 줄 만큼 여성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면 내가 여기서 이런 글이나 쓰고 있겠는가...

그에 비해서 여성분들의 상담 요청 중에서 ‘지금 만나는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식의 질문에는 최대한 성의껏 대답해 주고 있다. 특히 그 “남자분”이 나하고 비슷한 입장인 경우에는 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데(때로는 여성분이 놀랄 정도로 정확하게 맞추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두 분 예쁜 사랑 하세요^^), 나하고 입장이 다른 남자분의 경우에는 나도 정확한 진단은 어려워서 대략적인 답변 밖에는 못한다.

생각해 보면, 연애상담이라는 것은 동성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상대방 성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까딱하면 상대방 성에 대한 편견만 듬뿍 담긴 잘못된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 경우에도 대학교 다닐 때 이모님들의 조언은 꽤 쓸만했지만, 남자 선배들에게서 받은 조언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김지룡의 책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 마라”에서도 잘 지적하고 있어서 인용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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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불가사의하게 생각해 온 일이 있다. “왜 여성들은 자신의 연애에 관한 고민을 남자와 상담하거나 조언을 구하지 않는 것일까?” 남자 친구의 행동이 이상한 경우, 마음에 둔 남자가 작업을 걸어오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 남자 친구가 결혼을 해도 괜찮을 만한 녀석인지 판단이 헷갈리는 경우 등등. 남자에 대한 고민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여성들은 친구나 선배 언니와 상담을 하고 조언을 구한다.

(하지만) 남자 문제를 남자가 아니라 여자와 상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즉 남자를 모르는 여자에게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알려 달라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상담에 응하는 사람이 연애의 달인인 친구이던, 사회경험이 풍부한 선배이든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당신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같이 머리를 싸매고 추가적인 정보를 듣고 남자를 분석하려고 애를 쓰겠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근거 없는 희망의 말이나,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 유보일 것이다.

남자는 남자가 가장 잘 안다. 남자에게 상담한다면 한 방에 알 수 있는 문제에 왜 골머리를 썩히는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연락이 자주 끊긴다. => 다른 여자가 생겼거나,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다.
- 데이트비용을 모두 여자에게 물게 한다. => 당신은 여자친구가 아니라 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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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주 받았던 질문
대화 신청으로 자주 받았던 질문 중에 하나가, ‘결정사에서 제공하는 상대방 정보는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은 나도 결정사를 이용하기 전에는 좀 의문이 있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회원이 졸업증명서나 혼인관계 증명서를 위조하면 업체에서 과연 위조 여부를 제대로 식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이용해 보니 바로 의문이 풀렸다. 다른 곳은 모르겠고, 내가 가입한 곳의 경우에는 내가 서류를 떼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제3자가 발급받는 것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여 주면 업체에서 직접 떼어 보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회원이 허위정보를 제공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모든 업체가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더욱이 업체가 회원정보를 속이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없을 수 밖에 없다.

그 밖에, 비용에 대한 질문도 이따금 받는데, 이건 케바케라서 대답하기 어렵지만, 상담 과정에서 얼핏 듣기로는 선호도에 따라 비용도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 같았다.

3. 너는 왜 안 되었냐는 질문...

질문 중에는, 나는 결정사 이용기간이 꽤 되는 것 같은데 왜 잘 안되었냐고 묻는 것도 있었다. 아마 다른 분도 묻고 싶었겠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안 물어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렇다.

내가 급하게 재혼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충분히 빨리 성사되었을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기분이다. 하지만 재혼이야말로 서둘러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혼을 했기 때문에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요즘시대에 이혼은 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혼은 아직 사회 경험도, 인생 경험도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그저 결혼에 대한 막연한 의무감, 때로는 환상에 젖어, 결혼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초혼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왜 이혼을 했나?’라고 물으면, ‘속아서 결혼했다’라고 거짓말로 대답해도 충분히 변명이 된다.

하지만 재혼을 한 사람이 또 이혼을 하는 경우라면 말이 다르다. 충분히 사회경험과 결혼생활에 대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배우자를 만나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이제 변명할 말이 별로 없게 된다. 적어도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초혼이라면 자신의 성격, 인생관, 생활 습관 등을 상대방에게 맞추어 줄 수 있는 유연함이 아직 남아 있다. 그래서 서로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양보하며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다. 하지만 “You can't teach an old dog new tricks”라는 속담도 있듯이, 나이가 들수록 그러한 유연함은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 서로 양보하며 극복하기는 더 힘들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재혼은 초혼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래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를 원했는데, 아무래도 결정사에서 내가 만난 여성분들은 마음이 급했던 것 같아서 아쉬울 뿐이다.

#결정사 #결정사경험담 #재혼 #돌싱

댓글 30

새회사 · i*******

오빠 몇년생이야?

변호사 · l********* 작성자

개인 신상이라^^

새회사 · i*******

84?

변호사 · l********* 작성자

더 많습니다. 거기까지!!

F&F · s******

연휴 기간에 정주행 했네여

좋은글 감사해요.

변호사님이랑..대화하면 커피한잔 놓고 이야기 하면
왠지 알뜰신잡(tvn) 프로그램과 같지 않을까 이생각 해보내요.
(다양한 주제로 심도 있게 이야기 할것 같다는 표현이었습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최근에 받은 댓글 중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일2023.01.24.

새회사 · g********

글이 넘 재미있어 정주행했네요^^ 결정사를 이용해본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것도 있지만 재미있습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사람마다 결정사에서의 경험이 조금씩 다르겠죠^^ 아무튼 재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 W*****

오늘 처음 봤는데 1편부터 정독 했습니다
역시 변호사님이라서 그러신가 글을 잘 쓰시는거 같아요, 좋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정독까지 하실만큼 대단한 글은 아닌데 민망하네요. 아무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 · !*********

혹시 결정사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라도 알수 있을까요?ㅎㅎ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비용 문제는 정말 민감해서 여기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다만... 인터넷 상에 떠도는 얘기들이 대체로 맞다고 보시면 됩니다.

의사 · !*********

네 고맙습니다!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좋은 분이신데도 너무 남자 심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혼자만 속상해 하시는 것 같아서 좀 안쓰러웠습니다. 그래도 그만 두셨다고 하셨을 때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고, 또 바람직하지만 "너무" 노력해야만 유지가 되는 관계라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뭔가 도약을 하실 생각을 품으신 것 같은데,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으로나마 응원해드리고 싶네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친구들 많이 만나시고, 소개도 많이 받으시면서 좋은 사람이 다가올 문을 살짝 열어 두시면, 도약의 기간 동안에 힘이 되어 줄 분도 충분히 찾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편하게 또 물어 보셔도 됩니다.^^

작성일2023.01.29.

대웅제약 · Y*****

구독이안되어 지금에서야 2편 연속 읽고 갑니다 ! 다음편 올라오면 댓글달아주세요ㅜㅜ

변호사 · l********* 작성자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다음 편 썼기에 댓글 달아드립니다.

https://www.teamblind.com/kr/post/n7y5pYeB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 V*****

다음편 쓰셨네요. 잘 읽고갑니다~^^

변호사 · l********* 작성자

감사합니다.^^

라이나생명보험 · 저*****

와…진짜 책 읽는거 같아요
구독 좋아요 하고 싶어요 ㅎ

반려자애게 많은것을 바라기보단
내가 포기할수있는것들이 늘어날때의 사람이
반려자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변호사 · l********* 작성자

감사합니다. 바라시는 바가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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