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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의 꿈

삼성SDS · 그*****
작성일2019.06.22. 조회수1,238 댓글10

고아원 산하의 초등학교에서, 꿈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라는 주문을 받고 나는 매우 황당해졌다. 그리고 그 꿈은 밤에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미래에 보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과학자를 그렸다.

그 과학자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또 사랑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그로 인해 살기 편해지고 그에게 감사를 표했을 것이다. 과학자는 쓸모가 많아서 이제 세상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었다. 미래의 나는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의 나는 꾀죄죄하고 마른 몸을 가지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고아였다. 나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가지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럼에도 고아원에서는 그런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었다. 너무도 감사할 일이라 배웠으며 또 나는 그런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나이가 들어 점차 왜 나는 살아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날 내가 잠을 자다가 꼴까닥 죽어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었다. 그 때에 김수환 추기경이 소천했고 신문과 주변 사람들과, 또 tv에서 슬퍼하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드디어 진심으로 꿈을 꾸었다.

내 꿈에서 나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갇힌다. 테러리스트들은 1명이 나와 죽는다면 모두를 살려준다고 한다.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슬퍼하다 나를 바라본다.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없으므로.. 내가 죽는 게 맞았다. 나는 선택해야하고 그 때에서야 꿈에서 깨어난다.

다른 꿈에서 나는 배를 탔다. 영화 타이타닉은 그 꿈에 신이 강림한 것처럼 진실로 현현하였다. 배는 침몰하고, 구명보트에 줄을 서서 탄다. 나는 앞자리였는데 내 뒤의 부부가 서로를 보며 울부짖는다. 나는 당연히 그들에게 양보해야한다. 그런데 왜 망설이는걸까?

몇번의 꿈을 꾸면서 나는 진정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에게 꼭 살아달라고 말하는 누군가가 갖고 싶었다. 그것은 얼굴도 모르는 내 친모였다가, 미래에 내가 만날 누군가였다가.. 어느날 지나친 나에게 캔커피를 주었던 학교 선배였을지도 모른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양쪽의 배를 서로 폭파할 수 있는 버튼을 쥔 장면이 나온다. 한 척에는 내가 있다. 다른 쪽엔 백명의 사람이 있더라도 내게 버튼을 누르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진심으로 내 배를 버리고 그냥 바다로 몸을 던지고 싶었다.

내 꿈에서 나는 과학자였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또 사랑을 받았다. 과학자는 쓸모가 많아서 이제 세상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었다. 고아인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되고 싶었다.

#고아원

댓글 10

삼성전자 · C*****

세상이 쓸모에 의해서 정해지는 건가? 슬픈 글이네 이거...

새회사 · b******

형아는 존재 자체로 살아갈 이유가 충분한 사람이야.

한국GM · j*******

이거 실화야 아님 쓴글이야?? 실화라면 형 엔지니어는 과학자야 꿈을 이룬거야!

삼성SDS · 그***** 작성자

내 이야기야.

작성일2019.06.22.

새회사 · 파*

그런 사람 하나 내 인생에 있나면 진짜 어떤 것도 부럽지 않겠다

삼성생명 · l*********

너는 소중해
너 스스로는 다른 사람 100명과 비교할 수 없어

Microsoft · 마*******

글에서 훌륭한 인격이 느껴진다.

스타트업 · !*********

요즘에는 잘 지내시나요. 한 아이가 생각나서 서칭하다가 연재하신 글을 보게되었어요.
저도 잘 모르는 큰 사랑이 글쓴이에게 닿기를 바래요.

현대두산인프라코어 · 보*********

특별한 꿈이 없었던 저에게는 재미있는 본문입니다

어찌보면 저는 세상에 대한 비틀어진 시각 속에서 살았던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꿈이 왜 필요하고 꿈이 무엇인지 왜 물어보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이정도 반성하면서

영화의 그 장면 생각이 나네요
저는 시니컬하게 저런 ㅂㅅ
나 같으면 저런 장면 자체를 만들지 않았을텐데
예술하는 것들은 참 유치해

대비하여 왜 그런 꿈을 희망했는지 조금은 짐작하기에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있고 it영역의 한 부분을 담담하고 있는 흉에게 감사를드립니다

서울특별시 · i*********

진심으로 좋은 가정을 꾸리고 그안에서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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