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난 이제 10+년차 된 경찰관이야. 블라인드 들어온지는 얼마 안됐는데, 짬짬이 둘러보니 참 우리는 얼마나 각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채로 서로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네. 물론 뭐든지 완벽하게 알아야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듯 논의가 계속되는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지.

10년넘게 경찰이 아닌,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깜짝깜짝 놀랬던 적이 정말 많은데, 공무원이란건 채용도, 연봉도, 징계도, 업무도 모두 법령과 규정으로 공개되어 있는것들이 대부분인데도 "와~~ 이런 오해까지 하고 있구나", "일반인들은 이렇게 알고 있었구나" 할 때가 많았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느꼈던 공무원, 특히 경찰공무원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내 임상경험상 퍼센티지로 썰좀 풀어볼께.

5위. "경찰이면 전과나 수배같은거 다 조회해볼 수 있지 않아?" (약 58.74%)

아직도 이런 질문 꽤 많이 들어. 물론, 80년대 90년대야 지구대 파출소같은데서도 조회용 컴퓨터로 조회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랬다간 징계가 문제가 아니라 깜빵가야돼. 경찰관들이 쓰는 전산시스템이 한두개가 아닌데(교통, 지구대, 형사 등등. 그래서 보직 옮길때마다 다시 권한받아야 되는 불편함이 있지), 결국은 어떤 시스템이든 공문으로 결재받고 조회들어가고, 조회자와 조회시간까지 기록으로 남으니까 임의로 아무거나 조회했다간 빼박이겠지?
그니까 친구들중에 경찰관 있어도 예랑예부 전과조회해달라는 stupid한 부탁은 하지 않길바래.(않길바라....이거 왠지 입에 잘 안붙지 않냐?ㅋ)

4위. "공무원 월급 적다하지만 공무원은 수당이 많자나~~"(60.37%)

이 문제는 사실 연봉문제로 귀결되는데, 결국 우리가 궁금한건 "그래서 니 통장에 꼽히는게 연 얼만데?" 이거자나? 공무원 수당이야 정액급식비,직급보조비. 정근수당, 가족수당 등 총 18종이 있다고 하며, 연봉산출에 포함되는게 있고 빠지는게 있어.
인사혁신처가 매년 발표하는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을 보면, 민간기업 임금(상용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체의 사무관리직 보수)을 100으로 잡았을때 공무원보수는 85.2 수준이고, 보통. 83에서 86을 왔다갔다한대. 물론 성과상여금이 공무원연봉산출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끽해봐야 2백5십 쁘라스마이나스니까(저것도 성과 잘받았을때 얘기다잉?)
그거까지 합친다해도 90을 넘진않겠지?
고로, 수당이 많아서 대기업 뺨칠거란 얘기는 bullshit이고, 내주변만 둘러보더라도 비슷한 나이때에 비슷한 연차면 30대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이 나보다 월 2백은 더 버는거 같애. 근데 임마들은 지 연봉을 속시원히 잘 안까더라?공무원 봉급표야 시원하게 네이버에 까져있으니 뭐 내입으로 더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서도. 세전세후를 명확히 해줘야되는데, 일반기업 다니는 놈들 보면 가오잡고싶을땐 세전, 밥사라하면 세후로 얘기하는 놈들이 많아.(놈들놈들해서 미안한데 친한 내친구들 얘기하는거야. 니얘기아냐)
암튼, 공무원 수당? 많아봤자고 연봉은 민간기업 85프로 정도. 다만 보직에 따라 시간외수당이나 위험수당등으로 편차가 있을수 있다. 뭐 이정도야.

3위 "경찰끼리는 딱지 안떼지?" or "나 음주단속 걸리면 너한테 전화하면 돼?" (71.68%)

갑자기 퍼센티지가 확 올라가지? 정말 그만큼 많아. 그들은 농담으로 하는얘기가 아니라, 진짜 경찰관 지인 덕 한번 볼수있는건가하는 기대감 섞인 질문인 경우가 대다수지.
나랑 같이 차타고 갈때 내 지인들이 "안전벨트 안매도 되지?" 이런것도 같은 맥락이야.
근데, 진짜 세상 많이 변했어. 내가 경찰관이라서, 경찰조직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경찰이 약간 언론, 국민, 국회, 청와대 눈치를 많이보고(이건 동의못하는 사람 많을거 같은데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쓰께), 인원수가 많다보니(12만) 모두를 통제하기 힘들달까? 나름의 자정노력의 결실이랄까? 암튼 뭐 위반하고 경찰관한테 걸렸는데 "저 ○○서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아이구참 죄송하게 됐습니다. 없던일로좀 해주십쇼" 이런 사람... 열명중 한명이나 있을까?
그 한명도 어설픈 신삥순경이 선배들한테 주워들은 80년대 무용담을 2020 원더키디시대에 시전하는것이거나, 아님 그 80년대 무용담 본인이거나 둘중 하나인케이스가 많아. 일반적인 경찰관이라면 괜히 그런얘기 꺼냈다가 단속경찰관이 정색하고 원칙대로 끊어버리면 쪽팔리기만하고 뭐라할수도 없기때문에 애초에 봐달라고 하지도 않어.

음주운전은 더더욱 여지가 없는데
손가락아파서 못쓰겠다.
나중에 시간나면 이어서 올리께

#경찰청 #공무원 #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