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미국인데..

한달 동안 매일, 하루 종일 연락하고 지내고, 종종 데이트하다가 사귀기로 한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어.

만나면서 나한테 잘못한 거 없었고
오히려 나랑 잘 맞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행복한 시간들 보내고 돌아 온 뒤에 갑자기 슬퍼지는 거야.

어딘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찾다가 알게 된 진실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네.
이래서 직감은 무시 못하는 건가 봐.

와이프로 보이는 사람한테 조심스레 연락해서 사실 확인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바로 관계 정리했는데..
(더 가슴아픈 건.. 와이프는 이미 이게 처음이 아니라서 그리 충격적이지 않고, 나한테 알려 줘서 고맙대. 임신했을 때 이런 일 있었고 어린 딸도 있다네.)

너무 억울해서 계속 눈물이 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
가만히 있어도 구역질나서 받았던 선물 돌려 주고 왔어.

예전에도 이렇게 당한 적이 있어서, 관계 정립을 할 때부터 물어 봤거든.
‘혹시 이전 관계는 정리가 된 상태이냐, 동거한 적이 있냐, 결혼한 적이 있느냐, 현재 결혼한 상태이냐‘ 등등..
거기에 전혀 아니라고 당당하게 답하더라고.

속에 있는 상처 꺼내면서까지 다른 날 재차 확인도 했기에,
솔직해 지거나 나에게서 멀어질 기회가 분명 여러 번 있었는데,
어찌 사람이 이럴 수가 있을까.

그 사람한테 뭐 크게 바라는 것도 없었고,
남한테 빚지기 싫어 하는 성격에 데이트 비용도 거의 반반씩 내면서 해 왔고,
나도 이제 여기서 안정된 삶이 있기에 한쪽에게 기대는 사랑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성숙한 사랑을 꿈꿨어.
내 의사를 존중해 주고,
함께 미래를 이야기 하고,
여러모로 나랑 결이 비슷한 사람으로 보여서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했어.

본인 직장에도 나를 두 번 데려가서 투어시켜 줬는데.. 다 나를 안심시키려고 했던 행동이었던 거겠지.

이럴 거면서 결혼을 왜 하는 걸까..
스스로 부끄러울 거 없이 살아 왔고
내 윤리, 도덕적인 가치관에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일이라..
인간에 환멸을 느끼고 또 이런 피해자가 나올까 봐 슬프다.

그리고 구글 인사팀에 묻고 싶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믿고 일을 시키는지!

#구글 #미국 #소프트웨어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