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회사생활

일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비공개 · O*****
작성일05.03 조회수289 댓글13

퇴근을 언제 할지 모릅니다.
금요일도 약속이 미뤄지고 미뤄지고 취소합니다.
상사는 뭐하고 앉아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 분이 안가면 당연히 우리도 못갑니다.

밥먹고 앉아서 꾸역꾸역 일하는데,
일을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채우는 게 목적이에요.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르고 그냥 합니다.
까라면 까야죠? 여기는 군대.

윗 상사가 시켜서 일하고 있는데,
더 윗 상사가 와서 이거 아니라고 다시 하라네요?
네.....어차피 야근 중인거 다시 하긴 하는데,
제발 다음에는 둘이 소통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건강검진 수면마취 후, 연차 쓰고 싶었는데
안된다니 출근 해야죠.
피도 세통 뽑아서 정신이 없는데 어쨌든 출근해서,
늦게 출근한 만큼 자정까지 일합니다.
그냥 몇부씩 프린트 해두는 단순작업.
금요일이 이렇게 가네.
나중에 보니 빈자리가 적적해서 쌓아두려고
프린트 하라고 했나 봅니다.

주말 출근이 잦지는 않지만, 나오면 미덕이에요.
주말 반납하고 앉아있는 직원들이 기특한가 봅니다.
기특해 하는 상사와 밥도 먹어야 합니다.
아저씨들 혹시 집이 싫으신가,
그럼 본인만 야근 하시고 본인만 나오세요.....

상사가 일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잘 갈무리 해서 들고가면 같이 보고 들어간 상사가
홀랑 설명하고, 일해온 저는 들러리입니다.
잘 못하고 모르면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이걸 모르는 역량이 없는 직원이 됩니다.
상사도 못하고 모르니까 제가 했어야죠.....네.

나이어린 상사의 반말을 들어야 합니다. 상사니까요!
2024년에! 세상에! 게다가 압존법을 써요?
반말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 그때부터 고얀놈 됩니다ㅎㅎ
그런 말은 상사 존심에 스크래치 내는 거라고 평생 간답니다ㅎㅎ
부적응자 되기 참 쉬워요.

상사가 잠깐 따라오라고 하면 따라가야죠?
태도가 불손하대요. 사람 없는데서 욕먹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종종 지나가더라구요ㅎㅎ
어쩌겠어요?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죄송하다고 하는거죠. 그걸 원하는데. 해드려야지.

다리를 다쳐서 움직임이 좋지 않아도
프린트 셔틀은 해야합니다.
1mm 옮겨서 뽑아오래서 뽑아오고,
또 1mm 옮겨서 뽑아오래서 뽑아갑니다.
전날밤에 집에서 구상해 오라고 일을 시켜놓더니,
보고할때는 고의적으로 누락하네요.

서류를 아랫직원한테 줄때는 당연히 툭 툭 던져서 주나봐요?
40대 상사가 그러하니,
이제 30대 아래 직원도 똑같이 보고 배웁니다.
이런 상사가 있어도,
소통하고 개선할 수 있는 루트가 없습니다.

자 다음은 성희롱! 상사의 반복되는 신체 터치.
손을 왜 자꾸 건드리세요......축축해요.....
제 옆에 서있을 때마다, 업무지시를 할때마다,
이 사람이 나를 언제 터치할지 모르니 긴장합니다.
당사자에게 말하고, 면담 시 부서장에게 전달합니다.
일하면 그럴 수 있다며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몰아갑니다.
일하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의도된 터치인지,
제가 몰랐을까요? 아, 승진 축하드려요.

팀 옮겨왔더니 나도 그럴거니까 싫으면 말하라는 새로운 상사......
저는 이제 그냥 정줄 놓고 몸만 출근 합니다ㅎㅎ
퇴근하고 업무 빌미로 연락 좀 안했으면.
제발 일 설명할 때 몸 좀 들이밀지 마세요.
왜 키보드 위에 얹혀진 제 팔 사이를 짚고 들어오세요?
의자를 멀찍히 빼고 인상을 써봅니다.
어떻게 여기서 저 상사랑 사이좋게 웃으면서 일을 할까요.

새벽 3시. 납품 전날.
우리모두 힘들지만 꾸역꾸역 일하는데
그 상사가 느리다며 언성을 높이네요.
그래 너도 나랑 일하기 힘들지?

회식 자리에서 쟤한테 까였냐는 부서장과 그렇다는 제 상사.
여기서 쟤는 두 분 앞에서 그걸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나이는 왜 동네방네 소문내세요?
아르바이트생한테까지 말하고 싶으셨어요?
제가 그렇게 동안이에요? 제가 가십거리에요?
제 나이는 어느자리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물으셨어요?

오전 9시구나. 회사로 가야지. 뇌는 멈춰 있어요.

모난 돌은 결국 퇴장을 했지만,
나 정신병 안걸리고 어떻게 버텼지?

퇴사한지 몇달이 지났지만,
최근까지도 아는 선배에게 말하고 엉엉 울었습니다.

제발 좀 합리적으로 시류에 맞춰 일했으면.
업계가 잘못인지, 이 회사가 잘못인지. 제가 잘못인지.
다른데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터놓고 좀 나아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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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간디자이너

댓글 13

변호사 · 추******

아... 형 형은 일 잠깐만 쉬자

비공개 · O***** 작성자

나 일 좋아해
근데 이래서 쉬었어
그만 쉬고 싶어

고려대학교의료원 · 본****

그 회사가 유독 쓰레기같은 인간이 모여있는 것 같아
일단 좀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자
너는 잘못한거 없으니까 자책하지 말고
그냥 더럽게 운이 없었던거지
액땜한번 했으니 다음에는 괜찮을거야

비공개 · O***** 작성자

고마워

고려대학교의료원 · 본****

힘내
맛있는거 먹고 기분전환하자

비공개 · O***** 작성자

나쁜 회사 고발하겠다 뭐 그런 심리는 아니고
내가 말해서 뭐하겠어
이게 틀린거라는 거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고
나 잘 버텼다고 생각하고 싶어서 써본다

변호사 · 추******

수고했어

비공개 · O***** 작성자

큰 격려가 되네
고마워

삼성전자 · 겨*****

잘버텼어ㅠ 이제 이직준비하자ㅠㅠ

와이지-원 · 후*****

대단하네...정말 그냥 일이 좋아서 버틴거야? 일이 좋다고 해도 이정도인데 버틸 수가 있는거야?

비공개 · O***** 작성자

사회생활은 원래 힘들어도 버티는거고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이런거 힘들고 싫어서 때려치고 나오면 약한거라고 생각했고
직장은 이렇게 버티는 줄 알았어 거긴 다들 그러고 있었고
성과나 커리어적인 부분도 있고

비공개 · O***** 작성자

나이도 좀 있고. 여자니까. 이런거로 오는 리스크는 내가 감당해야한다고 생각한듯.

비공개 · O***** 작성자

음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댓이 길어지네
저 상사들은 스치는 사람일 뿐이다
버티먄 나에게는 이 회사 타이틀을 단 경력이 남는다
이 생각이 강했나봐. 내가 나빠지는 건줄도 모르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또 오면 어쩌지 싶고
도망도 방법인데 그게 지는 것 같이 느껴지네
그냥 지금은 내가 잘싸웠고 잘버텼고 잘못없다는 확신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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