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참술에 미쳐있었던 대학시절
맥주 한잔만마셔도 알딸딸하다며 소주는 입에도 대지않던 친구녀석이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무슨바람이 불었는지 그날은 왼손엔 소주병 오른손엔 소주잔을들고 따르고 마시고 내려놓고 따르고 마시고 내려놓고를 반복했다.

고일대로 고인 고학번 선배들이나 할법할스킬을 자유자재로 술을마시는 전설의 쌍수법을 선보이고있었다.

미스터 소주왕 전국대회를찍는것일까 아니면 이제 생의 마침표라도 찍는것일까
나는 그모습을 말릴세도없이 흥미진진하게 지켜볼뿐이었다

결국 친구는 옛어른들의 말씀처럼 왼손이하는일을 오른손이 모르게하라는것을 실천하였다.

오른손으론 빈잔을마시고 왼손으론 테이블에 소주를 콸콸부어버리던 친구는 다른 친구들에게 양팔을 붙잡혀 연행되듯 술집을 빠져나왔다

질질끌려가던 친구는 갑자기의 우리의 손길을 뿌리치고
자기는 자유롭고싶다며, 바람이되고싶다며 외치고 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냥 그대로 바람이되어 이동성 고기압을타고 대충 태평양 언저리에서 소멸되어버리는것도 나쁘지않았을것을.....

바람이되고싶다던 친구의 소망은 결국 이뤄지지못했다.
대신 화단 모서리에 성난 들소처럼 달려들어 고간을 부딪히며 사티구니를 붙잡고 뒹구는 모습으로 끝났다.

보는것만으로도 다리사이가 저릿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친구는 술기운때문인지 잠깐 누웠다가 다시 벌떡 일어났다.
다시 달리려는걸 겨우 제지하고 집으로 데려가 눞
눕혔다.

다음날 숙취에 머릴 붙잡고 일어난친구는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시나왔다.

개...개불이되었어

뭐????

거기가 개불이되었다고!!!!!!!!

개불은 무슨 미더덕이면 다행이겠다

아니 씨뻘겋다고!!!!!!

친구의 속옷은 빨간맛으로 피로 물들어있었다
화단 모서리에 부딪히며 뭔가 문제가 발생한게 분명했다.
터진건지 째진건지 둘중하나였지만 확인할수도 확인하고싶지도 않은 부위였다.

차마 직접 환부를 보지는 못했기에 다시한번 확인해보라하였다.
다시 화장실에 들어간 친구는 살짝 찢어진거같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피가 나오기시작한다고 결국 우리는 병원으로 향하였다.

뭐래???

살짝 찢어졌대 찰과상.....

어떻게하래?????

뭘 어찌해 그냥 연고바르고 나왔지
그리고.........잘.....말리래........

말리긴 뭘말려 ㄱㅊ도아니고!!!!
아....맞네....ㄱㅊ.......

그걸어찌말리냐???
비닐이라도 깔아줘??
집에서 김치담굴때보면 파란비닐에다가 말리던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친구는 또 화장실로갔다
나와서는 피가 계속난다고했다.

밴드라도 줄까??

.........그게 잘 붙을까???....일단 줘봐....

아! 야 근데 유아용 밴드는 없는데?????

......그냥 일반댄드로 줘.....

....많이 남을꺼같은데....

친구는 밴드를 받아들고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지만
곧 울쌍이된표정으로 다시 나오고 말았다.

안붙어...

그지??좀 많이 크지??
거봐 유아용 준다니까

그게 아니라!

생각한것처럼 잘안되는 모양이었나보다
붙긴붙지만 금방 떨어져버린다며 굳이 상상하고싶지는 않았다

친구는 구급상자를 다시 뒤적거리더니 압박붕대를 찾아들고선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나온친구는 침대에 드러눕더니 바지춤을 붙잡고 지퍼를 내렸다.

너 뭐하냐??

말리래자나!!!

벌어진 바지사이로 하얗고 뽀얀 압박붕대가 보였다.

속옷도 안입었냐??설마???

피묻었는데 어찌해!!!

난 차마 더 이상 보지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잠시 후 집으로 찾아온 다른친구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말했다.

저거....누에고치아니냐???

그러게 저기서 실나와???

아냐아냐 좀만 더있으면 나방이될꺼야

좋겠네 바람이되고싶다더니 이제는 날아다니겠네

상처가 아물때까지 그친구는 누에고추라불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