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소개를 하자면 건축전공이고 총경력 15-16년차 차장임. 건설사엔 10년 정도 있었고 교직원 2년 있다가 현재 직장으로 옮겼음

건설사 있었을 때 자주 들었던 얘기가 건설의 완성은 탈건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옴기고 나니 뭔말인지 알겠더라
건설사 다닐땐 두통을 달고 살고, 맨날 원가, 공기에 쪼들려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 많이 들음

현장 생활 할 땐 아들 영통하는게 낙이었는데, 칼퇴하고 집에가서 애들이랑 같이 놀아주니 뭔가 집안 분위기가 화목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처음엔 이게 뭐지… 뭔가 이질감이 들었다가 요샌 당연시 여기는 나를 보고 이제서야 노가다 물이 좀 빠졌다는 생각이 듬

현장에서 발주처 일하는거 보고 마냥 부럽다… 나도 가고싶다 괜히 말했다가 고참한테 꾸지람 듣고 우리에겐 엔지니어라는 자부심이 있다는 뭔가 멍멍이 소리를 듣곤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선배 덕분에 이를 갈고 더 철저하게 준비한 거 같아 때론 고맙기도해

자랑할려는 건 아니고 여기에 나같은 쭉쟁이들 많이 있는데 탈건이 목표라면 흔들리지 말고 조심스레 칼갈다보면 언젠가 길이 열린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쓴거야

내가 왜 건축을 선택했을까 후회한 적도 있고 기술직은 늘 고되고 외롭고 리스크가 클까… 란 푸념도 해봤지만, 결국 어느 수준에 다다르면 남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가 되더라고

탈건이 정답은 아니지만 탈건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독하게 추진하다보면 원하는 탈건할 수 있을거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