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티셔츠는 70임

난 좋은 수트 한벌도 없으면서 거대 로고 박힌 티셔츠에 50 이상 태우는 사람들이랑 업무적으로내 사적으로나 너무 깊게 연관되기 싫을 정도로 K-명품문화가 싫음

일단 K 명품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K-인들이 명품을 자기한테 맞추려는 것 보다 자기가 명품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는거임

내가 명품을 샀으면 남들이 알아야 한다 이거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함

내가 방금 무슨 댓글을 봤는데 본인이 에르메스 제품을 샀는데 남들이 몰라줄까바 존만한 로고 들어간걸 샀다 이런 내용이었음

와 진짜 외람된 말씀이지만 명품의 포인트를 저랑 반대로 잡은겁니다

진짜 명품은 "나 명품이에요" 광고를 안함;;

내가 에르메스를 지갑을 샀는데 사람들이 몰라 어디껀지를 근데 대충 비싸보이고 가죽 존나부드러움

이게 에르메스 지갑 오너가 제일 좃간지일때임;

난 로로피아나라는 브랜드를 진짜 좋아함

20대 남자는 몰라야 정상인 브랜드임

그 어떠한 패턴도 들어가있지 않은 순수 최고급 원단으로 여러분들이 죽고 못사는 구찌 뤼빋똥 엘미스 샤낼 등등 브랜드의 원단 공급을 책임지는 원단 퀄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브랜드

그래서 진짜 한국에서 더럽게 안팔림

주 소비층은 405060 남성과 30대 여성(로로피아나 썸머워크는 핫템임 ㅋㅋ)

내 친구들은 로로피아나가 뭔지도 모르고 잘 아는 사람들도 옷 주제로 수다떨다가 이야기 안나오면 모름 내가 뭘입었는지

근데 보면 진짜 딱봐도 뒤지게 비싸고 원단도 만지면 딱봐도 뒤지게 비싸게 생겼음

이게 명품의 핵심이라고 생각함

내가 원하는 아이덴티티가 뭔가? 를 먼저 찾고 (나같은 경우 포멀과 세미포멀 사이를 왔다갔다) 그 아이덴티티를 PCR검사마냥 증폭하고 지원해줄 브랜드를 찾고 그중에 맘에드는거 탑쓰리를 골라야 하는데

이 씨발 대한민국에선 남자가 구찌스니커즈 하나는 있어야지 클러치에 고야드 디자인 박혀 있어야지 톰브 카디건 하나는 있어야지 보테가 장지갑 하나는 있어야지 하면서 걍 브랜드 엔트리-시그니쳐 디자인을 각 브랜드 구분없이 무지성으로 쳐매입하시는게 너무 보편화됨

명품은 남들 보라고 입는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인지하라고 입는거임

전자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 특징

구글 크롬에 홍콩 치면 이미 검색한 연관검색어 "홍콩명가" "홍콩SA레플" "홍콩 미러" 등등 나옴

왜냐 얘네는 남들 보라고 입어야 하니까 돈이 부족해도 명품입고 다녀야 하거던;;

후자의 마인드가 한번 심어지면 짭을 차마 손댈 수 없음

명품의 핵심은 1) 입은 스스로가 그 가치를 누릴 최소한의 소비철학과 교양이 있는지 2)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소비자가 이입하는게 아니라 소비자 본인의 아이덴티티에 잘 맞는 브랜드를 소비하는지 3) 어떤 장르의 어떤 옷을 쳐입던 그 옷을 입고 만난 상대가 당신의 전체적인 몸이나 얼굴보다 가슴팍에 쳐달린 브랜드에 눈이 가게 되는 대참사를 막았는지

이거라고 봄

물론 논외인 브랜드나 논외인 시그니쳐 패턴들이 있음

예를들어 구찌나 루이비통의 무한반복패턴은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랑 전혀 안맞는거랑 별개로 그 브랜드의 정체성 그 자체나 매한가지라 병신같이 온몸에 천박하게 두를거 아니면 가방이나 벨트 구두 등의 서브소품으론 요란한 디자인이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함

또하나 더는 지아니 베르사체라는 브랜드인데

베르사체는 브랜드 자체가 굉장히 과감한 디자인을 하고 있슴 과감한 디자인 = 베르사체 아이덴티디 이거임

내가 과감해지고 싶은 날엔 발렌시아가 무한 프린팅 되어있는 검은 티 보단 베르사체의 메두사가 금실로 박혀있는 티셔쓰를 입는게 어떨까?

오늘의 의식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