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폴란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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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은 위 링크에

8. 날씨
폴란드는 최근에서야 더워졌는데 그래도 습하지 않아서 너무 좋아. 처음에 집 계약할 때(그땐 겨울이었음) 집에 에어컨이 없길래 물어보니 폴란드 여름은 별로 덥지 않아 에어컨이 필요없다고 함. 난 물론 그 말을 쌩까고 에어컨을 달긴 했지만. 실제 밤에 문만 열어 놓으면 에어컨 안켜도 될 정도로 서늘하고 낮에도 햇살이 강할 뿐이지 습하지 않아 매우 만족해. (지금이야 그렇지 7,8월땐 에어컨 필수임) 심지어 자동차에도 에어컨이 옵션인데 에어컨 없는 차들도 종종 있다고 함.
반대로 겨울은 최악임. 바람 많이 불고 흐린 날이 대부분임. 심지어 여름보다 겨울에 비가 더 많이 오고 비가 안와도 구름낀 날이 많아 분위기 자체도 우울함. 나는 폴란드에서 겨울을 두번 보냈는데 두번의 겨울이 너무 달랐음. 처음 겨울은 눈 한번 구경 못했던 겨울이었고 두번째 겨울은 미친듯한 폭설과 4월까지 내린 눈이었어. 그래도 군대에서 화이트 어린이날 생각하면 그만큼은 아니지만, 여튼 5월까지는 긴팔에 얇은 외투를 걸치고 다녔음. 너무나도 긴 겨울(11월~4월)과 흐린날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실제 폴란드 사람들 중 우울증 환자가 많다고 함.
난 개인적으로 하늘 보는걸 좋아하는데 폴란드 하늘은 맑고 깨끗해서 하늘 보는 재미가 쏠쏠함. 고층빌딩이 없고 대부분 평지라 최대한 넓은 하늘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고 하늘도 너무 맑고 깨끗해보여 늘 놀러가고 싶은 마음임 (이것도 여름 한정) 그런데도 미세먼지는 한국이랑 별 차이가 없음. 전세계 미세먼지 순위로 한국이 12위인데 폴란드 포즈난이 겨울되면 13위까지 올라갔음 공장도 그렇지만 하우스가 많은데 집에서 아직도 화로에 장작을 뗀다. 겨울에 굴뚝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매퀘한 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이게 폴란드 미세먼지의 주범임.

9. 여자
동유럽에 미인이 많다고 하는데 난 솔직히 잘 모르겠음. 물론 ‘헉’ 하는 미인들도 종종 보지만 그 비율로 보자면 한국도 길거리 가면 비슷한 비율로 미인을 보지 않나 싶음. 그래도 사람들은 몸집이 좀 나가도 상대적으로 얼굴이 작고 코가 오똑하고 푹 패인 눈이 있다는 서양의 패시브 스킬 때문에 미인이 많다고 느끼지 않나 싶음. 이러한 조건들을 가졌음에도 못생긴 애들은 못생김.
은근히 한국남자와 사귀는 폴란드 여자들을 많이 보는데 그런애들 치고 이쁜 애들은 못봄.. 진짜 이쁘다고 하는 여신들은 그냥 폴란드인 사귐.
앞선 글에도 일 관련되서 폴란드 사람들을 깠었는데 그나마 괜찮은 애들이 여자임.
오히려 남자보다 똑부러지게 일하고 책임감도 좀 있음. 화물트럭 운전사도 여자들이 많고 실제 운전도 남자보다 많이 하고 심지어 잘함. 최근에 축의전환 2030을 읽었는데 거기서 향후 여성 지도자가 많아질거다 라는 글에 한국을 대입하면 글쎄..인데 폴란드 여성을 대입하면 어느정도 수긍은 할 수 있음
한국 제조업은 너무 남성위주지만 실제 폴란드 여성이랑 일하다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도 잘 내고 색다른 접근으로 일을 해결해나가는 걸 종종 볼 수 있음. 또한 현장 작업자들도 여성들이 많은데에 한국보단 낫구나 라는 생각이 듦 (그래도 제발 회사식당에선 남친이랑 껴안고 키스좀 하지마라) 그렇다고 폴란드 여자가 다 멋진건 또 아니고 폴란드 특유의 우기기와 핑계를 남자들이 잘 낸다면 동일한 상황에선 여자들은 울기 스킬을 씀.
폴란드는 90%가 카톨릭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많이 보수적이다. 라고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애들은 그냥 별반 차이 없는거 같음. 왜냐면 어플로 만나는 애들을 겁나 많기 때문. 그냥 빈집이라고 하면 어플로 “야 이번주말에 너네집에서 자도 되냐?” 이런식이 많음. 그리고 차로 3~4시간 떨어진 도시에서도 쉽게 놀러옴 ㄷㄷ
유흥은 경험 안해봄.

10. 화장실
1) 공중 화장실
모든 유럽국가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옆나라 독일만 가도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한다. 그런데 폴란드는 무료임. 처음 폴란드에 와서 화장실을 사용하고 깜짝 놀랐던 건 변기 높이가 너무 높았던 것. 내 키가 작은 편은 아닌데 소변기에 그것을 아슬아슬하게 걸쳐야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양변기도 마찬가지. 양변기에 앉으면 까치발을 살짝 들 정도로 바닥에 발을 붙일 수 있다. 물론 내 다리가 짧은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폴란드 사람들이 전부 키가 크고 다리가 긴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러한 규격도 EU기준에 맞추어 제작된 것이겠지만 익숙해지는데 애좀 먹었다.
2) 가정집 화장실
가정집 화장실이 대부분 건식 화장실이라는 것 또한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다.
건식 화장실은 화장실 바닥에 배수구가 없음. 이게 청소할 때나 샤워할 때 여간 불편한게 아님. 샤워부스가 있으면 편하겠지만 우리집은 욕조라 주저앉아서 샤워를 해야 한다. 청소할 땐 바닥에 물이 튀면 닦아내야 하기에 지금은 그냥 진공 청소기로 화장실 바닥을 청소해버린다.
변기청소도 내부는 솔질을 하지만 외부는 물티슈로 닦아낸다. 한국같았으면 마음껏 물을 뿌려대고 샤워기로 한방에 해결이 되지만 여긴 물튀는것도 신경써야 한다. 뭐 건식이 편하고 깔끔하다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난 확실히 별로.

11. 언어
처음 폴란드에 오고 폴란드어 공부좀 해보자 해서 2개월 하고 때려침.
뭐 퇴근하면 너무 힘들고 귀찮은 것도 있었지만 내 의지를 꺾어버린 것 중 하나가 문법임.
물론 회화위주로 하면 되지 않나 하겠지만 그건 한계가 있고 어느정도 규칙을 알아야 하는데 이게 너무 골때린다. 슬라브어 (러시아랑 비슷) 계열인데 7격에 남성/여성 구분하며 활동체와 비활동체로 구분하고 남성명사 활동체에서 인간형과 그 외 형으로 구분된다. 더 나아가 이 규칙을 뒤집는 예외도 존재함. 폴란드어는 격변화만 잘하면 된다는데 숫자나 고유명사, 사람이름도 격에따라 어미형상이 바껴서 단어를 하나만 외워야 하는게 아니라 그 격변화 형태까지 알고 있어야 하니 시작도 하기전에 질려버린다. 발음도 유성음의 무성음화 등등 있어 사람 돌아버리게 만든다.
이것도 중세시대에 비해선 많이 간소화된 문법이라는데 과거 잦은 전쟁으로인해 문법을 간소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고 함(핑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좀 익숙해지려고 해도 재미가 없어서 금방 포기하게 된다. 뭐 여친을 사귀면 금방 늘 수 있다던데 내 주변엔 폴란드 여친을 사귀면서 폴란드어를 배우는 애들은 없었음.

12. 마무리
전편의 댓글들을 보니 이게 유럽특징이다. 동유럽 특징이다 하는데 난 폴란드가 첫 경험이라 잘 모르겠음. 사실 삼성SDI 태그했던 이유도 헝가리는 어떤지 궁금해서인데 똑같다면 뭐..
사람사는 데가 거기서 거기지 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누군가 이런 생각이 꼰대의 시작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바로 생각을 접었음. 다른나라의 특이한 문화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좀 부탁해~

블라블라: 내가 겪은 폴란드 사람들 폴란드에서 산지 1년이 넘었고 지금까지 보고 겪은 폴란드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해. 분명한 건 내가 겪은 폴란드 사람들이 폴란드 전체를 대변하지도 않고 나 역시 일반화 하고싶지도 않아. 또한 내가 겪은 폴란드 사람들은 20~40대이기 때문에 세대별, 지역별로 다 만나본 것도 아니고 극히 폴란드 사람 중 일부일 뿐이고.1. 돈내 돈은 1즈워티도 벌벌 떨면서 타인의 1000즈워티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언젠가 한번 돈을 주고 공구,... teambl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