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4시, 만남 1시간 전에 출발했는데 광안대교에서 꽉 막혀 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보자마자 결혼식날짜, 신혼집 위치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청순하고 예쁜 그녀가 나를 기다리게 만들 수는 없지. 평소에는 극혐하는 비양심 새치기 운전을 해가며 5분 전에 카페에 도착했다.

듀오에서 카페를 다 잡아주길래 괜찮고 검증된 장소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작은 카페여서 편하게 주위 신경 쓰지않고 얘기하기는 힘들어보였다. 다행히 손님이 적어서 편하긴 했다만.. 우선 내 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5시가 조금 넘어서 큰 키의 늘씬한 여성분이 두리번 거리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마스크로 가려져 보이는 것은 눈 밖에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마기꾼이 아닐거야, 사진도 예뻤으니까 속으로 되뇌였다.

간단하게 인사하고, 같이 카운터로 가서 그녀 커피를 계산해주었다. 주문 후 자리에 앉았는데, 그녀가 마스크를 도통 벗지를 않는다. 나는 처음에 인사할 때 부터 벗고 얘기를 하고있는데... 코로나 때문이겠지. 코로나에 민감해서겠지.

끝까지 벗지 않는 그녀. 얼른 커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커피가 나오고, 그녀가 마스크를 벗었다.

그녀의 얼굴에 사진 모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 사람 하관이 이렇게도 중요했구나. 나도 잘 나온 사진을 프로필로 썼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다. 대타로 나오신 분은 아니겠지?

그냥 포기하고 코인 주식 얘기나 하다가 집에 왔다.

내 가입비, 기름값, 시간, 커피값 모든 게 아까웠다.
환불이 더 아까우니까 다음부턴 진짜 보수적으로 판단해야겠다.. 현타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