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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책 추천

스타트업 · 한********

예전에 썼던 글인데, 내용 쪼끔 수정하고 올리는 책 추천 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런 뻘글을 계기로 다시 글 쓰는 연습을 좀 해야겠다 싶어서 씀.

지극히 주관적이며 뇌피셜에 기반한 글이므로 진위여부를 판단하면서 읽기보다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읽으면 됨.

책 소개에 앞서서 책을 읽는 이유가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어휘력을 기르네 간접경험을 하네 어쩌네 이런 진부한 얘기는 차치하고,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감정과 시각이 있음.
단순히 사랑한다, 기쁘다, 아름답다 라고 형용하고 넘어가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양이 질 때 주황빛이 차오르면서 수채화처럼 수분기 머금은 느낌의 아름다움이 있기도 하고, 갑자기 바람에 휘날리는 상대방의 머리칼을 바라보는 순간 붕 떠오르는 사랑 비슷한 감정이 있는 것처럼.
사실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동사/형용사들은 표현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실제 느끼는 감정의 세세한 측면들을 상상하지 못하게 만드는 단점도 있는데,
책을 통해 작가가 몇 번이고 고쳐쓰면서 결국엔 최선이라 생각해서 마침표 찍은 문장들을 읽다보면 그 세세한 감정의 결을 느낄 수 있음.
그리고 그 세세한 감정의 결을 한 번 느끼기 시작하면 일상에서도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됨.
또한 사용할 수 있는 물감의 개수가 많아지면 더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 어휘력이 넓어질수록 내 감정이나 생각을 더 정확하고 오해없이 표현할 수도 있음.

그리고 또 책을 읽는 중요한 이유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사고회로도 비슷해서,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생각들도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마치 자기 고유의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책을 읽다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들도 가졌던 고민이었단 걸 알 수 있고,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음.
이를 통해서 생각의 넓이ㅡ단순히 다른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차원이 넓어져서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ㅡ를 넓힐 수 있음.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던 것들이 사실은 보편적이라는 것을 깨달아 갈수록, 일상에서 덜 심각해지고,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마인드가 강해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쩌는 사람들이 쓴 개쩌는 책들이 많이 있음.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고싶다? 그러면 워렌버핏이나 피터린치, 존 보글, 레이 달리오처럼 인류 역사에서 손가락에 꼽는 투자의 귀재들이 쓴 책들을 읽으면 도움이 됨.
우울증에 대해서 알고싶다면 심리학계 세계적 석학이 쓴 책을 읽으면 되고, 과학이 너무 재밌고 더 알고싶으면 리처드파인만, 스티븐호킹 같은 인류 최고의 과학자들이 쉽게 풀어 쓴 과학책을 읽으면 됨.
다시 말하면, 책을 통하면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에 대해 해당 분야에서 개쩌는 사람이 직접 말해주는 내용을 접할 수 있음.
너가 무슨 고민을 하던간에 그 고민에 대해 이미 개쩌는 사람들이 엄청난 책들을 써두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음.

-

1. 죽음의 수용소에서
대학 졸업할 때 쯤, 사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음. 뭘 위해 살아야 하지? 내가 사는 이유는 뭐지? 이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을, 하지만 이맘때쯤이면 누구나 하는 고민을 나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이 책을 읽게 됨.
아주 얇은 책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음.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던 정신과 의사가 적은 책인데 앞부분은 경험담에 대한 이야기고 후반부는 자기가 만들어낸 정신학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룸.
결론적으로는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현재 내가 겪는 매 순간순간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 이야기임.

2.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표지가 이쁘기도 하고 얇기도 하고 제목도 맘에 들어서 읽었던 책.
초판이었는데 당시 읽을 때 번역이 정말 개판이구나,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음. 지금은 어떤지 모름.
다만, 이 책을 통해 인생에서 '운'이란 요소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일상에서 느끼기 시작했음.
같은 재능을 갖고 태어나더라도 누군가는 미국에서 태어나 수십억의 연봉을 받고, 누군가는 이름 모를 작은 나라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거나 사냥을 하는데 그 재능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 커피가 땡길때면 설렁설렁 걸어나가 달달한 카라멜마끼야또를 사 마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실감하게 됨.
이렇게 운에 따라 삶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갖게 된 이후로 다른 사람을 엄청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않으면서, 소소한 일상에서는 지금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건지 자각할 수 있게 됨.

3. 그리스인 조르바
주인공이 조르바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나눴던 이야기를 기록한 소설임. 조르바는 어느것에도 묶여 있지 않으면서도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인데, 일상에서의 사소한 일에 대해서 조르바가 툭툭 던지는 대사가 상당히 감명깊음.
아래는 읽었을 때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기억하는 한 대목
‘‘‘
당신은 아주 크게 웃고 있겠지요. 당신이 웃고 있을 거란 생각에 나도 크게 웃고, 그렇게 세상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약간씩은 바보같은 구석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바보같은 사람은, 바보같은 구석이 없는 사람일 것입니다.
‘‘‘

4.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이건 그냥 꼭 읽어야 됨.
3권짜린데, 삶에서 중요한 혹은 꼭 지켜야되는 가치가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는 책.
읽는 동안에 꽤 자주 엄청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음.
사실,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은 거의 없는데, 자기 아빠를 놀리는 동네 무리에 맞서, 아빠를 등 뒤에 두고 지키면서 동네 무리에 홀로 덤벼들고 씩씩거리며 화내던 꼬마아이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음.
3형제에 대한 이야기로 아버지 유산 때문에 발생하는 이런저런 사건들에 관한 소설임.
개인적으로 인류 최고의 소설이라고 꼽는 작품.
근데 러시아 문학은 이름이 헷갈려서 초반에 읽기 힘들어. 특히 열린책들 번역은 러시아 발음을 최대한 비슷하게 반영하겠답시고, 차이코프스키를 짜이꼬쁘쓰끼 이따구로 써서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문학은 열린책들꺼 안 봄.

5. 사랑의 기술
예전에 혼자 여행을 다니다가 어느 순간 사랑이 뭔지 갑자기 느끼게 된 경험이 있었음.
뭐, 사랑에 있어서 통달했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아 이런게 사랑이구나.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
그 이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놀랍게도 내가 생각하던 그 사랑에 대해 아주 비슷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서술이 되어 있어서 놀랐던 책.
사실 책이란게 책을 읽는 당시에 독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생각에 치우쳐 읽히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아마 대부분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그런갑다, 하고 읽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두 사랑에 대해 뭔가 느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길 추천.

6. 돈키호테
두꺼운데 생각보다 유머러스 한 책.
정신빠진 돈키호테가 벌이는 사건들을 읽다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옴. 근데 그 정신병자같은 행동이 한결같이 계속되는 걸 보다보면 이게 정신이 나가서 그런건지, 아니면 진짜 한 개인의 고귀한 신념에서 나온 행동인지 헷갈리게 됨. 그러다가 나중에는 정신나간 행동을 보면서 감동까지 느끼게 되는 기현상이 벌어짐.
주인공들이 툭툭 내뱉는 대사 속에서 느끼는 바가 많은 소설.

7. 노인과 바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한 번쯤은 제목을 들어봤을 소설.
물고기를 잡는 내용이란 건 알고 있었는데, 진짜 소설 내내 물고기 잡는 내용인 줄은 몰랐음.
물고기를 낚는 일은 어떻게 보면,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일인데, 그 최전선에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마냥 한 어부의 개인적인 사건으로만 보이지는 않음.
가장 놀라운 점은, 결국 주인공은 앙상한 물고기 뼈만 가지고 돌아오는데 그 누구도 우울해하거나 슬퍼하거나 후회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

8. 소유냐 존재냐
잘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이분법으로 딱 구분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음.
이분법은 현상을 아주 단순화시켜서 이해를 편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지만, 그보다 사실이나 현상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단점이 훠어어어엉ㄹ씬 더 큼.
비유를 하자면, 해상도 높은 세상을 낮은 해상도로 압축시킨다고 보면 됨. 그만큼 이분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왜곡된 시각을 갖기 쉽고, 본질을 놓칠 우려가 상당히 높아지며, 무엇보다도 무한한 스펙트럼의 세상을 몇 가지 관점에서 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너무 아까운 상황이 생기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세상을 두 가지 카테고리ㅡ소유(to have)와 존재(to be)ㅡ로 분류해서 이야기함.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소유에 대해 굉장히 민감해질 수 밖에 없음. 우리는 지금 누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 얼마나 소비하고 꾸몄는지, 눈에 보이는 것에 가장 포커스를 두는 사회에서 살고 있음.
그만큼 다른 가치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져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그러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아도 놓치고 있는 다른 가치들이 많을 수 밖에 없음. 이 책은 그러한 나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

뭔 책을 추천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기억에 남는 책이 몇 개 없음(사실 읽은 책이 별로 없음).
그래도 위에서 얘기한 책들은 기억에 남아있고 느낀바도 많았던 책들이니까, 혹시라도 무슨 책 읽을까 고민하던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읽어봐.

그리구 책 고르는 팁이랄까,
평소 책을 안 읽다가 읽기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베스트셀러 중에서 재밌어 보이는 책을 읽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게 좋은 거 같아.
시작부터 다른 사람들의 고민고민고민고민이 묻어나는 책을 읽으면 재미도 없고 피곤하기만 하거든. 그래서 결국 안 읽게 됨.
그 이후에 책을 계속 읽는다면 그때부터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 중에서 고르는 것을 추천함.
베스트셀러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은 해당 작가의 일시적 유명세 때문일 가능성이 높거나, 혹은 책의 깊이가 너무 얕아서 사람들이 별 생각없이 읽기 편한 책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다시말해 읽고나서 남는게 별로 없는 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

가장 추천하는 것은 '검증된 사람'이 쓴 책이나 '검증된 책'을 읽는 건데, 여기서 검증된 사람이란 뜻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을 뜻함. 그런 사람이 쓴 책일수록 더 깊이 있고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기 때문.
가장 좋은 건 검증된 책을 읽는 건데, 어떤 책이 100-200년이 지나서도 인쇄되고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분명히 그 책에 뭔가 엄청난 게 있다는 뜻이거든. 그래서 고전을 읽는게 보장된 양질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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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회사 ·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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