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글이 길어서 읽기 어려우신 분은 넘기셔야 될거에요. ㅎㅎ 폰으로 쓰느라 존대는 생략할게요.

나 남자. 자랑하는 건 아니고, 소개팅을 입사하고 나서 수십여번 했는데 한번 빼곤 까인적이 없었어. 여친들은 다 소개팅으로 만났었구. 내가 그렇다고 엄청 잘난건 아닌데 그냥 진심으로 얘기하고 하면 항상 비슷한 분위기로 좋게 흘러가더라고.

이번 토요일에 소개팅을 했어. 분위기도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익숙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몇번 더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애프터를 하려고 헤어지고 톡을 이어가려 했지. 여자애가 주말에 형부가 출장을 가서 언니네 가서 조카본다고 버스를 탔고 버스탔다고 톡을 한뒤 연락이 두절 됐지.
1이 안없어지더라고... 주말동안 계속 1이 안없어지길래 차단했나?? 엄청 당황스러웠지. 이미지가 참하고 성격도 되게 순해보이고 착해보이는 사람이었는데 내가 맘에 안들면 적당히 표현하면 알아들었을텐데 오히려 이런 이미지의 사람이 이렇게 예의없이 끊다니 엄청 당황스러웠지.
당일은 내가 뭘 실수했나 계속 되짚어봤는데 딱히 그런점도 없는것 같았고 짜증났지만 당일은 그렇게 보내고, 담날은 그냥 잊어버리고 놀러 다녀왔지.

오늘 운동마치고 돌아오는데 톡이 와있더라고. '죄송하다고, 언니집에서 바로 출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

짜증나는건 하루로 마치고 다 잊어버렸는데, 이제 연락오는건 뭐지? 어장관리하려는건가? ㅋㅋ 톡보고 짜증, 당황, 궁금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군.

여자에 대한 내 맘은 엄청 막 아쉬운건 아냐.

만나기 전 감기걸려서 약속 일주일 미루고, 만나기 삼일전에 저녁 만날거 낮에 보자고 시간 바꾸고.. 만날때 20 분 늦고.
난 다른거 보다 기본적인게 안되있는 사람은 다른게 아무리 좋아도 확 식어버리거든. 만나기 전부터 저런 부분 스스로 컨트롤 못하는 사람은 오래 만난후 모습은 보나마나이기 때문에 .
저런 부분이 이미 만나기 전에 이미지를 다운 시켜놨어. 근데 실제 만나보니 말하는건 매우 정상적이고 착한것 같고 전체적인 이미지가 좋아서 몇번 더 만나보자는 생각을 하게 한거야.

지금 상황은 여자가 무슨맘으로 연락한걸까? 자기도 긴가민가 주말동안 고민하다 이제 보낸건가, 아님 그냥 씹기 그래서 톡이라도 하나 보내놓은건가.

첨에는 톡보고 짜증나서 차단해버리려다가 한번만 더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해??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