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회사생활

쇼핑몰 전쟁. (엄청길다)

한유에너지 · 조***
작성일2019.05.20. 조회수12K 댓글90

Intro.

오늘은 우리들이 숨 쉬는 이 순가에도 바로 이 모니터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지만 큰 전쟁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온라인 쇼핑의 드넓은 전장에서 수 많은 회사들이 탄생하고 경쟁하고 번성하고 소멸하며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있다. 크고 작은 별들처럼 명멸한 온라인 쇼핑몰 세계의 흔적들을 따라서 여행할 준비 됬다면 아래부터 차근히 읽기를 바란다.

1. 포털의 탄생

태초에 빅뱅의 빛이 있었던 것처럼 온라인 쇼핑몰의 태초에는 IT혁명이 화려한 폭발이 있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반까지 이시기는 쇼핑몰 역사의 창세기라고 할 수 있다. 이 태고의 시대에 누구나 접속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검색 포털이 등장하였다. 이 때 태어난 걸출한 별들이 바로 야후, 한메일, 네이버, 라이코스와 같은 회사들이다. 지금은 소멸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누구나 온라인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세상의 토대인 쇼핑몰 랜드라고 할 수 있는 '포털'이 탄생 하였고, 이들 속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그 안에서 기장이 열리고 상점들이 들어선다는 꿈만 같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2. 원시 쇼핑몰의 탄생

그 이후 얼마 안되어 '원시 쇼핑몰'들이 달빛을 받아 빛나는 모래알 처럼 잔잔한 빛을 내며 탄생했다. 처음 만들어진 단세포 생물처럼 단순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홈페이지에 불과했다. 이 원시 쇼핑몰들은 살아있는 화석처럼 지금도 몇몇 남아있는데 조악하고 단순한 상세페이지를 제공하였고 결제방식은 원시적인 무통장 계좌이체만을 사용하였으며, 품목 또한 오프라인 상점에서 팔던 것을 그대로 카달로그처럼 온라인 쇼핑몰에 옮긴 것에 불과했다. 거래량 또한 보잘 것 없어서 이 원시 쇼핑몰들은 그저 IT시대의 새로운 개막을 위한 장식품 처럼, 혹은 그저 인터넷 매니아의 취미처럼 만들어지기도 했다.

3. 최초의 전쟁 - 포탈 전쟁

그리스 로마신화의 태고적에 티탄족과 올림푸스 신들이 전쟁을 벌인 것 처럼, 이 쇼핑몰들의 세계에도 최초의 전쟁이자 이 세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 전쟁이 벌여진다. 바로 '포탈 전쟁'이다. IT 혁명초기에 검색의 거인은 야후였다. 그러나 곧 다음(한메일), 라이코스, 프리챌, 엠파스, 네띠앙, 파란, 구글, 네이버와 같은 수 많은 포탈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적군과 아군의 구분 없이 막 싸웠다.
모든 전쟁의 가운데에는 '귀중 한 무언가'가 있었다. 중동전쟁은 결국 '원유'를 둘러싼 전쟁이었고, 영국과 러시아의 '그레이트 워'는 부동항을 얻기 위한 싸움이었으며, 소설속 반지전쟁도 심지어 귀중한 보석인 '실마릴리온'으로 인해 생겨난 일이다. 포탈 전쟁 속에서도 이런 특별한 것이 있었다. 돈이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샘이자 포탈인 오프라인 세계까지 넘볼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인 '이것'으로 인해 모든 포탈들은 경쟁하고 싸우게 되었다.

4. 끈임없이 돈이 나오는 샘

포탈들은 실제로 돈으르 만질 수 있는 수 많은 비지니스 모델들을 고안해냈다. 포탈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만은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검색광고'이다. 포탈들은 거의 동시적으로 원시 쇼핑몰들을 검색할 수 있는 '쇼핑몰 검색광고' 서비스를 발견해 낸다. 이것은 종이 홍보물이나 간판과는 비교도할 수 없을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광고 서비스인데, 포탈들은 단순히 검색 결과 상단에 광고주의 홈페이지 링크를 거는 것 만으로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신기할 것이 없지만 이 시대에 코딩 몇줄 만으로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를 한다는 것이 엄청난 혁신이었는데, 단순히 몇 번의 클릭으로 떼돈을 벌 수 있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결국, 마치 원유를 탐낸 수 많은 중동국가들처럼 모든 포탈들이 이 노다지 지원을 위해 싸우게 되었다.

5. 포탈의 왕좌 - 광고의 시대

야후가 영광을 뒤로하고 허무하게 스러지고, 엠파스와 라이코스는 그 전에 무릎을 꿇거나 모가지가 짤렸다. 많은 포탈들이 흔적만 남아 역사책이 고이 기록되었고, 마지막 남은 네이버와 다음 - 구글 연합의 진영이었다. 네이버의 독주에 구글과 다음이 '오버추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일시적인 광고 협정을 맺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인터넷 검색의 90%이상을 네이버가 장악하였고, 쇼핑검색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쟁자는 사라지고, 네이버는 초록색 광고를 통해 인터넷이 곧 자신이라는 대담한 메세지를 온 국민들에게 전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인터넷은 곧 네이버가 되었고, 쇼핑몰 랜드도 곧 네이버가 되었다.
네이버의 검색광고는 사실상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쇼핑몰들의 생명줄이 되었다. 쇼핑몰들은 검색광고가 아닌 다른 것들을 시도했지만 결국 그것도 네이버 블르고, 네이버 지식쇼핑, 네이버의 카페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었다. 상품을 보고 쇼핑하는 것은 각각의 쇼핑몰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실제로 네이버가 쇼핑 그 자체가 되었다. 모든 몰들은 네이버를 통해 광고하고, 네이버를 통해 소비자와 연결되었으며, 네이버라는 유일한 백화점에 입점한 수 많은 구멍가게들에 불과했다.
이렇게 포탈 전쟁이 끝나고 네이버가 통치하는 광고의 시대가 열렸다. 다행히 네이버는 시장을 파괴하거나 교란하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토를 통치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독주와 비싼 광고비에 불만을 표시 했지만, 네이버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고 네이버 또한 적당히 불만 수위를 조절하며 대처했다.

6. 쇼핑몰의 대진화 - 쇼핑몰의 캄브리아기

포탈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때 즈음, 새로운 쇼핑몰이 등장한다. 원시 쇼핑몰들은 카드결제 및 에스크로 결제 기능을 갖추게 되었고 좀 더 나은 인터페이스로 무장하였다. 그리고 몇몇 쇼핑몰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여러개의 쇼핑몰들이 연합하고 본인이 스스로가 플랫폼이 되어 쇼핑몰들이 모여 만든 쇼핑몰을 만들게 된 것이다. 포탈 전쟁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쇼핑몰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큰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것은 단세포 생물이 군집을 이루어 대세포 생물이 된 것 만큼이나 충격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였다. 다세포 생물의 출연 이후 진화가 급속도로 이뤄졌듯이 실제로 다양한 쇼핑몰 플랫폼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베이라는 이 시대의 거물이 탄생하였다. 한국에서는 옥션, 지마켓이 등장했다. 시대를 너무 앞선 '다나와'도 탄생하였다. 쇼핑몰이고 분류하긴 어렵고 현재는 아주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DC인사이드는 상품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시작을 하였고, 중고나라 카페는 특이하게도 여러 사업자와 개인들이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 자체를 플랫폼으로 이용하였다. 인터파크와 알라딘, 예스24와 같이 일부 상품으로 특화된 플랫폼도 탄생하였다. 마치 캄브리아기의 대폭발 시기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의 조상이 출연하듯, 쇼핑몰의 대진화 시기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이들은 냉혹한 시장 경쟁속에서 망하고 부흥하면서 '네이버'의 통치 아래에서 조용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7. 종합몰 전쟁

여전히 네이버가 통치하는 광고의 시대 속에서, 쇼핑몰들은 처음으로 전쟁다운 전쟁을 벌이게 된다. 종합몰들의 전쟁이자 본격적으로 쇼핑몰들이 인터넷 세계에서 주연으로 출연하게 되는 종합몰 전쟁이다. 포탈이 '검색광고'라는 자원을 두고 격렬한 싸움을 벌였듯이, 이들은 또 다른 자원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회원'이라는 자원이다.
쇼핑몰들은 오직 네이버의 광고와 링크만으로 유입되는 고객에 의존하면서, 이것이 대단히 비싸고 불안정적인 비지니스모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이들은 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대응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되었다. 쇼핑몰들은 회원을 유치하면서 가입하게 만들었고, 이들에게 적립금과 포인트를 주어 지속적으로 쇼핑몰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이방식은 매우 효과적이었는데, 이렇게 회원이 된 고객들은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도 쇼핑몰에 유입되었으며, 적립금을 사용하기 위해 두번이고 세번이고 몇번이고 쇼핑몰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쇼핑몰들은 더 많은 회원들을 가입시켜 모든 역략을 여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받고, 더 많은 상품을 입점시켜서 고객들이 필요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쇼핑몰에서 구매하게 했다. 이 방식으 과장없이 말해서 모든 쇼핑몰들의 생존방식이 되었고 쇼핑몰의 정도가 되었다. 벤처투자자들은 이 때의 경쟁이 얼마나 인상에 남았는지,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회원수와 엔드유저 수를 가장 중요한 회사 가치의 척도로 보고 있을 정도이다.
쇼핑몰 전쟁으로 인해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수십 수백억 단위의 투자금이 투하되고,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매출을 늘리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백억대 단위의 금액을 투하하여 만들어진 11번가는 당시에는 놀라운 사례였지만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다세포 생물들이 몸집을 키웠듯이 이 시기의 쇼핑몰들도 거대하고 자본화되며 오프라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 없는 규모를 지난 회사들로 거듭나게 된다.

8. 네이버와 종합몰의 평화

종합몰들은 서로서로 격렬하게 싸웠지만 네이버와는 공존하며 평화가 유지됬다. 이 시기의 경쟁은 쇼핑몰들끼리 작은 싸움이었을 뿐 쇼핑몰보다 더 큰 단위에서의 전쟁은 아니었다. 여전히 네이버는 인터넷의 절대적인 신 같았고, 아무리 회원을 만들어서 내부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회원가입의 시작은 여전히 네이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종합몰들의 전쟁도 서서히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격화되었던 전장도 고요해지게 된다. 옥션과 지마켓은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사실상 같은 회사가 되었고, 11번가, 인터파크, 예스24 등이 각자 자기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특화되고 나머지는 구색 맞추기 정도에서 안주하면서 일시적인 평화가 찾아오게 되었다. 게다가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흑자를 내게 되면서 벼랑끝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었다. 이렇게 네이버의 통치 하에 몇개들의 종합몰들이 서로 션제를 하면서도 확전을 하지 않는 평화가 찾아오게 되었다.

9. 소셜커머스와 쇼크

때때로 외부의 충격은 정체된 생태계를 처참하게 파괴하곤 한다. 오트스테일리아에서 상률한 토끼는 호주 대륙의 초식동물 생태계를 유린한 것으로 유명한데, 비슷한 일이 불과 몇년 전 평화로운 쇼핑몰 랜드에 벌어지게 된다. 바로 소셜커머스의 상륙이다.
시작은 미국의 그루폰이었다. 그리고 그루폰이 한국에 상륙하기 전에 비슷한 비지니스모델로 사업을 시작한 티켓 몬스터가 등장하였다. 위메프와 쿠팡이라는 걸출한 회사도 곧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름없이 사라져간 수 많은 소셜커머스들이 명멸하게 되었다. 이들의 탄생은 시장에서 큰 충격이었고, 경쟁자들은 이 일을 어마어마한 쇼크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당시에도 오프라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사실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겉으로는 020 서비스라는 '엣지'한 이름이 붙긴 했지만, 사실은 이 모든 개념과 비지니스모델은 쇼핑몰의 대폭발 시기에 한번 쯤은 나타났다가 사라진 아이디어였다. 심지어 살아남은 소셜커머스들은 사실상 옥션, 지마켓과 거의 다를 바 없는 비지니스모델로 서서히 전환하게 되었아.
그자지 새롭지도 않고 지금와서 보면 다 비슷비슷하게 변한 서비스들이 그 당시 갑자기 돌풍을 일으키며 쇼핑몰랜드의 주연으로 등장하게 된 이유는, 나무나도 오랜 평화기 때문이었다. 기존의 전통적인 쇼핑몰 강자들은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기 주저했고, 현재의 흑자에 만족하며 정체되어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소셜커머스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과 개선된 UI를 사용하였고, 항상 똑같은 방식의 쇼핑에 권태로움을 느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을 하는 느낌을 경험하게 했다.
보다 선진화된 IT 기술과 젊은 감각으로 중무장한 소셜커머스는 정체되있었던 쇼핑몰랜드에 파란을 일으키며 시장 자체의 크기를 키워냄과 동시에 기존 강자들을 주변으로 전략시키게 되었아.

10. 광고의 시대에서 쇼핑몰의 시대로 - 2차 쇼핑몰 전쟁

길고 긴 광고의 시대, 즉 네이버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징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글이 검색 영역에서 점점 영역을 키우기 시작했고, 아예 다른 매체이자 새로운 황제인 유투브가 탄생했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 하며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돌아가는 앱들이 탄생했고, 이들은 네이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메신저에서는 카카오라는 빛나는 별이 탄생하였다. 인터넷이 곧 네이버인 시대는 끝나고야 말았다. 그리고 떨어지는 주가만큼이나 네이버는 과거의 영관을 잃어버렸다.
쇼핑몰들은 이제 네이버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었다. 인스타그램, 유투브, 트위터와 같은 다양한 대체 광고수다들이 등장했고, 쇼핑몰 스스로도 이제 회원들을 이용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쿠팡은 물류혁명을 일으키며 자체적인 유통 시스템을 가지고 익일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소셜3사뿐 아니라 11번가와 옥션 등 다른 대부분의 살아남은 쇼핑몰들도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을 투자한 결과 쿠팡에 못지 않은 배송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고, 상품의 종류도 충분히 많아져서 모든 쇼핑몰 하나하나가 과거의 네이버와 같은 수준의 다양성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 검색하지 않고 쿠팡 앱에서 직접 필요한 물건을 검색하여 구매를 한다. 인스타를 보면서 맘에 드는 상품이 생기면 바로 소비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곧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한다. 바로 쇼핑몰의 시대이다. 광고의 시대처럼 네이버라는 단 하나의 제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춘추전국 시대처럼 기라성 같은 여러개의 회사들이 격렬한 경쟁을 하며 매일매일 전쟁을 하고 있다.
이 2차 쇼핑몰 전쟁은 글로벌한 회사들이 수천억원 수준의 자본을 투자하고, 수천 수조원의 적자를 감내하며 싸우는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큰 정장이다. 네이버의 통치 하에 조용히 이루어졌던 과거의 경쟁과는 달리, 이 싸움은 네이버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인터넷 세계의 판도 자체를 뒤흔드는 전쟁이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이 경쟁 속에 지금 살아남은 업체들도 앞으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이다.

11. 물에서 얼음으로..- 네이버의 대전환

물은 액체 상태에서 얼음으로 변하며 열을 방출한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대신 스스로의 형태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비슷한 현상이 네이버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동안 광고 플랫폼으로서 제왕의 자리에 올라 막대한 이익을 향유했지만, 이는 곧 네이버가 플랫폼으로서의 '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러한 제왕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고, 곧 대담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플랫폼의 세게에서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다. 플랫폼 자체가 그 속의 플레이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인이 창조한 세계에서 직접 활동한다는 이는 신이 강림한 것도 다를 것이 없다. 이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순환하려면 플랫폼은 규칙만을 ㅁ나들어야 할 뿐 직접 그 안에서 싸워서는 안된다. 마치 안드로이드가 직접 폰을 만들지 않는 것 처럼.
그러나 네이버는 스스로 플레이어가 되다. 스마트스토어라는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네이버는 스스로 광고플렛폼에서 쇼핑플랫폼으로 한단계 낮은 상전이를 일으키게 된다. 비록 그 격은 낮아졌을지 몰라도, 맟 상전이 할 때 내뿜은 열처럼, 그 과정에서 네이버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드러낸다. 아무리 예전의 위상에 못미치더라도 아직은 건재한 웹검색 결과를 스토어팜으로 채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네이버는 '신'이 아닌 플레이어로 스스로를 강등하였으나, 동시에 가장 강력한 서커스로서 거듭나게 된다. 이결정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네이버가 과거의 광고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이 격하되었다는 것도, 커머스로서의 매출과 힘이 매우 강력해졌다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이렇게 네이버 또한 2차 쇼핑몰 전쟁에 플레이어로서 가담하게 된다.

12. 쇼핑몰의 시대의 균열

제 2차 쇼핑몰 전쟁은 지금 한창 격렬하게 진행되는 싸움이다. 하지만 쇼핑몰 전쟁의 승자가 가려지기도 전에 쇼핑몰 시대를 지탱하는 히멩 균열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전쟁의 성자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승자는 새로운 적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것도 지금까지 적으로 상대해온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와 개념의 특이한 적과 말이다.
쇼핑몰 전쟁의 가장 귀중한 자원인 '회원'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쩌면 '회원' 그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고 통째로 경쟁자들에게 넘어가 버릴 수도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생긴 것이다.

13. 쇼핑몰 VS 페이-상품 연합

'회원'의 존립 자체를 바꾼 것은 바로 '결제혁명'이다. 지금까지 결제회사들은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전자결제를 대행해주는 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금까지 위에서 보이는 전쟁을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생겨나면서 이들이 직접적으로 '회원'을 독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에 가입하지 않고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결제를 한다. 기존의 쇼핑몰이 가지고 있던 회원들은 이 결제서비스가 가져가게 된 것이다. 이미 작은 쇼핑몰들은 이러한 회원관리의 기능을 사실상 결제서비스에게 뺏기고야 말았다. 정보유출의 문제, 너무나도 많은 쇼핑몰 가입의 피로함 때문에 사람들은 결제 서비스 자체에 가입하고, 결제서비스는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하면서 과거에 쇼핑몰이 사용한 '회원' 방식을 거의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언젠가 거대한 쇼핑몰들인 쿠팡, 11번가 같은 회사들도 어쩌면 회원의 관리권을 이들 결제 서비스 회사에 넘겨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결제서비스(페이)가 그렇게 해오지 않았던 것을 왜 지금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사람도 있을거다. 여기에는 두가지 큰 변화가 영향을 주었는데, 하나는 결제기술 자체의 혁신이고, 또 하나는 새롭게 거듭난 경쟁자인 '상품'의 등장 때문이다. 페이는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상품'과 연합을 통해 쇼핑몰과 맞서게 될 것이다.

14. 상품의 새로운 등장

상품은 그동안 대상에 불과했다. 쇼핑몰은 상품을 팔아야 할 일개의 요소로서 간주했는데, 이제와서 상품 자체의 힘이 커지는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된다. 객체에서 주체로 '상품'이 변화하게 된 것이다. 그 원인은 바로 제 2차 쇼핑몰 전쟁 때문이다.
쇼핑몰들은 전쟁동안 서로 경쟁하며 좋은 상품을 자신의 몰 안에 판매하기 위해 큰 비용을 사용하게 된다. 그 결과 상품은 일단 출시하게 되면 모든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었고 게다가 쇼핑몰에서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의 헤택을 고스란히 받게 되었다. 예전처럼 네이버만 노출할 필요도 없었고 쇼핑몰들이 알아서 광고 해주었기 때문에 상품 개발회사들은 작긴 하지만 어느정도의 자본화를 이룩하는데 성공한다.
그 이후 상품 개발 회사들은 어떤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서 어떤 루트를 통해 판매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알게 되는데, 이는 그동안 겪어온 경험과 자본을 바탕으로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해 진 것이다. 그 이후 수 많은 마케팅 회사들이 상품개발회사로 발전하는 일이 벌어진다. 예전에는 각종 쇼핑몰과 광고채널에 타사의 상품이 광고해주는데 머물렀지만 이제는 직접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젊은 별들 중 밝은별 하나가 바로 '블랭크'다. 이들은 상품을 직접 제조하진 않지만 아웃소싱으로 기획하고 상품 자체와 브랜드에 파워를 입히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가구회사, 식품회사 등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특히 페이계 서비스들과 의도치 않은 연합을 형성하면서 기존의 쇼핑몰들이 가졌던 비지니스모델을 상품과-결제 양쪽에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15. 마치며 앞으로는..?

이 치열한 경쟁의 시기에 어떤 진영의 어떤 회사가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쇼핑몰 중 하나 승자가 될지, 아니면 결제-상품 연합이 다크호스처럼 나타나 승리할지, 아니면 다시 광고회사가 승자가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이변화는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벤처투자자들도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다. 과연 앞으로도 회원을 많이 가진 쇼핑몰이 가치가 있을까? 언제 어디서든 상품을 검색해서 페이 게정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쇼핑몰의 엔드유저 자체가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있다. 벤처캐피탈은 어쩌면 이제부터는 아예 다른 지표로 회사를 평가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크나큰 전쟁 자체가 즐거운 축복이다. 하루에도 몇개씩 쏟아져 나오는 서비스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편익을 소비자들에게 흩뿌리고 있다. 수천 수조원의 투자금은 지금으로서 소비자의 이익으로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이 전쟁이 좀 더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승자가 나타나면 이익은 회수하기 시작할게 분명하고 소비자의 이익도 줄어들며 새로운 서비스도 한동안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방금도 카카오페이가 “이번 주 100만원 받는 법!”을 알리는 톡을 보내온다.

왜 오라는 여자들은 톡은 아니오고.

쨋든.

이 전쟁의 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쇼핑몰 전쟁.      (엄청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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