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자녀교육·입시

영재교육원 반년 보내본 소감

변호사 · 1********
작성일02.16 조회수1,379 댓글36

딸은 현재 만6세.
두돌하고 몇달 지나자 갑자기 혼자 책을 보고있길래 그림 구경하는줄 알았더니 내용을 알아.
하도 책을 읽어줘서 그런가 했는데
애가 길에서 갑자기 엄마 단란주점이 뭐야 그러더라고.
깜짝 놀라서 너 그런말은 어디서 들었냐 했더니
간판 가리키면서 저기 써있어 라고 해서 글을 읽는구나 했지.
나도 세돌쯤 글을 읽었다그래서 나랑 친정 식구들은 그러려니 했는데
네돌 무렵인가 시어머니가 영재원 입학을 권하시더라고.
근데 좀 내키지 않았던게 내 목표가 초등 졸업까지 공부 안시키고 키우는거라
그런데 가면 막 사고력수학 이런거 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계속 버텼지.
우리 어머니 고슴도치 엄마네 하고 그냥 웃고 치운거임.
근데 어느날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가 싫다는거야.
왜 싫냐니까 친구들이 자기말을 자꾸 못들은척 한대.
선생님이랑 상담했더니 같이 뛰어놀거나 할 때는 아무 문제 없는데
다른 아이들이랑 쓰는 단어 같은게 차이가 나고 실내놀이 할때는 구석에서 혼자 편지쓰고 그런다는거야.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고지능일 가능성이 있다고 검사를 권하시더라.
그래서 웩슬러검사를 하러 갔는데 모든 분야가 상위 1프로 내,
언어능력은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하시더라고.
나는 딱히 해준건 없고 그냥 책을 많이 보여줬어.
흔한 학습지 한 번 안 함.
대신 저녁밥 먹고나면 남편도 나도 책 읽는 편이라 아이도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아.
책은 갓난아이때부터 7세용 책 다 사놔서 엄청 어릴 때부터 그런걸 자연스럽게 봤어.
교육원에서는 선행학습이랑 상관없는 곳이니 잠깐만이라도 아이 맡겨달라고 간곡하게 얘기하시고
나는 우리애가 집에서 얼마나 어리광도 심하고 개차반인데 영재는 무슨 영재냐 그랬는데

여기서부터 중요한 얘기.
고지능유아는 지능은 초등학생 이상인데 정신적 성숙도는 그냥 아기랑 비슷하대.
그렇다보니 그 좋은 머리로 장난을 쳐서 말썽부리거나
또래랑 잘 못 섞여서 힘들어하고 사회성 발달이 늦어진다는거야.
교육원의 목적은 아이의 지적능력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면서
비슷한 아이들끼리 교류할 기회를 주는거래.
그래서 보통의 아이들과 있을때 느끼는 답답함을
주1회만이라도 해소할수 있도록.
교육비가 그렇게 비싼것도 아니고 주말마다 뭐하지 고민하기에도 지쳐서 등록함.

결론적으로 대만족, 아니 너무 감사함.
아이가 영재원 수업 첫날부터 친구들 손을 꼭 붙잡고 나오더라고.
헤어질때도 그렇게 애틋할수가 없어.
일년 본 어린이집 친구보다 하루 본 그 친구랑 더 통했는지..
갑자기 얘가 정말로 외로웠구나 싶어서 혼자 엄청 울었어.
수업내용은 나도 잘 몰라.
교재도 따로 없고 애도 말을 잘 안해줘.
입소 한달 후 개별면담 하는데 그때야 얘가 뭘 하는지 알았지.
삼각형 여러개 보여주고 몇개인지 찾고 그런 것부터
동음이의어도 하고 과학실험도 하고..
콜라에 멘토스 넣기 이런것도 하니까 애들이 좋아할 수밖에ㅋㅋ
아이는 첫날부터 편안하게 지냈고 영재원 아이들 틈에서도 좀 많이 튀어나오는 것 같대.
근데 어린이집 친구들이랑 차이가 있다면..
아이가 모르는 단어를 쓰면 그게 뭐냐 물어보고 같이 재밌어하면서 자기들도 쓴다는거야.
우리애는 숫자가 조금 느린데 어떻게 하면 뺄셈을 빨리 할 수 있는지 다른 친구가 알려줬대.
그런식으로 서로 배우고 가르쳐주는걸 거침없이 하는 것 같애.
교육 자체보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매우 좋아.
부작용은?
장난을 더 창의적으로 치고 있다는 것...ㅠ

댓글 36

변호사 · 1******** 작성자

독서 자체에서 오는 지식보다 상상력에 좋다고 생각해서 동화책 많이 사줬는데 영재원에서는 과학책 권하더라고요. 애 성향에 맞게 추천하시는 거라며..

넥스파시스템 · 북**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140106

시간 되시면 이 책을 어머님이나 아버님이 읽으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변호사 · 1******** 작성자

와 추천 감사해요!! 감사히 읽겠습니다. 근데 어째 사두면 애가 보고 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변호사 · 1******** 작성자

👍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변호사 · 1******** 작성자

하 아이의 장난은 가급적 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위인전 등장인물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바꿔놓는다던지 컵에 담은 탄산음료보다 접시에 담은 탄산음료가 더 빨리 김 빠지는지 직접 보겠다고 탄산수 붓다가 엎는다던지....? 그거 확인 어떻게 하려고 했냐니까 화장실에서 구연산 갖고올거래... 아냐 차라리 화장실로 탄산수 갖고가ㅜㅜㅜㅜ

변호사 · 1******** 작성자

사랑은 부족하지 않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변호사 · 1******** 작성자

그거 참 어렵지요. 재능은 일종의 사회적 의무이기도 하는데 그걸 이 나이에 알게 하기란 제가 너무 부족한듯요. 인성적으로 저 말고 남편 닮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걱정이 없을텐데ㅠ

스타트업 · |*********

첫 책부터 7세용 보여준건 아닐거고 책 교육 어떻게 했는지 알려줄 수 있어~??

변호사 · 1******** 작성자

여기 유아도서관인가 싶을만큼 다양한 책을 놔뒀지. 0세부터 7세까지 이것저것... 아이가 보고싶은거 골라보게 놔뒀고 지금은 유아책이랑 초등용 책이 섞여있는데 아무거나 기분 내키는대로 막 보는듯.
근데 최고의 책교육은 부모가 같이 책보는 거라고 생각함. 책봐라 잔소리해봐야 엄빠가 폰 쥐고 있으면 안들려요. 남편이랑 나도 폰게임 하는데 애 몰래 함ㅋㅋ

스타트업 · |*********

고마웡!

새회사 · B*****

나도 내가 어릴때 스스로 한글을 일찍 떼서
우리 애도 그럴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아빠 지능을 물려받은건가..ㅋㅋㅋ
초등 저학년때 학교에서 아이큐 검사로 몇명 뽑아서
영재 교육 시켜주는거 내가 받았거든
그거 받으면 월반 시켜주는거였어
맨날 마방진 풀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

변호사 · 1******** 작성자

음 지능은 유전이 상당부분 차지하긴 하지. 근데 또 어떻게 자극받는지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까.. 애가 눈만 뜨기 시작할 때부터 얘는 가장 자주 본 엄빠 모습이 책보는 거라서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아. 이게 크다고 봄.

새회사 · B*****

내가 어릴때 책을 진짜 많이 읽었거든
하루에 밥먹고 유치원 가고 그외 거의 책만 볼정도였는데
초딩때도 별명이 책벌레
왜냐면 책이 진짜 재밌었어

티비도 재밌긴 한데 책이 훨씬 더 재밌어서 많이 봤는데
부모님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본 기억은 거의 없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부모의 영향으로
공부나 책을 파고들진 않아서 부모님 영향은 잘 모르겠음

우리애는 내가 맨날 컴터하고 폰하는 모습만 보여주는데
유치원생인 애가 유튜브 지겹고 영상 지겹대
제발 나가서 놀고싶다고 매일 노래부름
그래서 매번 힘들지만 나가서 놀아주는중

변호사 · 1******** 작성자

나가노는 거 중요하지! 내 목표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애랑 나가노는건데 ㅎㅎ 막 뛰어다니면 몸도 튼튼해지고 집에 와서 기절수면 ㅎㅎ 우리도 주말은 가급적 여기저기 돌아다녀. 놀이동산도 가고 운동장 가서 다같이 축구도 하고 여기저기 전시도 보러다니고. 박물관은 좋아하는데 미술관은 지겹다는거 보니 예술적 감각은 없는걸로ㅜ

약사 · G****

혹시 입시관련 교육을 안하겠다고 결정했을때 불안하시진 않았나요? 내 자녀가 입시에서 남들보다 뒤쳐질것 같다는 생각은 안드셨나요?? 저도 어렸을때 부모님이 학원을 먼저 데려가지 않고 책 읽어주시고 현장학습 많이 데려가셨어서 또래 애들보다 머리가 더 좋았던거 같아요 근데 과연 요즘에는 이렇게 키울수 있을까 불안감이 드네요 ..

변호사 · 1******** 작성자

저는 걱정 안해요. 될놈될이라고 생각해서 ㅎㅎ 근데 남편은 제 교육관이 팔구십년대식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성적 좋다고 출세(?)하는 시기는 아니잖아요ㅋㅋ 만약 인류를 구원할 정도의 천재라면 알아서 할 것이고 그냥 좀 똘똘하다면 제 욕심에 찾아서 하겠거니 싶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하고싶은 거 마음껏 해도 시간이 모자라더라고요. 많은 직간접적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요. 영유 대신 여행 다니고 초등학교 들어가도 학원 대신 부모랑 노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면 오히려 공부해야 할 때가 되면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약사 · G****

와 진짜 저랑 생각이 너무 같네요.. 근데 저는 결혼앞둔 여자친구가 조기에 많이 시켜야하고 영어유치원도 보내야한다 주의라서 고민이 많네요 나중에 이 글 보여주고 설득해봐야겠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변호사 · 1******** 작성자

아 영어유치원은 진짜 별로에요 근데... 딸이 언어가 빠르다보니 파닉스도 혼자 익히긴 했는데 어느순간 영어 성장속도가 멈췄어요. 은근슬쩍 영어책을 들이밀어봤는데 싫대요. 왜 싫냐니까 읽는 속도가 느려서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친한 친구가 영유 운영하는데 그 친구도 적당한 애들은 교육이 필요한데 고지능유아의 경우 영어를 일찍 주입하면 정보처리속도의 차이로 거부반응이 심하니 그냥 두라고 했어요. 그래서 영어책 다 치워버렸어요. 사실 혼자 파닉스 터득한 거 보고 조금 욕심은 났는데 생각해보면 저도 초3때 처음 영어 배웠는데도 지금 영어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빨리 배우는게 능사는 아닌 것 같아요.

공무원 · l*****

교사인데 책과 상관없습니다. 영재나 고지능은 유전입니다. 물론 환경과 부모의 양육방식이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두 영재가 되는건 아니니까요.ㅎㅎ 똑똑한 아이 잘 키우시기를!

변호사 · 1******** 작성자

책 좋아하는 것도 유전이지 싶습니다 ㅎㅎㅎㅎ 시댁 가보면 남편 방도 책밖에 없더라고요. 저도 결혼 전에 집에 제 책만 만권쯤 쌓여있었어요. 지금은 애 책 놔둘 자리밖에 없어서 친정 갈 때마다 스무권정도 챙겨와서 보고 반납하는 중ㅠ

신용보증기금 · 김***

와 저도 세돌에 글자 다 읽었다고 들었는데 지능 대비 노력이 전혀 없는 스타일이라서 진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기는 책은 좋아하는거 같은데 네 돌이 되어도 글자는 전혀 못읽네요 ㅋㅋㅋㅋ 모든게 유전되진 않나 봅니다.

변호사 · 1******** 작성자

일찍 읽는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제 동생은 7살까지 글 못읽었는데 막상 학교 들어가니 온갖 수학과학경시대회 다 쓸고 다녔어요. 근데 공부도 딱히 안좋아하는 타입이고 컴퓨터 게임이나 사랑하는 녀석인데.. 머리 좋은게 무섭긴 하구나 싶었어요. 동생에 비하면 저는 극평범..

ex-아시아나항공 · i*********

대단하다 언니..👍🏻👍🏻 너무 잘키웠네 ㅠㅠㅠ 혹시 책 추천해줄수 있엉?? 이제 17개월 남자아기 키우고 있어 😂😂

변호사 · 1******** 작성자

제가 잘 키운건 없어요. 해준거라곤 아이 앞에서 전자기기 만지지 않은 것 뿐... 책은 감성동화나 디즈니 동화책도 있지만 교원에서 나온 전집이 진짜 괜찮더라고요. 몇질 사뒀는데 하루에 열권씩 읽다보니 순식간에 다 봤는데 또 봐도 재밌대요.
근데 17개월이면ㅋㅋ 그땐 걍 전래동화 읽어줬던거 같아요. 글고 혼자 구경하라고 그림 예쁜 책 위주로 사놨고요.

ex-아시아나항공 · i*********

아이 앞에서 전자기기 만지지 않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데요🥲
교원 전집 검색 해볼게요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백병원 · 1********

서울에 영재원 보내시나요. 저희도 어디보낼까 고민중인데 어딘지 알랴주실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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