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을 해 본 적도 없고 도전한 적 조차 없어서 그 생태계를 잘 모름. 내가 아는 공무원 생태계는 각종 매체, SNS를 통해 알게 된 것 뿐임. 다시 말해 공무원 생태계를 글로 배웠음.
그걸 토대로 현재 살고 있는 캐나다에 비교를 해서 우리나라 공무원의 비합리를 조금 논해볼까 함..

1.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처

민원인이 왕이 아닌데, 왜 굽신거려야함? 캐나다 기준으로 악성민원인에 대해서는 창구 닫으면 끝남. 매니저가 나와서 굽신거리는 일도 없음.
한국은 결국 센터장? 기관장? 여튼 높은 사람이 나와서 굽신거리면서 피해 공무원더러 악성민원인한테 사과하라고 한다며? 사과는 악성 민원인이 해야지 왜 공무원이 해야되는건지 난 이해가 안되네.
캐나다는 진짜 그냥 창구 닫음. 그 자리 떠버림. 그리고 웬만하면 매니저가 그냥 퇴근시킴. 그 민원인은 그 업무를 보기 위해 최소 30분 이상 기다렸을텐데(캐나다는 주민센터 숫자가 한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고 업무처리속도가 느려서 기본 웨이팅이 예약하고 가면 30분, 그냥 가면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시간 잡아야함) 그냥 창구 하나를 아예 닫아버린다? 그면 다른 날 또 다시 와야지. 게다가 내 뒤로 최소 수십, 수백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 미친놈 하나 때문에 시간이 더 밀린다??? 퍽이나 좋은 소리 듣겠다.
캐나다도 너무 심하다 싶으면 결국 경찰이 출동하긴 함. 다만 우리 나라는 대충 말로만 뭐라하고 대체로 합의해주거나 그냥 넘어가더만? 캐나다는 참고로 형사처벌에 관해서는 '합의'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음. 피해자가 선처를 바라면 형량이 줄어드는 정도지, 규모가 어찌됐건 무조건 재판으로 넘어감. 경찰한테 리포트 들어가는 순간 "피해자"가 "가해자"를 위해 할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음.

게다가 가장 웃기다고 생각했던게, 악성민원인 한테 당해서 정신과까지 다니고 있는 피해 공무원한테 "노조"가 가서 합의를 종용했다라는게 진짜 너무 기가 찼음. 캐나다는 공무원 노조가 노조원을 저런 상황에 절대 두지 않음. 갑질 당해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봤다? 노조가 나서서 족쳐줌. "노조"가 나서서 "노조원"에게 "피해자"에게 "사과 및 합의"를 절대 종용하지 않음. 대한민국은 현기아차 노조말고는 왜 있는지 모르겠음. 뭐가 됐든 현기아차 노조는 본인들 노조원은 목숨걸고 지키잖아? 이러라고 있는게 노조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노조비를 낼 이유가 있나??

그냥 상식적으로, 이게 맞음?

2. 공무원 업무 순환

공무원 업무 순환을 도는 걸로 알고 있음. 주기가 얼마나 되는진 모르겠지만 난 이게 진짜 뭔 개똥같은 정책인가 싶음. 뭐 장단이 있겠지만 난 단점이 훨씬 크다고 생각함.
그 중에서 업무 선택의 관점으로만 얘기를 좀 해보자면은 캐나다(온타리오 정부 기준)의 경우 업무 순환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 애초에 "공채"개념이 북미권엔 아예 없음. 각 부서마다 직무별로 따로 수시 채용함. 예를 들어 우리나라처럼 뭐 몇년도 지방직, 국가직 00명 한번에 뽑는게 아니라 우리나라로 치면 "xx동 행정복지센터 주민등초본 담당 1명", "기획재정부 산업지원과 재무팀 회계보조 1명" 이런식으로 따로 뽑고 Job Position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음. 업무 범위가 명확함.(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 생김. 북미권은 소송의 나라) 그래서 내가 기본적으로 사람 대면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면 애초에 이런건 지원 안하면 됨. 최소한 나에게 선택지는 있음.

근데 우리나라는 뭉떵 다 뽑아놓고 이 사람의 성격이나 특성을 무시하고 아무데나 꽂아넣지 않음? 그리고 뺑뺑이 돌리고?? 대민업무가 성격적으로 안맞는 사람한테 억지로 하라고 떠밀어놓고는, 선택지도 뺏어놓고 못한다고 업무평가 낮게주거나 악성민원인으로 보호도 안해주고.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너무 후진적이지 않나?????

뭔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대한민국 공무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이해가 안된다. 대한민국 사회가 그렇지만 신입 및 쪼렙들에게 부여하는 책임감이 너무 과한것 같다. 20살 애기한테 70살 개진상 처리하라고 등떠미는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싶음. 등 떠미는 그 놈/년들이 무능한 공무원 아님?

그 외 업무 순환하면서 파일 지우고 가거나, 인수인계 하나도 안해주는 등의 문제 뭐 말 할 건 많은데, 딱히 그렇게까지 지적하고 싶진 않다. 그냥 피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한다는거에 난 너무 납득이 안된다.

결론적으로 등등등 비교할건 많고 한국 캐나다 둘 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음. 캐나다가 절대적으로 우월한 건 당연히 아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한국이 후진적임.

단지 공무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조직 자체가 너무 비상식적이지 않나 싶음. 현재 2030 세대가 그걸 좀 바꿔가고자 하는데 그걸 또 기성세대는 MZ라는 낙인을 찍고 비꼬고 있는 현실이 진짜 더럽다.

(MZ하니까 생각난건데, 우리 시니어는 50넘은 아저씬데 에어팟끼고 일함. 노이즈 캔슬링 때문이라고 함. 매니저가 백번 불러도 못 들음. 매니저는 이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함. 본인이 직접 가서 말걸음.
반대로 이케아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은 지점 매니저가 사무실에서 에어팟 끼고 일하지 말라고 했다함.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고.
매체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케바케 사바사 문제지 MZ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