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천공항 구석에서 모니터 보면서 일하는 공무원이야. 벌써 2월 중순이구나 싶은데 시간을 더 알차게 낭비해볼까 해서 주저리 주저리.

내가 하는 일은 예를 들자면 주차장 빠져나온 차를 고속도로에 올리거나 고속도로에서 막 빠져나온 차들을 아파트 입구까지 줄 세우는 건데 - 궁금하면 얼마전에 sbs 관제사 방송한거 있으니 봐줘.

보통 조종사랑 우리 인사는 "good day" 거든.
내가 관할하는 하늘을 벗어나는 조종사에게 다음 주파수를 얘기하면서 good day, 조종사는 떠나가면서 good day 이렇게 주고받아.

종종 이륙하면서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디파쳐-----" 이렇게 먼저 인사 건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생각보다 많아서 고마워) 그럼 조금이라도 단축 경로 주고 싶고 그래. 텐션 높은 목소리면 나도 신나고(티웨이 330 조종사 중 한 분 레알 텐션 높으신 분 있더라)

인천공항은 당연히 외국 항공사도 많이 다니잖아?
그럼 여지없이 굿모닝 굿데이 인데
최근에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하는 외국 조종사들이 많이 늘었어. 예전에는 가까운 나라 조종사들의 비중이 많았다면 최근엔 유럽이나 미국 조종사도 늘어난거 같아.
가끔 "안녕!" 이렇게 인사하고 들어오는 외국 조종사들은 너무 웃겨.

그래서 나도 얼마전에 사우디 항공 조종사한테 영화에서 본대로 앗살람 알레이쿰 날려봤는데 되게 좋아하더라.

노을 지는 저녁에 근무하고 있으면(우리는 블라인드 쳐놔서 밖이 잘 안보이긴 해) 동남아나 멀리 떠나는 조종사 분들이 종종 good night 하고 가거든. 의례적인 인사라는거 알지만
밤새서 날아가는 조종사와 다음 날 아침에 퇴근하는 내가 서로 "좋은 밤 되세요" 하는 것에 혼자 짠해져서 딱히 내용없는 글 써봤어. 형 누나들 모두 좋은 주말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