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주식·투자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단상

작성일2020.03.12. 조회수5,319 댓글59

전에 이 게시판에 자산 공개한 31세 초등학교 남교사임. 교장선생님께 정식으로 겸직 허가받고 등록한 주택임대사업자이기도 함.
 
나도 갈길이 아직 멀지만, 게시판에 우는 소리가 많길래 담담하게 내가 지나온 과정을 적어보고자 함.
 
그 글에 쓴 것처럼 난 대학 다닐 때부터 부모님과 책, 실전을 통해 재테크를 배웠는데
 
처음 입문했을 때에는 워렌 버핏이나 피터 린치, 이채원처럼 주식으로 10루타 쳐보고 싶었고, 부동산으로 3~4억 우습게 벌어보고 싶었다.
 
근데 정말 안되더라.
 
지금까지 최고기록 : 주식으로 3루타 딱 한 번.
 
그 외에는 죄다 수익률 10% 내외에서 익절.
 
하지만 손실을 내본 적은 거의 없었고, 그게 그나마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증시 난리났던데 그냥 나는 담담하다. 지금까지 겪어온 것도 있고, 한 곳에 몰빵하지 않아서 그런지..
 
 
 
1. 철저히 공부해라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한탕과 떡상을 노리는 애 치고 결말이 좋은 애를 보질 못했다.
 
나는 적어도 재테크나 투자를 제대로 하고 싶으면 단순히 재테크나 투자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큰 메커니즘 하나를 제대로 이해해야 투자할 마음이 생기더라.
 
그러지 않는 한 도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트코인을 싫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을 투자하고 싶다면 최소한 그 전에 주식회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얘네가 어떻게 돌아가고 주가는 어떻게 형성되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나는 부동산을 공부하기 위해 공인중개사와 경매 책도 수없이 사서 공부했다. 의대 가는 애들 보면 지가 공부한 것을 남들한테 구구절절 설명할 줄 알던데. 그 정도는 되어야 투자에 성공할 자격이 된다고 본다. 이건희 지분이 5%, 이재용 지분이 1%도 안되는데 어떻게 얘네 부자가 삼성을 장악하는지는 알아야 주식투자, 부동산투자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도 우리 집 서재 한 켠에는 투자 한 종류 서적으로만 몰빵이 되어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읽었는지 가늠도 안된다. 사법고시생 공부량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 분석에만 몇 달을 공들였고, 차트 분석도 공부했다. 주식 투자에는 둘 다 필요했다. 지금도 나는 공부하는 중이다. 대박을 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나는 실패, 손해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2. 철저히 분석해라
 
난 정말 주식 게시판이나 부동산 카페에서 떡상 가즈아 10억 가즈아 하는 애들을 극혐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지가 가진게 10억을 가야 한다고 하는 건지.
 
총각 때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신도시 예정지에 빌라 5채를 매입했다. 거기에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정보를 가지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내가 투자를 시작한 것은 신도시의 ㅅ자도 나오기 하안참 전이었다. 그 동네는 인천 사람들도 모르는 듣보잡 동네다. 난 경인교대를 나온 인천 토박이인데, 동기나 후배들에게 ‘너 ㅇㅇ동(계양신도시 예정지)에서 과외 해볼래?’라고 물어보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거기가 어디에요?’ 묻는다. 같은 계양구이고 교대에서 차 타고 3분 거리인데. 진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동네다.
 
내가 거기에 투자한 것은 처음엔 우연 때문이었다. 그 동네에 내 친척들이 모여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임대업을 하는 부모님이 그 동네에 있는 집들을 하나 둘 사모으고 계셨다. 처음에 재테크의 ㅈ자도 모를 때에는 그게 왜 그런지 몰랐는데, 하나둘 씩 이유를 파보니 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동네는 인지도는 듣보잡이지만 위치는 상당히 좋은 동네다. 무엇보다 서울 접근성이 끝내준다. 차 타고 1km만 가면 ‘어서 오십시오. 서울시 강서구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나타나고, 15분이면 올림픽대로에 진입한다. 위치상으로는 서울에 직장이 있다면 살기 좋을 그런 동네다. 그래서 신도시 예정지로도 발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네 인지도가 좆망인 것은 동네 분위기가 개망이기 때문이다. 이 동네는 20~30년 된 빌라가 가득한 전형적인 서민 동네다. 애들도 양아치가 많고, 동네 분위기가 씹창이다. 수도권은 물론 인천에서도 관심 밖에서 하안참 밀려난 그런 동네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도대체 여기에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부모님이 이 동네에서 운영하는 집들을 보면 세입자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빌라들도 그렇다. 1달 이상 공실이 나본 적이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냐면..
 
몇 년 전에 이부망천이라는 말이 한동안 회자된 적이 있었다. 서울 사람이 이혼하면 부천에 가고, 망하면 인천 같은 델 간다. 내가 투자한 이 동네가 그런 곳이었다. 서울이나 경기 같은 외지 사람들 중에 망한 사람이 있으면 이 동네로 왔다. 서울 가기는 개편한데 집값과 임대료가 말도 안 되게 싸니 이 동네로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이 동네에서 맞아본 세입자들 중에 계약서에 집 주소가 인천시로 찍혀 있는 사람은 한두 사람 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서울과 경기도 사람이었다. 인천 사람이라면 이 동네를 쳐다도 보지 않았겠지만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의외로 이사를 오는 수요가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3기 신도시와 계양테크노밸리가 생기면 그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임대수요도 있을 테니 공실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싶다.
 
이 정도가 되니 적정 매매가와 임대료를 책정하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도 만족하고 세입자도 만족하는 수준에서 쇼부를 보았고, 그렇게 임대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지방 대학가 원룸 주인들이 월세가 아닌 연세를 받는 이유는 그 지역에 세입자로 받을 사람이라곤 대학생들 뿐이고, 얘네들이 방학에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애매하게 공실이 되기 때문이 아닌가? 인서울 대학가 원룸이라면 바로 대학생 내보내고 직장인 세입자를 받으면 되지만 지방 대학가는 그게 안 되지 않는가. 이런 동네 사정에 빠삭해야 투자에서 대박은 안 쳐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아진다. 나는 투자 동네를 분석할 때 동네의 역사도 공부하고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모든 것을 공부한다. 이 동네에 누가 사는지, 이 동네 사람들 소득 수준은 어떠한지. 닥치는 대로 정보를 수집해서 정리한다.
 
주식 얘기도 잠깐 해보자. 맥도날드의 창업자 레이 크록이 MBA 강의에서 한 말이 있다. “우리 회사가 햄버거 파는 회사인 줄 알겠지만, 우리 회사는 부동산 회사다” 정말이다. 맥도날드의 사업모델은 요식업이 아니라 부동산임대업이다. 강남역이나 종로 같은 알짜배기 땅에 매장을 매입하고, 여기에 임대를 주어 프랜차이즈비 + 임대료 수익으로 짭짤한 영업이익을 낸다. 예림당을 초딩들 보는 책 만드는 회사로 아는 사람이 많겠지만, 얘네들의 주력 사업부는 항공사업(티웨이항공)이다. 현대중공업 같은 조선업 회사는 불황과 호황의 차이가 뚜렷하다. 이런 것들을 제대로 분석할 줄 알아야 손해 볼 가능성이 줄어든다. PER과 PBR, 재무제표는 기본이다. 제발 아무데서나 가즈아, 떡상 외치지 말자.
 
이미 주식이 물린 사람들한테 내 얘기가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다. 나도 지금 갖고 있는 주식 500만원어치 총수익률이 –30%다. 하지만 팔 생각 없다. 이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을 알고 샀기 때문에. 슈퍼개미 박영옥 씨는 회사와 동업하는 심정으로, 농부의 마음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제발! 아무데서나 가즈아, 떡상 외치지만 않아도 투자에서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단상

댓글 59

KT · 넌*******

선생님 늦기전에 3억이라도 챙겨서 서울로오세요
서재한켠에 쌓였다는 책들도 파시구요...

한국얀센 · 존****

우물 안 개구리 되기 전에 서울로 나오세요..... 올챙이 정도는 되신거 같은데

모두투어 · 해**

비유동자산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 인정..

모두투어 · 해**

부동산으로 부채를 뺀 자산 3억인 사람 엄청 많긴해용^^;;
광역시 청약 한건만 당첨 돼도 피가 3억 붙어버리는지라

현대모비스 · 트******

무슨 어플 쓰세요?

SK하이닉스 · 나***

다 읽었다 제대로된 마인드다.

서울교통공사 · l*********

부채가 너무 많은데 그것도 부동산에 몰빵... 공부 좀 더 해야겠다

한국철도공사 · i*********

막줄에서 뒤로가기누를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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