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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게 서글프다

작성일2021.02.08. 조회수2,673 댓글45

(존댓말로 쓰다가 분위기가 그게 아닌거 같아서 이하 경어 생략)

난 10년 좀 넘게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남교사야.

다른 직업(직군)에 근무하는 이들도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을테지만,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미성숙한 영혼들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어.

근데 무엇보다 현타오게 만드는건, 교사를 교육의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시각)가 큰 것 같아.

교사는 행정, 담임, 수업이라는 3대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평가, 교수학습, 입시지도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활동의 주체인데도 전문성을 의심받고 있는게 서글퍼.

옛날 촌지 받아먹고 애들 패던 윗 세대 교사의 업보를 우리가 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교사들은 학부모 때 교사들과 질적으로 다른데...

수업 시간에 애들이 보는 교과서랑 부교재인 ebs 교재도 내가 집필(에 참여)했고, 애들이 푸는 모의고사도 내가 출제(에 참여)했는데... 어디서 이상한 학원강사 얘기 듣고 헛소리할 때는 뭔가 힘이 빠져. 이정도 커리어를 쌓아도 학원강사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난 뭐 학원 못가서 안 갔나라는 치기어린 생각도 해.

애들이야 그렇다치고 알만한 학부모들이 이상한 소리하면 더 기가 막혀. 은연중에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예전에 호봉 낮을땐 내가 월급 200받으니 사람도 200짜리로 보는건가...라는 생각도 한 적 있고.(지금도 평달 300겨우 넘지만;;)

어디선가 우리나라 교육은 전국민이 전문가인줄 안다고 하던데, 그 말이 딱인 것 같아. 다들 자기가 전문가인 줄 알아서, 교사를 전문가로 안 보는건지...

자기애 한 두명 코로나 때문에 며칠만 학교 안 가도 죽는 소리 하면서, 그런 애들 2-30명씩 케어하는 교사는 왤케 얕잡아보는지 모르겠다.

그냥... 생기부 마감하다가 담임수당 하루에 5천원 받고 시달리는 것 같아서 의식의 흐름대로 글 하나 쓰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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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5

서울특별시교육청 · i*******

음.. 근데 나는 정말 충격이었던 것 중에 하나가 복전으로 통합사회 가르치는 선생님 재작년에 봤는데 진짜 심각할 정도로 모르는 게 많더라. 수업시간때 학생한테 반박당했다는 이야기 듣고나서 교사의 전문성을 교사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도 없진 않아.

인천광역시교육청 · a*****

나도 공감해. 다들 학교를 다녀봤기 때문에 교사에 대해 알고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 아예 모르는 분야는 내가 모르니 전문성을 인정하기 쉬운데.. 요즘과 예전 교사 많이 다르고, 요샌 교사 되기도 힘들고 요즘 교사들 대부분 열심히 하는데 과거 분위기 때문에 싸잡아서 편견 갖는 사람 많은듯.. 또한 도덕적 잣대가 높아서 소수의 교사를 보고 다수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아

국민건강보험공단 · i*******

교사되기 어렵고 열심히 하는거랑 전문성이 있다 판단하는건 별개의 문제

작성일2021.02.08.

서울특별시교육청 · i*********

ㅋㅋ나랑 같은 처지네. 나도 고시떨어지고 임고봤는데 현타와서 자대서 석박밟고 평가원가려고 준비중임

국방부 · 전*****

"모든 활동의 주체"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지ㅋㅋㅋㅋ위에 건보형이 잘 적었네

선생님 중에 특수학급 관련 업무만 계속 하면 특수교육 전문가가 되는거고, 자질이 훌륭해서 수능 출제위원 하고 EBS 찍으면 그 과목 전문가 되는거지

국방부 · 전*****

사기업에 안 있어보고 평생 직업으로 공무원 하는 분들 보면 안정적인 월급과 작은 세계에 갇히게 되서 본인의 업에 대한 과대계상이 좀 심하게 이뤄지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시각이 결여됨.

공직에서 제네럴리스트로 일하면 내 일은 그 누가 와도 대체할 수 있음. 이걸 가장 먼저 깨우쳐야 머리가 덜 깨짐.

이걸 헷지하려면 (요즘같은 상승장일때 뿐이 아니라)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주식투자와 부동산임.

작성일2021.02.08.

국민건강보험공단 · i*******

오 국방부형 똑똑..

예금보험공사 · i*****

그래도 교사라는 직업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수도있고 존경도 받을수있는 몇안되는 직업이라고생각함...
초6때선생님 정말보고싶다 멋진분

국민연금공단 · i*********

힘내~~ 진짜 선생님들 존경! 예전부터 생각했던건데 시켜줘도 절대 못(안)할 직업 1.의사 2.선생님.. ㅋㅋ

서울대학교병원 · i********

Zzzzz의사 ㅠ

서울특별시교육청 · i*********

전문직이 아니라서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거야..
수업, 입시지도, 담임 등등 솔직히 누구나 시키면 그럭저럭 해낼걸? 근데 수술실 의사, 재무제표 감사, 이런건 누구 시킨다고 손도 못대잖아...

메가스터디교육 · V*****

교사도 교사나름 .. 교과서 읽어주는게 수업인 쌤도 많아

이투스교육 · N*****

공교육 쪽은 아니지만 너무 공감되서 블라사상 첫댓글(!!!!) 달아봅니다.

저는 1년 지지고 볶던 애들이 종강하고 짐싸고 나갈때 그동안 감사했어요~ 하는 의례적인 한마디에 다음 1년을 또 버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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