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블라블라

주접

서울특별시 · 수******
작성일2017.11.07. 조회수468 댓글8

퇴근 후 오랜만에 친한 동료들과 치맥을 했다.
그냥 친한게 아니라 나이대도 같고 생각 등이 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마음으로부터 참 가깝다고 느껴지는 이들.
그래서인지..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여간해선 잘 하지 않는 내 소싯적 이야기를 해버렸다.
태어나서 최초로 가장 처절하게 공부했던 고3시절 이야기.
집이 어려워 대학 못 보내줄게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공부까지 놓긴 자존심 상해서 학교공부와 ebs에만 의지해서 하루 두세시간만 자며 이악물고 버틴 시절.
반드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지원할 점수가 나와야 했다. 그래야 지옥같은 집을 떠나니까.
대학갈 돈도 없는데 뭐하러 공부하냐는 엄마의 타박을 들어가며 묵묵히 공부해서 마침내 받아 든 1% 이내의 수능 성적표.
그 같지도 않았던 자존심이 날 구원하여, 난 집을 떠날 수 있었고 이렇게 여기 와 있다.
이야기하면 너 참 독하다..하는 반응이다 대부분.
독한 것도 맞다. 하지만 19세의 나는 눈물날 만큼 힘겹고 처절했었다. 살기 위해 공부했던 시절.
막상 이야기하고 나니 후회됐는데, 너같은 사람을 가까운 사람으로 둬서 참 좋다는 카톡이 왔다.
독하다는 말 대신 들은 그 말이 참 따뜻했다.
익명을 빌어 여기에도 살포시 글 남겨본다. 아직도 내 맘속 어디엔가 있을 19살의 나를 한번 더 다독여 주기 위해.

댓글 8

이테크건설 · ~******

언니글좋아용!!
언니가 이케 열심히 살아서 아이들도 예쁘게 자라는듯 😀😀

LIG넥스원 · 밥**

멋져요! 비록 누워있지만.. 기립 박수 치고싶어요

불교방송 · b******

하던 일을 실패하고 정신을 놓아버린.
곧 정신을 붙잡고 취직했지만 박봉과 임금체불, 상사들의 막말에 시달려야만 했던...
29살의 나... 아직 다독여줄 자신이 없다.
언젠간 다독여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서울특별시 · 수****** 작성자

살다보면 내가 지금 터널 안에 있구나 싶을때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그 터널이 빨리 끝나지도 않고, 이제막 터널을 지난거 같은데 앞에 더 긴 터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 지나시는 터널이 금세 끝날 거라는 등의 이야기는 드리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내 마음속 힘을 기르지 못하면 터널이 끝나갈 때 끝이 왔음을 알지 못하고 계속 그 안에만 있게 되더라구요. 힘겨움의 끝이 다가올 때 박차고 나올 수 있는 마음 속 힘을 꼭 기르셨음 좋겠습니다.

불교방송 · b******

캬~~~ 누님 위로 제대로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터널이 좀 길긴 하네요... 무슨 도버해협 해저터널이여ㅠ)

서울특별시 · 수****** 작성자

끝은 있습니다 반드시..제 경우는 그랬어요 그 많은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지만..힘내세요!^^

서울특별시 · 수****** 작성자

따뜻한 답글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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