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 오는 비행기에서 일이 조금 있었음.

첫 음료 받을 때 진이나 보드카 있으면 토닉이랑 같이 달라고 했었거든

근데 잠시만 기다려달라 하고서는 내 오더가 누락됐어.

외항타면 보통 카트에 큰 병 놓고 진토닉 바로바로 만들어주길래 그랬던건데 퀵턴이었는지 진도 다 떨어졌더라고... 대한항공에서 토닉이랑 진을 그렇게 적게 싣는지는 몰랐는데...

아무튼 한참 기다려도 안 주는데 곧 저녁 나오더라

그 와중에 옆자리 앉은 승객은 수면제 복용하고 와인 두 잔 마시고, 혓바닥은 반쯤 풀린 상태로 뜨거운 녹차를 받는데 내가 다 신경쓰이더라
여기서 일단 기분이 별로 안 좋았었어

식사 마친 후 진토닉 부탁드렸었다 말씀드렸고
그제서야 사태파악 하신 승무원님이 죄송하다 말씀하시면서 수습 들어갔었음.

거기까지는 괜찮다고 하면서 웃으면서 넘겼는데
내가 실실 웃고 있어서 그런지

시니어가 (연배는 대략 부팀장님 정도로 보였어)
"혹시 술을 많이 드시지는 않으셨죠?" 하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아직 음료 한 잔도 제대로 못 받은 상태라서 좀 짜증이 났던 것 같아.

시니어분은 갤리쪽으로 가고 다시 실수한 승무원님 오셔서 죄송하다고 이야기 하시는데

"사람이 하는 일인데 실수할 수도 있죠.
그 유명한 이야기가 제 일이 될 지는 몰랐는데."

그 카레 사건 생각나서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감정적으로 조금 짓궂게 이야기 했던 것 같아...

여기서 그 승무원님 얼굴이 살짝 굳어지더라고
근데 정말 미안해하길래 계속 괜찮다고 말씀드렸고 이렇게 넘어가나 싶었는데 나중에 사무장님이 자리에 오셔서 사과하시더라

그래서 "괜찮습니다. 그 직원분께도 괜찮을거라고 이야기 해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그 때부터는 나도 신경쓰여서 뭐 부탁하기도 눈치보이고 그랬어...

서비스직이라 컴플레인 민감한 건 아는데
회사에서 얼마나 쪼아대면 이럴까 싶어서 조금 안쓰럽기도 했고...

나중에 따로 찾아가서
제가 진상처럼 생겼어도 VOC 같은거 안 넣을테니 너무 걱정말라고 말씀은 드렸는데
내가 너무 가볍게 던진 한마디에 직원분들은 냉온탕을 오간 것 같아서 많이 죄송했었음.

다음부터는 경솔한 발언 자제할게요.
진짜로 죄송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