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서 원하시는대로

구조조정해서 20%(5000명)정도 감축하고
적자 냈으니까 성과급 싹 반납하는 거지.

그 와중에 억대 연봉 많다고 급여 삭감하라고 하니까
급여도 삭감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50%정도는 되어야겠지?
그러면 억대 연봉은 임원 말고는 없을테니까.

이 정도는 되어야
국민들께서 이만하면 됐다고 할 것 같다.
아 물론 국민들께서 민영화는 절대로 반대하시니
민영화는 안되고 한전만 조져야 해.

근데 또 국민들께서 직원 2만명이면
이것도 많다고 하실 것 같은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1만명이 적당할 것 같다.
물론 1만명에 대한 근거는 없는데
어차피 국민들께선 근거는 중요하지 않으시다.
추가로 1만명 해고를 해보자.

이 정도면 국민들께서 만족하실 것 같다.

근데 국민들께서 원하시는 대로 처우를 바꾸면
평균 연봉 4천만원 정도이고
신입 연봉은 2500정도 될 것 같은데..
폐급 직원들 아니고서야 진작에 사표 쓰고 나갈테고
신입 직원들도 딱 국민들의 눈높이 만큼의
애들만 들어오겠지?

학창시절 양아치짓 열심히 하다가
비록 두뇌는 부족하지만
공기업 다녀보고 싶은 분들께서
많이들 입사하실 것 같다.
내 생각에 GS25나 CU에서 많이 이직해올 것 같아.
이 정도 인재들이면 국민들께서 만족하실 거야.

765kV 345kV 154kV 22.9kV 계통을
국민들의 눈높이를 만족하시는 분들께서 다루실테니
허구언날 정전이 날 것 같다.
잦은 정전에 따른 보상비용과
설비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대비용 증가는 덤
결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품질의
전기를 공급할거야.
한 달에 정전 세네 번 쯤, 정전 복구는 1시간 정도면
국민들께서 만족하시겠지?

어차피 감축 전에도 인건비는 매출의 3% 미만이고,
감축 후 인건비는 매출의 1%도 안 될테니
인건비로 아낀 돈보다
정전으로 인한 보상비용과
계통 망가져서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클 거야.

하지만 국민들께서 전기요금 인상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시니까 인상은 절대 불가해.

굳이 힘들게 국민들의 심기를 거스르면서
전기요금 인상할 필요 없지.
채권 발행하고 직원들 임금만 삭감하면
모든 것이 순탄하게 이루어질텐데
어려운 길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아! 그런데 정신차려보니
한전 누적적자가 이제 100조를 바라보네.
그 동안 한전채 발행한도 증가 법안도
여러번 통과됐겠네.
이제 한전채 발행한도 증가는 연례행사와 같아서
법안도 속전속결로 통과되니까 걱정 없지.

이제 적자에 대한 이자만 해도 연 5조원이고
여기에도 복리의 마법이 적용될 시간이군.
지금보다 조금 낮춰서 연 20조 적자에
5% 이율만 적용하고 10년만 지나볼까?
우와.. 부채가 무려 430조라니!!
이제 이자만 매년 20조가 넘잖아? 대단해!
이 정도면 대한민국 국가 1년 예산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가 있겠어.

정부가 보증하는 AAA등급 채권인데다가
수익률도 너무 좋은 한전채!
너도 나도 사겠다고 한전채에 몰려들어서
타 기업, 은행 채권에 돈이 돌지가 않네.

국민들께서 소규모 은행이나 기업들의
자금경색으로 부도나는 것에는
크게 관심 없으실테니 괜찮을거야.
세금으로 살리는 짓 따위만 안하면
국민들의 심기를 거스르진 않아.

기업 줄줄이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대한민국이 전체적으로 후퇴해서
인당 GDP가 중국 정도로 되어주고,
제 2의 금융위기로 물갈이 한 번 싹 해주면,
그제서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파라다이스가 오겠지?

국민들께서 이만하면 됐다고,
만족하는 대한민국이 도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