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여자친구는 20대 초반이고 전 20대 중후반

평소에 항상 연락도 잘되고 술,남자 문제로 속 썩이던 일이 한번 없던 애였는데 어제 밤 11시에 갑자기 동네친구랑 집앞에 고기를 먹으러 간다는 겁니다

제가 연락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자리 옮길때만 연락을 달랬는데 새벽2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는 3년간 사귀면서 한번도 상대방의 휴대폰을 본적도 없고 의심이나 집착을 해본적이 없는데 어제는 유독 뭔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지만 같이 고기를 먹는다는 친구의 인스타를 잠시 염탐했는데 스토리를 보니 그 친구는 제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뭔가 이상함이 생겨 바로 새벽에 차를 몰고 1시간거리의 여자친구 자취방으로 갔습니다
참고로 저는 단 한번도 말없이 불쑥 찾아가본적이 없는데 이날은 저도 모르게 연락도 없이 갔습니다

도착해보니 현관앞에 못보던 우산이 놓여있었습니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하며 비밀번호를 누르니 안쪽에 걸쇠가 걸려있었습니다

현관문울 두드리며 이름도 부르고 전화도 수십통하기를 반복하던 그때 경찰이 신고를 받고왔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경찰관분들이 잠시 멀리서 속닥이더니 저보고 일단은 귀가를 하라는 겁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 여자친구나 안에 있는 다른 남자가 신고를 했구나’

전 일단 자리를 떠 한블록 떨어진 곳에서 30분정도 기다리니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자취방을 찾아가 얘기를 들어보니 전남친과 같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3년간 사귀면서 좋아하는 감정도 식었고 많이 외로워서 한 순간 실수를 저질렀다구요
오늘이 처음 만난거였고 관계도 하지않았고 그냥 같이 있었을 뿐이라고 변명을 하던데 화도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남자로써 매력이 부족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별을 고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울며 미안하다고 면목이 없다고 안아주더군요

그 순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여자친구가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약속하고 반성하면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난 3년동안 수많은 추억과 제 전부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남이 되버리는걸 부정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여자친구도 제가 나가려는걸 몇번을 붙잡고 울었는데 저와 같은 심정이겠지요
사랑이 아닌 미련과 아쉬움 죄책감 때문에...

아무튼 그렇게 한시간 정도 서로 울고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많이 울기도 화를 내기도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오래동안 만난 사람이 처음이라 너무 아팠습니다
지금도 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미련이겠죠...?
정말 끝내야하는게 맞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