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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에 온 후원물품들

삼성SDS · 그*****
작성일2019.09.22. 조회수1,748 댓글16

여러번 반복해서 쓰는 글이라 부끄럽기도 하지만, 나는 고아원 산하의 미혼모 시설에 온 어머니의 자녀로 태어나 평생을 고아로 살았다.

우리 고아원은 한국에서 내로라할 크기의 시설로, 나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많은 형제자매들과, 그리고 이모들과, 엄마수녀님들을 만났다. 수녀님들은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쳤다. 사랑과 체념과 분노와 고통, 그 모든 것들이었다.

우리 고아원은 꽤 유명해서 여기저기서 후원이 들어왔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커서는 그것이 그런것임을 알았다. 나는 그린피스의 북극곰이었고 월드비전의 난민이었다.

내가 초등학생 때 가장 인상깊었던 후원자 2명을 소개하겠다. 그 중 한명은 나의 고아원 졸업생이었고 나머지 한명은 대통령 영부인이었다.

나의 고아원 선배는 어느날 갑자기 고아원에 찾아왔다. 매우 허름한 차림으로 내게, 그리고 원생들에게 기다란 풍선 인형을 만들어주었다. 삐에로와 강아지, 고양이 인형 등 뭐든 만들어주겠다던 그 선배는 듬성듬성 수염이 난 턱을 우리에게 내밀고 초라한 옷을 입고 있었다.

어느날의 대통령 영부인께서 고아원을 방문하신다하였다. 우리는 삐까번쩍하게 청소를 하였고 밤중에 방범 라이트 불빛이 동그랗게 맻히는 걸 보면서 설레였다. 그날, 영부인이 방문한 날, 강당에 모두 모여 기뻐한날, 우리가 받은 선물은 침수되어 냄새나는 레고 장난감이었다. 영부인께서 직접 손으로 내린 장난감은 그렇지 않았지만..

내 손에는 회색의 젖은 레고 장난감박스가 있었다. 수녀님은 포장만 뜯으면 정상일거라하였고 과연 그러하였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건데, 없는 살림에 풍선인형을 불어준 고아원 선배와.. 냄새나는 침수장난감을 준 대통령 영부인을 감히 비교할 수 있을까.

그러나 누구도 원망할수는 없다.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것보다, 썩어갈지라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요즘들어 그린피스에서는 북극곰을 자주보여준다.

그 눈을 보며 많이 웃는다. 그보다는 하찮은 크릴새우가, 남극 펭귄이 더 아플것이다.. 고아들은 북극곰보다는 크릴새우에 가깝다. 표도 되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들을 생각해준 어른들에게 감사한다.

#고아원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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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공무원 · j********

저번에도 고아원 얘기 쓴 글 봤었는데~ 시간 날 때 종종 써줘. 그리고 모이면 책이나 그런 거 내봐도 좋을 거 같아

스마일게이트 · 파********

+ 그린피스 웃긴게 미세먼지로 한국 오염되는건 괜찮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p*****

꽃길만 걷게 될거야🌸🌺

레오버넷 · 간*******

잘 자랐네. 고생했어 앞으로는 꽃길만 걷길

스타벅스 · •******

종종 글 읽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공무원 · !*********

매일매일이 꽃길일꺼예요쓰니🌸

삼성전자 · i*********

글이 너무 좋습니다. 많은 생각하고 갑니다

LG생활건강 · 소***

사랑해 힘내! 넌 존재가 축복이야

한국마사회 · a**********

멋지다 너무.. 안아주고 싶네.. 여태까지 고생 많았지?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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