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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과 머릿니

삼성SDS · 그****
작성일2019.04.29. 조회수1,134 댓글7

보육원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마는, 요즘은 아동복지시설이라던가, 고아원이라는 말보다 보육원이라고 하더라고.

나는, 가끔은 궁금해. 보육원에 봉사활동하는 좋으신 분들이 불쌍한 아이들의 더러운 면까지 보듬어줄 수 있을까하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여기서 중학생이 될때까지 뗄 수 없었던건 머릿니였어.

머릿니는 피를 빨고, 좀 보지 않으면 머리카락에 하얗게 알을 놓았어. 그걸 서캐라고 부르지.

수녀님들은 기겁하고 머릿니를 잡으려고 애를 썼는데, 참빗을 써서 빗어도, 샴푸를 써도 줄어들지 않았어.

그저 할 수 있었던건 보육원생들끼리 손으로, 손톱으로 서캐를 잡아주던거였던거야.

나는 아주 선한 봉사자들을 기억해.

그 분들은 초등학생인 우리와 같이 소풍을 갔고, 다정하게 보살펴주었어.

그리고 봉사후기로 아이들은 착하고 이뻤지만 더럽고 머릿니가 있더라는 글을 썼더라고.

왜 그걸 알았냐면, 그것을 읽은 수녀님이 나를 화를 내며 서캐가 남아있는 애는 들어오지 말라며 쫓아냈기 때문이야.

난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벌벌 떨면서 쫓겨난 다른 애들의 서캐를 잡아주었고.

마지막에 다른 아이들이 아무도 곁에 없을 때,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내 서캐를 잡아줄 이 아무도 없이 여기 있어야하는건지 마구 울었지.

그 착한 봉사자들은, 나의 더러움을 알고 다시는 오지 않는걸까.

다 커서 나는 그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 때까지, 그 더러움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 때까지, 나 자신을 원망하고 세상이 무서웠어.

이제는 이해해. 제 3자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랑의 한계는 본인이 더럽혀지지 않는 그 선인걸. 그래서 세상이 아름답고, 또 애닯게 차가운 곳인가봐.

#고아원

댓글 7

굿네이버스 · D*****

아동학대네... 옛날에는 진짜 보육원 관리가... ㅠㅠ

한국서부발전 · f*********

음 보육원에서 근무했었던 분이 얘기해주시길

요즘은 정부지원과 후원이 잘나와서 생필품 샴푸 린스 세제 등 충분하며 쳥결하다고 하내요 그냥 일반 가정하고 똑같아요

에미레이트항공 · l*******

그걸 넘어서는 사랑을 타인에게 주는 사람이 성인 "Saint" 같아... 쓰니는 .. 왠지 그런 사람이 될수 있을것 같아. 또 그런 사람을 만나길!!

아시아나항공 · 박**

애썼어 고생했다
요새도 보육원이 풍족한덴 풍족하고 지원 못받는 곳은 또 나름 열악하도라
골고루 좀 지원이 되면 좋을텐데 ㅠ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 보*********


본문을 보면서 뜨끔했네요

참여자 각 개인별 편차가 있을것이고 그러한 편차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정해진 룰을 사전에 주지시키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한마디로 끝까지 책임(?) 적절한 단어가 아니라면 인간관계(?)를 지속할 자신이 없다면 적정선을 지켜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고민하고 결심을 했다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라

세상은 아름다우며 동시에 슬프게도 차가운 곳은 맞는것 같습니다
더불어 더 좋은면도 더 추악한 면도 많다고 보는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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