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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이 울어서 해결된다면 참 좋겠지.

삼성SDS · 그********
작성일2022.09.12. 조회수439 댓글4

나는 어려서 순진할 때에 여러 세계 명작을 읽으며 줄곧 상상했었다.

내가 더 슬프고 고통스럽게 울면 세상의 어떤 착한사람이 알아봐 줄거라고.

그래서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 나는 언젠가 힘차게 울었고
혼이 나서 울음을 그치곤했다.

그게 반복되니 나는 세상을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누가 우는 소리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누군가 우는 소리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올라왔다.

그 때에 우는 내게 아무도 부드럽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감히? 공개적으로 운다는 것은 드럽고 추접스런 것이었고 이불 속에서 숨어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자라고 울지 않게 된 그 뒤로는 그나마 숨어 울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도 누구는 아직도 햇빛 아래서 방긋 웃다가 해가 저물면 소매에 뺨을 묻고는 소맷자락을 적실 수 있겠지. 그래도 시대는 바뀌었고 태어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이도 카메라 앞에서는 가지지 못한 것이 무기가 되는 시대가 온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슬픈 것 울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다는 바뀌지 않았다. 누구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과정에서 눈물을 그쳐야하고 대중이 사랑할 수 있는 우는 이는 죽은 이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 어떤 억울한 일도 하물며 부조리함을 설명하고 주장해야하고 또 하물며 울음을 그치고 토로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받고 싶어했던 사람에게 심한 말을 들을 수도 있고 일말의 가능성마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그저 울면서 지내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울음을 그치고 내 고통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게 행복한 것인가 고민하곤 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저 울어서 해결된다면 참 좋겠다. 눈물에 젖은 눈두덩을 손등으로 훔치며 슬픔에 겨워 꺽꺽대며 우는 것마저 사치가 될 때 나는 자주 이렇게 생각한다.
고아원에서 일찍 이걸 배워 다행이다.

#고아원

댓글 4

아시아나항공 · 바*****

추석 잘 보냈어? 글 오랜만에 반가워

새회사 · ㅑ**

항상 응원하고 있어 형

현대두산인프라코어 · 보*********

최근 글을 땡겨서 읽어봤습니다

이번 본문은 두번을 읽었어요
좋아요와 댓글이 적은 이유일까요? ㅎㅎ

흉도 이제 직장인으로 짬이 좀 흐른거네요

시설(이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네요) 만큼은 아니지만 조직생활도 비정하죠
아니 사회생활 전반이 그럴지도

우는것과 맞서 싸우는것이 꼭 다른 싸움은 아닌것 같습니다
필요하면 울면서 싸우는거죠

요는 타당한 싸움인지 여부 아닐까요
그 끝이 울음만 남을지라도

아니다

흉은 언제나 이기는 승리자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충분히 그리될 좋은분 같습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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