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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가 사라졌다

서울9호선운영 · l*********
작성일2018.10.24. 조회수650 댓글9

#이야기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에 갔었다.
2박3일로 일정을 잡고 팬션을 예약한 후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스키장을 향했고 대낮부터 스키를 타기시작해서 해가 질 무렵쯤에 팬션으로 돌아갔다.
저녁을 먹고 맥주를 한잔씩 마시자 온 몸이 녹아 노곤노곤해졌다.
술을 먹다보니 시간은 자정이 넘어가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우리는 다들 뻗어 잠이들었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갔다.

둘째날, 다시 해가 질 무렵 우리는 어제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팬션으로 돌아갔다.
다들 팬션으로 빨리 들어가고싶어 안달이 난 모습이었다.
팬션까지의 짧은 거리가 천리길이라도 되는것 처럼 멀게 느껴졌다.
우리가 이렇게 안달이 난 이유는 소고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항상 여행을 갈때 우리가 주로 사가던 고기는 삼겹살,앞다리살,수입산 소고기같은 싼고기들이었지만
이번엔 우리는 최고급 한우를 샀다.
여행 전 함께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들린 육류코너에 전시되어있는 한우를보고 우리는 넋이 나갔다.
평소샅음 엄두도 못 낼 가격에 그냥 지나쳤겠지만 그 날따라 걸음이 떨어지지가않았다.
새빨간 고기에 눈처럼 박혀있는 마블링에 우리는 영혼을 빼앗겼다.
결국 우리는 그 소고기를 샀고 회비는 늘었지만 그 야들 야들한 고기를 보자 아깝단 마음은 눈 녹 듯 사라졌다.

팬션에 도착한 우리는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시팅을 마치고 불을 올린 후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소고기를 양접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고기를 가지러간 친구가 사색이 된 얼굴로 나왔다.

야......없어!!! 없다고!!!!

뭐가???

고기가......고기가 없어!!!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 우리는 당황했다.
곧 냉정을 되찾고 침착하게 다시 물었다.

이시키 ㅋㅋㅋ 이거 농담이 늘었어 ㅋㅋㅋ
그래도 이런 경건한 자리에선 그런 농담하는거아냐 ㅋㅋㅋ

그래 재미없으니까 빨리 가져와

농담이라 믿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의 흔들리는 동공은 이 믿고싶지 않은 상황이 현실이라는걸 알게해줬다.

야!!!소고기에 발이 달렸냐??! 그게 왜 없어져!!!

아니..살아 생전에 발이 달리긴했자..

그 입 안 ㄷㅊ??

상황 파악 못하고 농담을 던진 친구의 머리통을 아스 파라거스로 후려갈기려다 참았다...
비싼 소고기 먹는다고 생전 먹지도 않던 아스파라거스와 이름모를 허브까지 사가지고 온 우리였다.

이번여행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스키여행이 아닌 소고기여행이라 불러도 전혀 과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이번 여행의 사활을 그 소고기이 걸고 있었다.

두 눈으로 현장을 확인하기 전까진 믿을수가 없었다.
우리는 냉장고로향했고 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거칠게 뜯겨진 비닐봉지가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소고기는 온데간데 없고 남은거라곤 껍데기와 바닥에 깔린 식품지에 남은 혈흔뿐...

다들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고 우리는 모여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있는건지 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누가 훔쳐간게 아닐까??

지갑이랑 다른건 멀쩡히 있는데 어떤 ㅁㅊㄴ이 소고기를 훔쳐가??!

아냐...그녀석은...그 소고기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

ㅂㅅ같지만 듣고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고기가 사라진것 외에는 외부인의 침입한 흔적은 없었고 팬션주변에도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우리는 멍하니 불판앞에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고개를들어 서로를 바라봤을따 우리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건 내부자의 소행이야!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친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구냐...솔직히 말해

그래 솔직해지저 우리...누구야??

하지먼 다들 서로 자기는 아니라고 잡아뗏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그게 현명한 일이었다.
만약 지금 범행사실을 자백한다면 소고기대신 불판위로 올라갈 확률이 8할정도 될듯한 분위기였다.

그깟 소고기때문에 우리 우정에 금이 가겠냐??

그깟 소고기?? 그깟 소고기??! 지금 그 마블링을 보고도 그런말이 나와??
아니면 이미 니 뱃속에 있어서 그런건가??

우린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소고기 400g보다 못한 우정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서로 말이 오가고 우리들의 대화는 점점 격해졌다.

너 이새뀌 올 때 부터 눈을 못떼더나 너아냐??
평소엔 짐도 안들던 놈이 아이스박스도 직접들고가지를 않나..

ㅈㄹ마시구요 너야말로 자꾸 어제부터 냉장고에 기웃거리더니 고새 날로 쳐묵한거 아니냐?? 이 금수 새뀌야

야...야... 일단 진정들하고 우리 이성인답게 대화로 해결하자 대화로 고기집게는 일단 내려놓고 이새뀌야

뭐야?? 너아냐?? 고기 제일 좋아하는 놈이 왜이리 침착해??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충분히 난장판이었다
다들 서로를 의심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그러다 번뜩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 난 친구를 지목했다.

너!!너 아까 낮에 너무 힘들다고 잠깐 쉬고 온다고했자나!!

모두의 시선이 그 친구에게 모아졌다.
엉켜있던 실타래가 드디어 풀리는 기분이었다.

맞네!

그르네!! 이새뀌거 범인이었네!!

졸지에 범인으로 몰린 친구는 당황하며 둘러대기 시작했다.

아니야!! 아니야!! 잠깐 누워있기만했어 진짜야!!!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구라치지마 이시끼야 집에들어온 사람 너너너 너말고 또 누구있어???

아 진짜 아니라고 증거 있어??

증거??있지 우리는 고기를 못먹었고 배가없어
너너 그 배 왜 이렇게 나왔어?? 쫄리면 뒈지시던지

.....미친새뀌야 살이 찐걸 어쩌라고!!!

살이 왜 쪄??! 소고기를 쳐묵해서 살이 찐거아냐!!

말도 안되는 추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친구가 코난으로 보였다.

아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증거를 대라니까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친구를보며 사색에 잠겨있던 친구가 말했다.

.......가르자.....갈라보자....

뭘..??

배.

단호한 말에 친구는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미친새뀌야 그럼 죽자나

괜찮아 저 바다건너 야들은 심심하면 가르고 그러더만

찬구는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친구가 범인임을 확신했다.

좋네....갈라보면 알겠네.

그러게 이시키 이거 현명하네 아주그냥 솔로먼이여 니가 솔로몬

아 진짜 아니라고!! 방에서 여자친구랑 통화했다고 통화 목록보면 알거 아냐!!!
알리바이가 있다고!!

하지만 그말은 우리의 화만 더 돋구고 말았다..

여자친구....? 여즈아 친구???! 배를 갈라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

알리버이 좋아하니 알리바바사끼야 혼자 먹으니 좋더냐??

알리바바와 400g의 도적으로 내몰린 친구는 이미 얼굴이 흙빛이었다.

차마 배를 가르지는 못했지만 친구는 여행 내내 온갖 핍박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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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여행을 다녀온후 며칠이 지나고 팬션에서 찍은 사진을 보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첫 날 밤의 기억이 단편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다들 불랙아웃으로 잠이 들었고 나 또한 만취상태였다.
친구들은 거살에 널부러져 잠이들었고 잠깐 바람이나 쐴까하는 생각으로 팬션 주변을 돌아봤던 기억이났다.

그 후 그리고 갑자기 출출해졌던 기억도......

댓글 9

삼성SDS · 회********

왜자꾸 같은글을. 반복해서올리는거야?

서울9호선운영 · l********* 작성자

잘못해서 다시올리는거야
재연재라 생각해줘

대한항공 · 뿌****

못읽겠어. 🐷🐮 먹고싶당

현대모비스 · m*****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

삼성전기 · 스***

ㅋㅋㅋㅋ재밌어요 다음화 연재좀

플라스틱옴니엄 · 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다ㅋㅋ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느*******

그래서 소고기는 미궁속으로?

LG CNS · 겸*

아 ㅋ 이게뭐라고 읽는데 긴박하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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