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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 수녀님 우리 수녀님

삼성SDS · 그*****
작성일2019.05.10. 조회수1,061 댓글6

우리 시설, 다른 말로 고아원에서는 옛적부터 수녀님이 사감같은 역할을 했다.

수녀님들과의 친분관계는 머리가 무른 어릴시절에 고점을 찍다가 질풍노도일 때 눈물을 쏟다가 다시 고교시절에는 같이 추억을 쌓는 그런 관계였다

우리는 매년 담당하는 수녀님이 달라졌는데 그는 수녀님들을 배려해서든, 우리가 철이 없어어든, 어차피 헤어질 정이라 우리가 정들지 말라는 차가운 사랑 때문이었으리라.

아가다 수녀님은 내게 고교시절 가장 기억이 남는 수녀님이었다.

그분은 차가운데 가끔 토라지고, 그런 와중에 기도하는 모습이 위태로웠고 결코 우리한테 정을 내주지 않는 분이셨다.

당신께서는 어떤 맘이셨든, 나는 그 분이 끓여주신 흰죽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나는 밤새 책을 읽고 공부를 가끔 했었는데, 피로할 때마다 입이 헐었다.

아프면 보살핌을 받기보다 왜 몸을 챙기지 않았냐고 타박을 받아서 그걸 말하지 않았는데, 김치를 남겼다가 입술에 빵꾸가 난것을 들키고야 말았다.

분명히 반찬을 남긴 것에 대한 타박이 떨어질 것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아무말이 없다가 가만히 기도하러 갔는지, 대침묵 시간 후 사라져버렸다.

다음날 아침에, 다른 애들은 취업실습나가고 나만 아침을 먹으러갔는데 1층 주방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그 분 나름 몰래 쌀밥이든 쌀이든 빼돌려 흰죽을 만들어주신걸 보고 눈이 커졌다.

솔직히 별로 맛있거나 효과있었던건 아닌데, 칼날같은 규칙 속에서 만난 무른 생크림 같았다.

그 분이 정말 그리운데, 다른 분들로 입은 트라우마때문에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다. 수녀님 죄송해요. 그땐 말 못했지만, 난생처음 먹어봐서 죽이 너무 뜨거워서.. 잘 못뜬거에요...

#고아원

댓글 6

새회사 · 길*****

쓰니야 그래도 수녀님 꼭 찾아뵙기를 바래
언제나 응원할게 화이팅!

판토스 · W*****

수녀님은 언제가도 반기실겁니다 , 엄마수녀님,기도하고 자야지

한국전력공사 · 1*******

빨리 찾아바 그때의 마음이 다시찾아올거야 얼마나 고마운지

새회사 · 정******

마지막에 너무 귀여워버리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 보*********

감정을 배제해야 하는데 참 어렵네요 ㅎㅎ

시설 봉사 나갈때 주관팀에서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주지하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절대 개인 연락처 주고 받으면 안됩니다
모든 연락은 공식 채널을 통해서 진행 하셔야 합니다
워딩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취지였습니다

몇번 참여하면서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고 지난번에 말씀하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어색함도 본문의 아가다 수녀님도 근저에 깔려있는 모습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다음 이야기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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