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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나 만난 특이한 사람들과 당황스러웠던 순간

작성일2018.10.28. 조회수790 댓글3

#이야기

나는 가끔 취미로 자전거를 탄다.

아라뱃길도 가까운 편이고 집 근처에 큰 공원도 있기 때문에 환경도 괜찮은 편이고 

내가 가진 취미 중 몇 안되는 건설적인 취미이기 때문에 틈틈이 시간나는 대로 자전거를 탄다. 

우리집엔 자전거가 두 대 있다.
아버지가 타시던 MTB와 동생이 타던 스트라이다. 

아버지는 최근에 자전거를 잘 안타시고 동생도 일하고 애키우느라 자전거 탈 시간이 없어 어느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둘 다 내가 타게 되었다.
멀리 나갈때는 MTB를 타고 나가고 동네 마실이나 공원에 갈 때는 스트라이다를 타고 나가는 편이다. 

몇 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국토종주 시작지점이 가까운곳이라 그런지 

로드를 타는 사람도 많고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놀러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특이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1.움직이는 전광판 

밤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을 때였다. 그 날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한참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밝은 빛이 보였다.
뭐지? 차가 들어왔나? 라고 생각될 정도로 밝은 빛이었다. 

그 밝은 빛의 정체는 자전거였다. 웬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쌍라이트에 헬멧에까지 라이트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차체에도 led전구가 붙어있었다. 압권은 자전거 뒤에 달려있는 수레였다. 

수레에는 작은 스피커와 함께 피켓이 달려있었다.
피켓에도 불이 들어왔다. 

내가 본 자전거 튜닝의 끝판왕이었다. 자전거계의 구아방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나는 자리에 멈춰서서 나를 스쳐지나간 그 아저씨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 보았다. 

2.스피드 부녀

주말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을 때였다.
주말이라 가족끼리 바람쐬러 나왔는지 아이들이 많았다. 

몸 도 풀겸 천천히 가고 있는데 뒤에서 따르릉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자전거 한 대가 바싹 붙어 있었다.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있는 부녀였다. 여자아이는 초등학생쯤 됐을까? 그 아이는 아빠와 함께 놀러나와서 

신이 났는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보기좋은 부녀의 모습에 나까지 흐뭇해졌다. 어느정도 몸이 풀린 거 같아 

속도를 냈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봤다. 아까 그 부녀였다. 

당황스러웠다. 몸에 이상이 있나? 아니면 자전거에 문제가 있나? 나는 다시 한 번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한참 더 달리고 나서 이쯤되면 멀어졌겠지하는 생각에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부녀는 내 바로 뒤에 있었다. 

딸래미를 훈훈하게 바라보던 아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악귀같은 얼굴로 페달을 밟고 있었고, 

그 뒤에 앉아있는 딸아이는 후! 후! 하며 복식호흡을 하고 있었다. 

결국 난 그 부녀에게 제껴졌다. 여자아이는 뒤를 돌아보며넛 가소롭다는듯이 웃었다. 

 3.디파일러 아저씨 

가끔 자전거를 타다보면 엄청 긴 자전거 행렬을 볼 수가 있다. 

가볍게 돌고 올 생각으로 나갔다 그 행렬의 중간에 낀 적이 있었다. 어쩌다보니 나는 그 무리와 함께 달리고 있었다. 

내 뒤를 따라오던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구 학생 덩치가 좋네. 어디서 왔어?"

"저요? 아 저는 집이 이 근처라 그냥 운동삼아 나왔어요."

"그래? 허허. 학생이 앞에 있으니까 아주 편하네 편해. 바람이 안와. 허허."

아저씨는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아저씨의 말을 받아주다보니 어느새 처음 가기로 마음먹었던 곳을 지나쳤다. 

"저.. 이제 가봐야 될 거 같은데."

"응? 왜? 이것도 인연인데 좀 더 가. 원래 자전거는 같이 타야 재밌는거야."

혼을 뺴놓는 아저씨의 언변에 홀린 나는 결국 서울까지 갔다. 나는 지쳐버렸다. 

내 뒤에서 기력을 회복한 아저씨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대로가 나오자 나를 버리고 앞으로 치고나가기 시작했다. 

4.트린다미어 

아라뱃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자전거 한 대가 날 제치고 앞서나갔다. 쌩하고 지나간 그 자전거는 금방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조금 더 가다보니 날 제치고 간 그 자전거가 보였다. 갑자기 속도가 느려져서 난 그 자전거를 

제치고 앞으로 나갔다. 지나가면서 보니 내 또래쯤 되보이는 남자였다. 힘이든지 고개를 푹 숙이고 힘겹게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 남자를 제치고 한참 가고 있는데 또 자전거 한 대가 나를 제끼고 지나갔다. 아까 그 남자였다. 

그러더니 또 얼마안가 느릿느릿하게 가고 있는 그 남자가 보였다. 그렇게 몇 번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고 있는데 좀 이상했다. 

그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뭐라고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그 남자가 또 죽을것같은 표정으로 페달을 밟으면서 

날 제끼고 지나갈 때 나는 남자가 중얼거리고 있는 말이 뭐였는지 알게되었다. 그 남자는 죽을것 같은 표정으로 페달을 

밞으면서 입으로는 쉴새없이 육두문자를 내뱉고 있었다. 그 남자는 분노를 원동력으로 페달질을 하고 있었다. 

무서워서 그 다음부터는 그냥 뒤만 따라갔다. 

자전거 길 말고 동네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갈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주로 스트라이다를 타고 간다. 

그러다보면 가끔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경우가 있다. 스트라이다 자체가 동네에서 타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다 자전거 모양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덩치가 있는 편이라 가끔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동물원 서커스곰이 자전거를 타는걸 보는 것처럼 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저 타이어는 

도대체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길래 지금 저렇게 고통받고 있을까하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당혹스러울 때는 아이들을 만날때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 잠깐 쉬고 있으면 아이들이 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아이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에게 묻는다. 

"우와. 자전거 되게 특이하다. 아저씨 이거 뭐에요?"

"아저씨 아니야.. 형이야.. "

"아저씨 이거 만져봐도 되요? 타봐도 되요?"

"아저씨 아니야.. 타다 다쳐도 책임 못진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비싸요?"

"몰라. 내가 산 거 아니야. 그리고 아저씨 아니야."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점점 증식하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던 꼬맹이들이 다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당황해서 자리를 뜨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당황스러워진다. 아이들이 죄다 나를 쫓아오기 때문이다. 

"아저씨! 어디가요? 아저씨!"

"야! 왜 따라와? 오지마!"

"아저씨 같이 가요!"

그렇게 졸지에 나는 아이들의 리더가 되고는 한다. 도망가려해도 아이들은 끝까지 쫓아온다. 그것도 무리를 지어서. 

"야! 고만따라와! 하지마! 학익진 하지마!"

가끔 v자로 뒤를 쫓아오기도 한다. 

하지마.. 무리이동 하지마.. 그럴때면 철새들의 우두머리가 된 것같은 기분이 든다.

댓글 3

현대제철 · 흰**

형 스트라이다 탈때 조심해야해 그거 타타가 절단한사람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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