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게임

트럭 사건에 대한 생각을 남겨 봅니다.

작성일2021.01.17. 조회수10K 댓글11

이 게시물을 보는 분들은 한그오 트럭사건을 다들 아시리라 봅니다. 아마 넷마블사는 모 본부장의 조치를 기다리고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며 사건이 잠잠해지길 바라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그것이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저희 직장 내에서 휴식시간에 직원들이 페그오 트럭 사건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을 보았습니다. 직장인들도 상당수가 휴식시간을 활용하여 심심풀이로 게임을 즐겨하는 것은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당연히 그들은 넷마블사의 게임들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고 저도 해본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비웃고 있는 직원들은 페그오라는 게임은 무엇인지는 모르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해본 적도 없는 직원들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중에는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런 직원마저도 한그오 트럭사건에 대해 알고 있고 같이 키득거리며 비웃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이유가 궁금해져 물어보았습니다. 한 직원이 답하길 바로 넷마블의 그 어리석은 대응과 사과문들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것이 이렇게 소문들이 번진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에서는 넷마블과 같은 저런 어리석은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넷마블의 대응 무엇이 어떤 부분들이 잘못되었는지를 직원들이 각자 생각과 의견을 주고받고 나누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지금 이곳 블라인드에서도 많은 업종의 전국 각지의 다양한 기업들의 수많은 직장인분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마 자신들이 하지도 않던 게임인 페그오 이벤트 중단이 아닐 것입니다. 그분들이 전부 그 게임 이용자일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다수가 그 이벤트로 인하여 피해본 것도 없고 그 혜택을 받는 것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알지도 못하고 관심없는 분은 더 많을 것이구요.

그런데 게시물들을 쭉 보니 직장인들이 한마음으로 떠들고 있는 것은 중단된 이벤트가 아니라 이번 사건에서 벌어진 잘못된 사과문과 잘못된 인식과 잘못된 대응이었습니다. 타업종 기업인들은 다 느낄 정도로 경악스러운 잘못된 대응, 즉 넷마블사 전체를 비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해당 게임에 국한하여 이벤트 중단에 대한 대응만 하고 있는 것은 넷마블사가 멀리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남습니다.

여러분은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라는 가치를 알고 계십니까? 명품, 메이커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습니까? 대기업들은 어째서 지역사회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거액의 돈을 내놓는지 아십니까? 당연히 아실겁니다. 기업 이미지에 대한 가치는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기업들은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홍보를 하며 노력합니다.

그런데 저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에서 넷마블을 보면 자기 기업 이미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게임에 대해서만 홍보를 하고 있고 기업에 대해서는 홍보를 할 마음이 없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기사들 몇개가 내려간걸 보면 악명이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만.

그런 악명있는 기업에 대체 어떤 능력있는 인재들이 찾아가고 싶겠습니까? 그런 기업을 누가 믿고 이용하겠습니까? 기회만 된다면 등을 돌릴 것입니다. 언제고 경쟁상대 기업이 생긴다면 대체제가 생긴다면 한번에 등을 돌릴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넷마블 게임 브랜드의 가치를 완전하게 더럽힌 사건입니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심각한 손실로 보입니다. 당장은 와닿지 않는 잠재적인 손실입니다. 이것은 말단 직원들이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가 신경써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직원들은 조용히 넘어가길 바래서 원치 않아 축소보고를 하더라도 오너가 부하직원들의 그 보고만을 믿지 말고 나서야 하는 일인거고 페그오 게임 하나의 사건으로 놔두면 넷마블 전체가, 다른 게임 전체가, 앞으로의 사업 전체가 스스로 보이지 않는 잠재적 손실을 더 입게 되는 그런 사건인 것이 아닌가 싶은 것입니다. 한번 이랬으니 다음에도 또 다음에도 다른 게임 서비스에서 계속 나타날 것입니다.

1~3차 사과문에서 자신들은 기존 유저들이 지급받는다고 명시한 적이 없는 것처럼, 마치 유저들이 잘못한 것처럼, 유저들이 오해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는 사과문을 보면 실소만 나옵니다. 살다살다 자신들의 잘못을 고객의 잘못으로 돌리는 서비스는 처음보았습니다. 지난 공지를 확인해보니 기존 유저들에게 지급한다는 점을 내세워 홍보하셨더군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유저들의 오해였겠습니까? 들통날 거짓 아니겠습니까?

4차 사과문에서야 비로소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인정을 하나, 그것도 코드를 실수했다라는 변명을 써놓았습니다. 코드를 실수로 적용한 것이라면 그동안 기존 유저들에게 했던 지급한다는 홍보와 공지와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5차 사과문에 와서야 비로소 사과문다운 사과문을 내놓았는데, 그래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 중 하나를 보면,

「공식카페 내 버그 게시판을 건의 게시판으로 확장하여, 해당 게시판을 통해 정기적으로 의견을 취합하고, 마스터분들의 소중한 의견에 대해 매월 피드백을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넷마블이 5차 사과문 본부장이 내건 답변중 일부입니다. 5차 사과문에 와서야 비로소 고객들이 폭발한 이유 중 중요한 것이 소통문제라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게 큰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소통이 된다고 느껴지냐는 것입니다.

그 건의게시판을 방문하여 보니 고객들이 온갖 건의글을 남긴게 보이더군요. 그러나 넷마블사 직원의 답변은 없었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글에 답변이 오지 않기 때문에 공허한 게시물로 남을 것이고 게시판에 건의글을 남긴 사람들의 불만만 더 커질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그 수많은 게시물들에 대해 다 답변을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답변을 달기 시작하면 더 수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쌓인 불만들을 답변받기 위해 토해내려 몰려들어 작성할 것입니다. 그동안 소통을 하지 않았던 업보로 보입니다. 결국 게시판만 만든 저 조치는 고객들에게는 답변을 받지 못해 소통이 안되는 느낌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것 같습니다.

넷마블은 모든 것을 공지로만 소통을 했습니다. 공지 한장으로 돌아오는 답변에 과연 고객들은 자신이 소통이 되었다고 느끼겠습니까? 그 공지를 보는 고객의 입장을 추측해볼때 고객이 게임사에게 말한 온갖 내용들은 생략되거나 빠져서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들의 민원들과 고객들을 응대하다보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소통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게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고객센터에서 재치있는 답변들을 함으로써 이용자들은 소통이 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것으로 많은 불만들이 해소되어 버리고 기업에 대해 우호적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응대는 많은 이용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들입니다. 불만이 있던 손님을 자신의 기업편으로 만드는 것 그게 서비스입니다. 손님들은 꾸준히 자신의 불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기업을 상대로 시험을 합니다. 그리고 시험을 훌륭히 통과하면 우호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넷마블의 공지들을 보면 게임 서비스 제공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서비스 정신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미성년자 아이들로 취급하는 듯합니다.

미성년자 아이들만 게임을 즐기던 시대는 옛날입니다. 이미 그런 시대로부터 세월이 흘러 그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고 개발자들이 되었습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할 게임사가 어째서 구시대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질까요? 넷마블은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게임 서비스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할 셈일까요?

꼬마들이 비싼 금액을 결제하진 못할 것입니다. 중년들을 대상으로 생각한다고 했을때도 1차 사과문과 같은 그런 태도와 그런 사과문을 쓸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넷마블에게 조언드린다면 고객들을 가소롭게 생각하지 말고, 함부러 대하지 말고 모시듯 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EO부터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아마 지금도 많은 넷마블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조소를 날리며 비웃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직원들에게 서비스가 무엇인지부터 교육해야 합니다.

백화점과 호텔에서 VVIP들에게 어떻게 서비스하는지 보십시오. 게임 서비스가 바뀐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다른 게임사들보다 먼저 인지하셔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서비스 직종이라고 가르치십시오.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넷마블에게는 개돼지 취급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한두명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여론이 그러하다고 말합니다. 마치 속담처럼 게임 커뮤니티 어디를 가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특정게임에서만 나오는 표현이 아닙니다. 넷마블이 제공하는 게임 서비스 전체의 문제일 것입니다.

넷마블이 말하는 서비스 정신이란 고객들에게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그런 것일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하지만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다른 서비스업에서는 고객들이 그런 거액을 쓰면 왕대접해줍니다. 소중한 고객들을 어린 아이들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거액을 쓰는 VVIP손님들입니다.

넷마블은 고객들과의 소통창구가 전무한 것 같습니다. 고객들은 같은 고객들끼리 소통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넷마블사와 소통하고 싶은 것입니다.

어째서 다른 게임사들은 훌륭히 진행하는 유저 간담회나 유튜브 및 트위치와 같은 동영상 방송등을 통해 소통을 하지 않습니까? 왜 다른 게임사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활용하지 않았습니까?

사과를 해야할 넷마블이 고객들을 무시하고 적으로 생각하고 대응하는 모습도 황당했습니다. 그것은 사태를 더 악화시킵니다. 이번 사건에서 분명히 잘못을 한쪽은 넷마블이었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해도 모자른데 트럭들이 오고 항의하는 고객들이 넷마블사 앞에 왔을때 어째서 초대하지 않고 무시하였습니까? 그 광경을 고객들 모두가 다 지켜보고 있었단 말입니다. 만약 초대했다면 그 광경을 고객들이 보았을 거란 말입니다. 그 좋은 소통의 기회와 홍보의 기회, 그리고 역전의 기회를 어째서 그렇게 날렸습니까? 고객들의 분노를 누그러트릴 기회는 사과문 공지 따위가 아니라 그 초대와 소통에서 나옵니다.

어떠한 직원도 넷마블의 명운을 지키기 위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회사를 지키기 위해 나오지 않았단 말입니다. 시종일관 무시로 일관하며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으며 소통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트럭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사는 누구보다도 신형과 선진식, 최신식을 도입하고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제가 일하는 곳이 게임사는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최신식을 도입하고 신형을 채택한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넷마블은 가장 최신식 방법을 써야할 게임사가 아닙니까? 이번 사건에서 넷마블이 구시대적인 방법, 공지로만 소통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옛날이면 몰라도 요즘 대체 어느 기업이 일방적인 공지만으로 소통을 합니까?

이번일을 조용히 가라앉길 기다리고 넘어간다면 이제 전례가 남았으니 다시 이런 일이 생길겁니다. 자주 생기면 더 문제가 생길거고 넷마블에게는 악재가 됩니다.

대응을 초기에 빠르게 잘했으면 많은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은 기다림에 지칩니다. 고객의 입장에선 자신이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집니다. 다른 서비스 직종들은 고객이 기다릴까봐 빨리 조치하려고 애가 탑니다. 조치는 신속히 해야 합니다.

비슷한 경우를 예상하고 즉각 신속대응할 매뉴얼을 만들고 준비해야 할 겁니다. 말단 직원과 실무자에게만 맡기지 마십시오. 본부장, 사업부장등 상급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말단 직원들은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넷마블은 모든 것이 너무 느렸던 것 같습니다. 즉각 조치를 하지 못했습니다. 시기와 때를 놓친 조치는 안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그게 더 분노를 부채질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기다린 만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걸 이해 못하고 같은 보상을 제시하면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넷마블의 사과문이 그러했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이냐면 넷마블은 어째서 이번 사건을 개혁의 기회로 여기지 않는가입니다.

보통 이런 기회는 잘 오지 않습니다.

회사의 명운을 지키려고 하지 않고 개혁할 기회로 삼지 않고 그저 조용히 넘어가면 나중에 다시 곪아터질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서 이 사태를 잘 극복하여 이미지 변신을 하고 유저들을 우호적으로 만든다면 넷마블에게 호재가 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기회로 이용하여 개혁하고 발돋움할 수 있을지는 넷마블 스스로에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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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댓글 11

경찰청 · 벨***

무료 컨설팅이 이렇게 유익하다니...

새회사 · i*******

읽다가내렸는데안읽길잘해따

스타트업 · a******

이 사태의 핵심과 유일한 해결안을 짚은 명문이네요. 무료로 읽은 게 송구할 정도의 글입니다.

스타트업 · p*****

구구절절 옳은 말이나... 돼지목에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느낌이네요.

삼성디스플레이 · B*****

다른 업계에 페그오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이렇게 쓰시는데 넷마블은 참 이해가 안 되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오랜 회사생활의 통찰력 같은 걸 느끼고 갑니다.

강원랜드 · 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삼성전자 · D*****

고객을 개죠스로봐도 장사 잘되는 아이러니. Cs대응이 개꿀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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