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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아빠의 주식이야기 6편

NCSOFT · 주*******
작성일2018.07.27. 조회수2,783 댓글31

다음 이야기 시작됩니다.
매알매일 이야기 올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제가 작가가 아니다보니 글에 매달리진 못해서요.

이번 이야기는 세기말 PC방이 무대입니다.
우선 간략한 지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IMF의 여파로 회사는 망했지만 저의 하나로통신 주식은 떡상합니다.
결국 익절하고 수익금으로 전세집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새롬기술과 닷컴버블이 꿈틀거립니다.
저는 여친의 조언으로 새롭게 입시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만...
아직 입시 시작하기엔 시간이 남아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PC방에서죠.
사건은 이 PC방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일 한 PC방 위치는 성북구 모 대학 근처였습니다.
새롭게 세팅된 피방에서 사장과 저, 2명이 2교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은 98년 IMF의 태풍이 지나갔지만 힘든 한 해였습니다.
수백, 수천개의 기업이 도산했죠.
제가 일하던 용산의 회사도 99년에 도산합니다.
뉴스에는 한달에 20만명 이상 실업자가 발생했다는 소식까지 나왔습니다.
한달에 말이죠.

그런데, 당시 세기말 분위기라 그런지 닷컴, IT 버블이라 그런지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양적으로 말이죠.
리듬게임 최전성기 시대였습니다.
동네 오락실은 모두 댄스 또는 건반 두들기는 아이들의 삼삼오오 모여 놀았습니다.
오락실이 좁은 곳은 오락실 밖에 기계를 두고 영업을 했죠.
특히 당시 고속터미널 지하1층, 신세계 백화점과 마주 보고 있는 3호선 입구의 경우 오락실 여러곳이 영업했습니다.
비트매니아, DDR, EZ2DJ, 펌프 등등
흥겨운 음악이 항상 넘쳐났죠.

온라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가정에서도 ADSL을 이용한 인터넷 보급이 한참 시작되었습니다.
이래서 저의 하나로통신이 폭등한건지도 모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TV에서 대회도 했고, 리니지의 돌풍은 대단했습니다.
사상 최초 10만 동접은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죠.
하지만 저는 리니지의 움직임이 너무 느려 답답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PC방에서 일했습니다.
구석진 동네라 항상 오는 단골 외에는 초중학교 학생들이 다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호리호리한 대학생쯤 되는 녀석이 구석자리에서 리니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컵라면을 먹으면서 밤새 하더군요.
사장과 제가 2교대 근무를 했기에 퇴근 후 출근하고 와보니 아직도 계속 리니지를 하는 것입니다.

"와. 리니지가 그리 재밌나?"
그런데, 이게 하루, 이틀 지나더니만, 사흘째 계속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간간히 2~3시간 잠 자고는 컵라면 먹고 다시 죽어라 사냥

저러다 쓰러지는거 아닐까 약간 겁이 나더군요.

이 당시 PC방 단골 손님 중에 건달이 있었습니다.
정말 건달이었습니다.
연배도 좀 있고 옷 입고 다니는 것이 새련된...
하루는 이 건달 맴버 중에 중간보스 쯤 되는 사람이 목도리를 자리에 놔두고 나갔습니다.
목도리를 보니 '아르마니'였습니다.
혹여나 문제가 될지 몰라서 카운터에 잘 보관하고 퇴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잠 자는데...
사장의 전화가 오더군요.

"손님이 목도리를 놔두고 갔다는데 어디있는지 알아? 손님 매우 화나서 큰일났어."
네. 그렇습니다. 아르마니 목도리 잃어버려서 PC방에서 사장에게 겁박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잘 보관해서 목도리를 찾아주었습니다.

이후 출근해보니 중간보스 포함 6명 되는 형님(?)들이 스타 헌터맵 3:3을 하더군요.
출근한 저를 보더니만 중간보스가 부릅니다.

"아가야. 목도리 보관 잘 해줘서 고맙다. 너 나름 정직하구나. 고향이 어디니?"

"서울입니다."
고향을 이야기하니 끄덕이고는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앞으로 우리 오면 형님이라 불러라. 그리고 곤란한 일 있으면 이야기해. 알겠지?"

속으로는 '너네 같은 형 둔 적 없다.'였지만, 나름 웃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와중에 리니지하던 대학생은 나흘을 넘겼습니다.
정확하게 108시간째 게임 중...

지금과 다르게 당시에는 PC방 관리 프로그램같은 것이 빈약해서 PC통신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했습니다.
물론 요금도 후불이었고요.
사장님은 대학생이 먹튀할까봐 무지 걱정했습니다.
대학생이 화장실이라도 갈 때면 꼭 제가 같이 따라가라는 이야기를 했죠.
물론 중간정산을 요구했습니다만...

"내일 돈 찾아서 드릴께요."라는 말을 하고는 100시간을 넘긴 것입니다.
닷새째 되던 점심 무렵, 108시간이 된 순간 화장실을 가는 것 같아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PC방 문을 나감과 동시에 계단으로 잽싸게 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도 깜짝 놀라서 뒤쫓아 갔습니다.
그런데...

1층에서 올라오는 건달 형님들과 대학생이 계산에서 충돌~
건달 중 행동대원 형님이 도망가는 대학생을 잡았습니다.

결국 대학생은 행동대장 형님을 넘어뜨린 죄로 뚝배기를 몇대 맞고 잡혔습니다.
사장님은 먹튀했기 때문에 경찰을 부른다고 했고, 대학생은 눈물 흘리며 봐달라고 사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장이 "왜 그렇게 요금도 안내고 게임을 오래 했냐?"라고 말하니 대학생의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검 하나만 먹었으면 요금 낼 수 있었는데, 5일째 좋은 템이 안나왔어요."라고요.

스타를 하던 건달 형님들이 이 이야기를 듣더니만 신기해 합니다.

"아니 정말로 아이템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아그야. 너 가지 말고 잠깐 우리랑 이야기 해보자."

결국 그 날, 중간보스 형님 포함 4인이 그 대학생에게 리니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밀린 요금은 건달형님들이 리니지 수업료로 내줬습니다.
회원 가입을 하고는 그날 제가 퇴근할 때 까지 리니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출근을 해보니, 건달 보스까지 PC방에서 리니지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졸지에 제가 일하던 PC방은 '리니지 전용 PC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며칠째 건달 형님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커버해주던 어느 날...

배 좀 나온 대머리 아저씨가 아침 일찍 PC방에 왔습니다.
그리고는 대신증권 HTS을 설치하고 주식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머리 아저씨의 등장에 제가 일하던 PC방은 짧은 기간 '리니지 전용 PC방'에서 '주식거래방'으로 탈바꿈을 합니다.

그리고 새롬기술로 인하여 PC방 사장도, 건달 형님들도, 대머리 아저씨도, 아저씨 따라온 몇몇들의 닷컴버블 사건이 발생합니다.

다음시간에...

댓글 31

이투스교육 · |*********

리니지가 참 엄청났지.. 엄청나다 진짜

유진기업 · 델****

아 연재좋내오 ㅎ근데 조금만 더 길게 뽑아써주시면 안될런지....딱 맛갈나는 시점에 항상 끊으심 ㅜㅜ

시티건설 · 에******

필력봐.. 소설책인줄

콘텔라 ·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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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 · 델****

엄청 친절하시당 ㅎㅎ

LG CNS · 봄*****

진짜 글 잘쓰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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