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육아

대낮에 꺽꺽 대면서 한참 울었음ㅋㅋ

아시아나항공 · l********
작성일2020.01.16. 조회수7,222 댓글75

내 아버지는 엄청 가부장적이고 꽉막히면서도 과묵한 성격이라
늘 집에선 아버지 눈치 봐야했고 아버지가 기침이라도 하면
방에서 공부하다가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음

주사도 있어서 간혹 기분 안좋으면 가정폭력도 했었는데
한번은 고3때 학원에 남아 공부하다 집에 늦게 들어간걸
만취한 아버지가 나한테 술냄새 난다며 다짜고짜 주먹질 하는데
진짜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병원가서 피뽑아 알콜농도 가져오려고
아빠 잘 때까지 기다린적도 있음

결국 그날 나가진 않았는데 고요해진 집안 공기에 안도하면서도
이불 속에서 얼마나 이악물고 흐느껴 울었는지..
그때 수백번 다짐한게 훗날 내 아이들 낳으면 난
결사코 자상하고 훌륭한 아버지가 되리라
되뇌이고 또 되뇌였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첫째가 초딩 저학년이 됐고
비행 때문에 간만에 집에 갔는데 주방 식탁에
아이가 서툰 글씨로 학교 활동 학습지 한게 놓여있는거임

거기에 가장 존경하는 사람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
둘 다 우리 아빠라고 써있는 거보고
주저앉아서 옷도 안갈아입고 한참을 꺽꺽 울었음
이유란에 아빠는 늘 자상하고 친구처럼 재미있다고 써있었는데
울다 웃다 다시 울다 웃다 반복..

난 별로 사랑 못받고 늘 아버지의 그늘에 주눅들었었지만
우리 아이들 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아빠라는 버팀목을
크게 느낄 수 있도록 하자고 늘 의식하고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그게 조금은 빛을 발하는구나 싶어서 진짜 행복하고 좋았음

보면 아들은 무조건 아버지 닮아간다고 하던데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는거 기억해주시길..

댓글 75

새회사 · 쿨***

멋지십니다

강릉아산병원 · 네******

글 읽고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좋은 아버지가 되셨네요
존경스럽네요
당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네요

새회사 · l*******

멋있네! 개멋있다가 이럴때 쓰는건가? 나도 형같은 아빠가 되야 될텐데

새회사 · 아***

감동..

에셋플러스 · v*****

형님 멋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을 보상받을 일만 남았네요.

우리은행 · ,*****

이글 인스타에 돌아다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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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 i*********

아 눈물이 나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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