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긴 글 죄송

여친은 4년전 쯤 회사 일하면서 알게된
다른 회사 사람이야

내가 작년에 근무지가 수원으로 바뀌면서
연락 할 일이 없는 사이가 됐는데

전 근무지에 있는 남자 동기한테 소개시켜주려고
여친한테 오랜만에 연락했다가 내가 사귀게 됐어

10월 초 부터 장거리로 연애를 시작했다가
여친이 11월 초에 갑자기 서울 쪽 특허사무소로 이직을해서 더 사이가 좋아질 줄 알았는데

뭔가 아닌것 같아진 상황이라 불편해서 글을 써

일단, 얘가 핸드폰 데이터를 꺼놓고 다녀서
카톡 답이 잘안되는 때가 많아

연락은 아침 잠깐, 점심 잠깐, 퇴근 후 살짝

나를 불안하게 하는 포인트가 3가지야

1) 여친이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어이없게 연락이 안되는 날이 가끔 있어

- 다음 날 해명도 잘 안하고 물어보면 일찍잤대

2) 곧 연락하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언질없이 엉뚱한 행동을 오랫동안하는 경우가 있어

ex - 부동산계약서 받을려고 중개소에서 40분 기다림(기다리면서 연락 없었음),
갑자기 마트가서 장보고 있었음

3) 중요한 일이나 일상 공유를 잘 안해

ex - 회사 그만둔거 말 안함, 새회사 면접 보는 거 말 안함,
겨울 이불 사러갈 때 같이 보러 가자하면 죽어도 혼자간다고 함(그리고 말 없이 혼자보고 옴)

참고로 여친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1) 순진한 행동을 하지만 남자를 만나본 티가 좀 나
2) 주변에 친구 여자가 그리 많아보이진 않아

같이 일할 때를 회상해보면
3) 좀 맹하면서 당황 잘 하고 어리벙벙한 타입이야

여친이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는
연락 문제가 답답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서울로 오고나니 답답해지는 날이 많아져서
불안해지고 불편하더라고

(서울로 오기 전에는 부모님 집에 거주했고,
서울로 오고 나서는 혼자 자취를 해)

결정적으로 내가 뭔가 모를 불안함이 터진게
이해안되는 아래 에피소드야

얼마 전에 여친이 퇴근하고 집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김밥을 싸먹는다길래 톡을 끊었다가

40분 뒤에 궁금해서 내가 전화를 걸었는데
여친이 전화를 받고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다시 전화한다면서 전화를 끊더라구

낌새가 이상해서 영상통화를 했는데
2번만에 받더니 주방이 아닌 안방 구석에서
얼굴이 반만나오는 이상한 각도로 전화를 받고
또 다급히 끊었어

그 뒤로 연락이 끊기구 20분 뒤에 연락이 됐지
그래서 전화를 왜 그리 이상하게 받냐고
화를 내니까 여자친구가 갑자기 그만 만나자더라

여친이 하는 말이 다급하게 전화를 끊은 건
김밥을 싸다 김밥이 터져서? 당황했기 때문이다라고 하더라구

김밥을 다시 쌀지 비벼먹을지 당황스러웠었고
안방에서 받은 건 물티슈를 가지러갔다가
받아서 그런거라나...

그러더니 뜬금없이
평소에 나 만나면서 자격지심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만나기 힘들다네

"오빠는 번듯한 직장 다니는 좋은 여자 만나야 한다"면서 인연을 끊을려고 하더라

아니 이틀 전에 그렇게 진하게 사랑까지 해놓고
하루 전날에는 그렇게 재밌게 영상통화까지했는데
갑자기 저런 말 하니까 황당하더라고

그리고 본인은 아직 어려서 이거저거 하고 싶은게 많기 때문에 나를 만날 때가 아닌 것 같다더라
(나 33살 여친 27살)

또, 그 뒤에 이해 안되는 멘트를 던졌어

"헤어지고 2년 뒤에 잘 되어서 당당하게 오빠를 다시 만나는 상상을 할 정도 오빠가 좋지만 지금 만나긴 힘들다. 난 오빠랑 어울리지 않는다"

저 이야기 듣고 일단 여자친구의 앞뒤 안맞는 논리를 깨부시면서 달랜 다음에
일단 만나고는 있거든

느낌이 이놈저놈 다 만나고 싶어하는 스타일이거나, 정서적으로 아직 많이 어린 거 둘 중 하나 인거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해?

전개에 앞뒤 안맞거나
이해불가한 요소 있으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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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많은 관심 고마워
역시 내가 잘못한게 아니네

사실 쟤랑은 2주 전에 끝냈어 ㅜㅜ
크리스마스 지나니까 전여친 생각이 급 나서
글 써본거야

몸선이 진짜 예뻐서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
전번도 모르고 카톡친구 목록에도 없지만
솔크보내고 나면 현타올만 하자나

크리스마스 지나서 헤어질걸이라는 생각도 할만하구

그리고 만나고 있다고 글을 쓴거는
헤어졌다는 가정으로 글 쓰면

끝난건데 미련가진다는 댓글이
먼저 뜰거 같아서 Ing로 써봤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줘서 고마워 형들